크리스토퍼 라이트의 다니엘서 강해 - 오늘날 세상에서 신앙을 지키는 법
크리스토퍼 라이트 지음, 박세혁 옮김 / 도서출판CUP(씨유피)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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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마지막 때에 살고 있는가?

하나님의 백성에게 '다니엘'만큼 많은 사랑을 받아온 인물도 드물 것입니다. 사자 굴에서 살아난 다니엘의 이야기는 골리앗을 물리친 다윗 이야기만큼이나 유명하며, 자녀를 '다니엘'이라는 이름 한 부모님이 많으며, '다니엘 기도회'를 작정해보지 않은 교회가 드물 것입니다. 그만큼 시대를 초월하여 신앙인들에게 모범이 되는 인물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런데 지금이야말로 우리가 <다니엘>을 제대로 알아야 할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지진과 기근과 메뚜기 떼, 그리고 전염병으로 온 세상이 혼란스럽습니다. 여기에 종교통합과 배교 문제까지 더해져 강도 높게 '종말'을 외치는 분들이 많습니다. 종말의 '때'에 나침반과 같은 성경책을 찾아 읽고자 한다면 <다니엘>을 빼놓을 수 없을 것입니다. 그런데 이런 관점에서 <다니엘>을 읽어온 사람들은 다니엘의 환상과 "종말의 시간표 사이의 연관성을 수학적으로 정확히 계산해내는 것에 과도하게 집착"(392)해 온 것이 사실입니다. 크리스토퍼 라이트는 <다니엘서 강해>를 내놓으며, 이렇게 다니엘서를 읽는 것은 결국 혼란으로 이어질 뿐이라고 경고합니다. 그보다는 <다니엘>의 주요 주제, 핵심 메시지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당시 포로민의 신분으로 낯선 이방 땅에 끌려와 있던 유대인들이 마주해야 했던 질문과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의 질문이 다르지 않습니다. 당시 하나님의 백성이 마주해야 했던 가장 어려운 질문은 이것이었습니다. "이제 미래를 위한 소망이 과연 존재하는가?" 전 지구적인 대재앙이 우리의 일상을 덮치고, 역사는 누가 권력을 잡는가에 따라 달라지는 것을 목격하고 있는 이 시점에 우리가 가진 질문도 이것입니다. "정말 하나님이 여전히 통제하고 계시는가?", "대재앙이 덮쳤을 때 하나님은 여전히 주권적이신가?"

하나님은 '다니엘'이라는 인물을 통해 바로 이 문제에 대한 답을 주십니다. 우리가 <다니엘서 강해>에서 반복해서 읽을 수 있는 것은, (다니엘서 전체를 이루는 주제, 즉) 지극히 높으신 하나님이 인간의 왕국들을 다스리신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다니엘과 그의 세 친구는 자신들이 어떤 이야기 안에서 살아가고 있는지를 알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그들은 신상의 이야기 안에서 살아가면서 금으로 된 머리를 섬길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이제 그들은 바위, 즉 궁극적으로 모든 지상의 왕국을 대체할 영원한 하나님 나라 이야기 안에서 살아가고 있음을 이제 알게 되었다"(103).

"하나님이 정해두신 궁극적인 종말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마지막 때들'이 존재"(311)할지도 모르는데, 하나님의 백성들에게 진짜 중요한 질문은 그 때가 언제인가가 아니라, 준비 되어 있는가 하는 물음입니다. <다니엘>서를 통한 하나님의 응답은 이것입니다. "하나님의 주권을 부인하는 것처럼 보이는 역사적 사건 속에서 이스라엘의 하나님 여호와의 주권을 믿으라는 부르심이었다"(357). 하나님이 통제하고 계신다는 사실, 그 하나가 중요합니다. 이 하나의 진리 안에 다음과 같은 약속들이 들어 있으니까요. "하나님 나라가 궁극적으로 승리할 것이다. 하나님의 백성의 원수들은 멸망당할 것이다. 하나님의 백성의 박해와 고통은 종식될 것이다. 하나님의 통치가 온 땅 위에 펼쳐질 것이다!"

크리스토퍼 라이트가 <다니엘서 강해>에서 이와 함께 또 한 가지 강조하고 주목하는 사실은, 다니엘과 그 세 친구들의 삶의 방식입니다. "그들은 그저 자신들이 훈련받은 일을 계속했다. 그들은 책상에 붙어 있었다"(103). 그들은 환상에 매달려 있지도 않고, 예언 사역을 하겠다고 분주하지도 않았으며, 천둥 같은 설교를 한 것도 아니고, 그저 하나님이 그들을 보내신 세상 안에서 계속해서 성실하고 탁월하게 살아갔음을 밝히 보여줍니다.

다니엘은 제국 안에서 그 왕을 섬기는 일에 헌신했습니다. 그는 실천적인 사람이었고, 자신이 맡은 직무를 책임감 있게 수행했습니다. 그리고 그는 기도하는 사람이었고, 동시에 하나님이 주시는 말씀을 구하며 성경을 공부하는 데에도 전념했음을 보여줍니다. "다니엘은 자신의 시대의 사회적, 정체적 세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사람이었으며, 그 영역에서 자신의 기술과 능력을 발휘했다. 동시에 다니엘은 현재의 영적 차원과 미래의 보증된 결과에 대한 강력한 예언자적 통찰을 갖춘 사람이었다"(328).

우리는 어떤 이야기 안에 살아가고 있는가?

<다니엘서 강해>를 읽으며, 마지막 때를 살아가는 하나님의 백성들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정리가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확고하게 붙들어야 할 진리는 하나님이 통치하고 계시다는 것이며, 우리가 어떤 이야기 안에 살아가고 있는가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마지막 때의 가장 큰 비극은, 하나님의 백성이라고 주장하는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하나님이 우리를 부르신 목적을 잊은 채 살아가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지금이야말고 그 어느 때보다 '다니엘의 영성', '다니엘의 기도'가 필요한 때라는 생각이 듭니다. "다니엘은 자신이 알고 있는 세상과 자신이 그 안에서 살아가고 있는 이야기를 더 잘 이해하기 위해 하나님의 통찰을 구하며 기도했다. 그의 기도 생활은 세상으로부터 도피하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하나님을 세상 안으로 모시고 들어가는 수단이었다. … 그의 창문이 예루살렘을 향해 열려 있었던 것은 그의 기도를 내보내기 위해서가 아니라, 이스라엘의 하나님이 들어오시게 하기 위해서였다"(368).

크리스토퍼 라이트의 <다니엘서 강해>는 목회자들이 설교 자료로 사용하기에 좋은 책입니다. 지금 시대에 꼭 들려져야 할 메시지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그리고 특별히 직장생활과 신앙생활 사이의 괴리로 갈등과 어려움을 겪고 있는 청년들에게 이 책을 필독서로 추천하고 싶습니다. 우리의 믿음이 실생활과 특별히 직장생활과 어떻게 통합되어야 하는지를 다니엘을 통해 배울 수 있어 좋았습니다. 혼란스러운 때일수록 붙잡아야 할 말씀이 있고, 따라야 할 모범이 있다는 사실이 얼마나 큰 은혜인지 모르겠습니다. <다니엘서>와 크리스토퍼 라이트의 <다니엘서 강해>는 "이 때"를 위해 하나님께서 특별히 준비해두신 말씀이라 확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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