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토퍼 라이트의 성령의 열매 - 그러면 우리는 어떻게 살 것인가?
크리스토퍼 J. H. 라이트 지음, 박세혁 옮김 / 도서출판CUP(씨유피)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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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울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이해하려고 할 때 결정적인 요소는 바로 그가 사용하는 은유-열매-다. 그가 사용한 이 모든 아름다운 단어들을 하나로 묶으면 그것이 바로 성령의 열매(복수가 아닌 단수)다. 열매는 자연스러운 산물이다. 살아있다면 나무는 열매를 맺을 것이다. 그것이 살아있는 나무의 본성이다! 나무가 그 안에 생명을 지니고 있을 때 우리는 나무에서 열매를 얻는다"(26).

'성령의 열매'는 시리즈로 설교하기도 좋고, 또 많은 설교자들의 단골 주제이기도 하기 때문에 신앙생활을 좀 했다고 말할 수 있는 교인들은 '성령의 열매'를 주제로 한 설교를 한 두번 이상은 꼭 들어봤을 것입니다. 교회학교 때부터 성령의 아홉 가지 열매를 암송해왔던 교인들도 많을 테고 말입니다. 그만큼 저에게도 성령의 아홉 가지 열매는 익숙한 주제입니다. 그러나 이 책이 크리스토퍼 라이트의 것이라는 이유만으로도 <성령의 열매>라는 메시지에 다시 귀를 기울여야 할 이유가 충분했고, 역시 기대했던 대로 <성령의 열매>는 뻔한 메시지가 아닌 새롭고 도전적인 메시지로 다가왔습니다. 동일 출판사의 책 <크리스토퍼 라이트의 십자가>를 읽고 수준 높은 그의 '성경적 설교'에 매료되었는데, 그는 이 책을 통해 다시 한번 성경적 설교의 기준을 높여놓고 있습니다. 크리스포터 라이트라는 이름은 이제 제게 '성경적 설교'의 정석과 같은 이름이 되었습니다.

크리스토퍼 라이트는 갈라디아서 5장에 성령의 아홉 가지 열매가 등장하기까지 앞서 초대 교회 안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배경을 설명하는 것에서부터 논의를 시작하며, 사도 바울이 말하는 성령의 아홉 가지 열매(사랑, 희락, 화평, 오래 참음, 자비, 양선, 충성, 온유, 절제)를 하나씩 풀어갑니다. 무엇보다 좋았던 건, 왜 '열매'라는 은유를 사용했는지, 그 아홉 가지 열매가 성경적으로 정확하게 무엇을 의미하는지, 왜 나의 삶의 나무 안에 성령의 열매가 나타나야 하는지, 어떻게 나타나야 하는지를 분명한 그림으로 이해하게 된 것입니다. 그러고 나니 왜 이 책의 제목이 <성령의 아홉 가지 열매>가 아니라 <성령의 열매>여야 했는지도 깨달아졌습니다(성령의 열매는 단일한 성품의 꾸러미라는 측면에서)!

복음은 믿는 자들에게 영생(생명)을 약속합니다. 그런데 내 안에 하나님의 생명력이 역사하고 있는지, 우리들의 교회가 살아 있는지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크리스토퍼 라이트는 "성령의 열매를 찾아보라"고 말합니다. 열매는 나무가 그 안에 생명을 지니고 있다는 증거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 책은 많은 성도에게 이렇게 되묻습니다. (거꾸로) "성령의 열매가 없을 때, 그것은 무엇을 증명하는가?" 많은 교회가 이것을 알면서도 성령의 열매가 없는 삶을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성령의 열매를 가꾸는 것은 그리스도가 보일 수 있게 하고 복음을 매력적으로 만드는 것에 관한 문제다"(105).

크리스토퍼 라이트는 이것이 '성품'의 문제임을 강조하면서 사도 바울이 '열매'라는 은유를 사용한 이유에 주목하게 합니다. 다시 말해, 열매는 자연스러운 산물이면서 동시에 열매처럼 길러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우리가 그렇게 살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이라'는 뜻"(106)이기도 합니다.

그리스도인들은 사랑, 희락, 화평, 오래 참음, 자비, 양선, 충성, 온유, 절제로 가득 차 있는 매력적인 삶을 살라는 요청을 받고 있습니다. 이것은 하나님의 성품이 우리의 성품 안에서 열매를 맺는 것이기 때문에, "살아 계신 하나님의 살아 있는 증거"(51)가 되라는 요청이기도 합니다. 이 책이 강조하는 바 중에 하나가 이것입니다. 성령의 열매를 맺는 삶의 최종적인 결과는 "사람들을 그리스도께로 이끈다는 것"입니다. 그리스도인들의 삶에 나타나는 성령의 열매야 말로 열방을 그리스도께로 끌어당기는 강력이라는 것입니다.

<성령의 열매>는 하나님의 성품이기도 하기 때문에 이 책은 하나님을 아는 지식에서 자라가도록 돕습니다. 동시에 예수를 주로 섬기며 따르는 모든 그리스도들을 "어떻게 살 것인가?" 하는 오래된 질문에서 해방시키는 책이기도 합니다. 이 책을 읽는다면, 이제 우리는 어떻게 살 것인가 더 이상 물을 필요가 없을 것입니다. 하나님의 다스리심이, 성령님의 일하심이 우리 안에 풍성하기를, 그리하여 하나님의 그 생명이 우리 삶의 나무 안에 풍성히 열매 맺히기를 간절히 소망하게 됩니다. 우리를 부르신 그 부르심이 얼마나 풍성하고 아름다운지를 다시 깨닫게 해주는 책입니다. 동시에 이것은 (정신 차리고 들으면) 무서운 경고이기도 합니다. <성령의 열매>에 관해 이미 알고 있다는 교만을 모두 내버리고, 모든 교회가 새로운 마음으로 이 메시지에 다시 귀 기울여볼 것을 요청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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