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보다 몇 년이 흐른 지금의 나는 다행히 답을 알고 있다.
퇴사를 하든 안 하든, 장기 여행을 하든 안 하든
'앞으로 무엇을 하며 먹고 살 것인가'라는 문제는
각자 죽을 때까지 평생 안고 가야 할 숙제라는 것을 말이다(94).
많은 이들이 지루하고 무료한 일상에서의 탈출, 인생의 전환점을 마련하기 위한 일탈을 외치며 저마다의 버킷리스트에 여행을 우겨놓고 있는 이때에, <제 마음대로 살아보겠습니다>는 장기 여행에서 돌아온 일상의 '변함없음'과, 또 "내게는 무료하고 답답했던 일상이 누군가에게는 큰 꿈이자 사치였"(142)음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한 손에는 스타벅스 커피를 들고, 다른 손에는 비싼 요금제를 탑재한 스마트폰을 들고, 내일에 대한 불안과 현실의 팍팍함을 토로하는 청춘들에게 이 책을 추천해주고 싶습니다. (비록 그 끝에 남은 건 하나도 없을지라도) 온 마음을 다해 열심히 산다는 것이 바로 이런 삶 아니겠나 싶어서 말입니다. <제 마음대로 살아보겠습니다>라고 말할 수 있으려면 적어도 자기 인생에 대한 이 정도의 책임감과 열정은 배워야 하지 않나 싶어서 말입니다.
이런 일들을 겪으며 조금이나마 나를 위로해주었던 것은
헛짓거리라 생각하며 벌여온 일들이 (금전적 보상은 아니더라도)
어떤 식으로든 꼭 돌아온다는 것이었다.
반대로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정말 놀랍도록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258).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는 책이지만,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생각의 깊이가 글의 재미를 더해서 읽는 재미도 넘치는 책입니다. 누군가와 진지한 대화를 나누면서도 벅차게 즐거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책입니다. 그녀의 좌충우돌 성장기가 독자들에게 남기는 가장 큰 교훈은 바로 이 고백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동안 결과만 보고 헛된 노력이었다고 우울해했던 모든 '짓'들은 지나고 보니 쓸데없는 시간 낭비만은 아니었던 것이다"(172). 혹시 무엇인가에 최선을 다했는데 결국 실패로 끝났다는 좌절감에 주저앉아 있는 분이 있다면 이 책의 일독을 권하고 싶습니다. 우리가 헛짓거리라고, 실패라고, 상처라고 여기는 모든 일들이 어떻게 새로운 세계를 열어가는 신비한 자양분이 될 수 있는지를 이 책이 잘 보여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책이 모든 독자에게 소리 없이 건네는 응원의 한마디를, 이 멋진 "여행 유튜버 원지"에게 다시 돌려드리고 싶습니다!
- Stay awesome. (계속 멋있어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