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은 세계 문제에 명확한 답을 제시한다(217).
김형석 교수님은 왜 인문학이 필요한가로 이야기를 시작하시는데, "자연과학이 인간이 필요로 하는 자연을 연구의 대상으로 삼고 사회과학이 인간의 사회적 삶을 연구하는 학문이라면, 인문학은 그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인간 자체를 연구하며 인간의 삶을 이끌어가는 사상을 연구하는 학문"(18)이라고 정의하며, 왜 우리에게 인문학적 사고가 필요한지를 설명합니다. '인문학적 사고'를 하지 못하는 인간은 고정관념이나 선입관의 노예가 될 수밖에 없다는 것, 인문학적 사유의 자유에 뿌리를 둔 휴머니즘의 발전만이 인간다운 삶에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을 피력하지요.
그런데 이러한 인문학이 풀지 못한 인문학적 과제, 최후의 문제가 있습니다. "인간은 어디서 와서 무엇을 하다가 어디로 갈 것인가에 대답하는 일"입니다. 문제는 어떠한 윤리와 도덕도, 올바른 양심도, 그 누구도 이 문제에 대답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얻은 확실한 사실은 단 하나, "죽음으로서의 종말을 통해 모든 수고와 노력이 마침내 공허와 무의미로 돌아가버린다는 사실"입니다(204). <그리스도인에게 왜 인문학이 필요한가?>라는 질문에 대답을 한다면, "인간이 가진 문제에 관해 오직 복음만이 명확한 대답을 제시해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답할 수 있겠습니다. 김형석 교수님은 한계와 절망에 빠진 휴머니즘을 구출해줄 수 있는 것은 복음 제시뿐이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기독교의 과제를 이렇게 정리해줍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휴머니즘의 학문인 인문학도 인간다움을 위해 수용할 수 있고 인문학적 과제를 기독교의 진리로 흡수 완성시켜 줄 책임을 다 해야 한다"(169).
이 책은 그리스도인이 읽어도 좋고, 비그리스도인이 읽어도 좋을 책입니다. 하나님의 사랑, 하나님의 독생자이신 그리스도에 대한 신앙이 왜 윤리를 초월한 유일한 진리의 근거가 되는지 밖에서 기독교 안으로, 아래서 위를 향해 진리를 탐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인간은 어디서 와서 무엇을 하다가 어디로 갈 것인가"를 진지하게 고민하지 않는 세대에게 왜 우리가 진리를 찾아가는 것이 중요한지, 그 진리는 어디에 있는지를 일깨워주는 보물 지도와 같은 책입니다. 그리고 교회만에 세상에 줄 수 있는 것이 무엇인가를 다시 생각하게 만들어주는 책입니다.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는 말이 있는데, 사는 대로 생각하지 않고 생각하는 대로 살고 싶은 분들에게 이 책을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