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년 간 번역이 금지됐던 책이라고?!
이 책은 경제경영학 분야의 고전이지만, 저는 경영자도 아니고, 기업에서 일하는 조직원도 아닙니다. 그런데 이 책을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500페이지가 넘는 이 경제경영 고전을 읽어야겠다고 생각한 건, "30년 동안 세상을 바꾼 바로 그 책"이, 30주년을 기념하여 "개정판 번역본"으로 다시 독자들을 찾아왔다는 소식을 들었기 때문입니다. "30년 동안 35개국에서 1000만 부 이상 판매되었으며, 미국 6000여 개 기업 및 MBA를 비롯해 전 세계 주요 경영대학에서 지금도 필독 도서로 삼고 있으며, 한국 기업(일본을 비롯해)이 성장 속도에 가속도가 붙을 경우, 미국 경제에 큰 위협 요인이 될 거라 우려하며 저자가 무려 17년 동안이나 판권 수출과 번역을 허락하지 않았던 책"이라고 하니, 경영학도나 경영자는 아니지만 충분히 읽어볼 가치가 있다 느꼈던 것입니다.
배운다는 것의 최대 장애물은 답을 가르쳐주는 것이 아닐까?
그것은 스스로 답을 찾아낼 기회를 영원히 박탈해버리기 때문이다.
스스로 생각해서 답을 찾아내야 진정한 배움을 얻을 수 있다고, 나는 믿는다.
'생각하는 인간'을 만들려면 명령형인 '!' 부호보다
의문형인 '?' 부호가 훨씬 더 좋다.
- 엘리 골드렛
<더 골>에서 가르쳐주고자 하는 것은 "TOC"(Theory Of Constraints: 제약이론)라는 이론인데, 쉽게 말해 공장의 질서를 찾아주는 이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경영자도 아니고 경영학도도 아닌 제가 이 책을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던 것은, 이 책이 '소설' 형식로 쓰여져 있기 때문입니다. 폐쇄 위기에 처한 공장을 살려내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알렉스 공장장'이 문제를 해결해가는 과정을 따라다니다 보면, 실제 폐쇄 직전의 위기 상황에 몰려 있던 GM의 캐딜락 사업부를 위기 상황에서 건져냈다는 "TOC"가 무엇인지 자연스럽게 터득할 수 있습니다. (생산성 향상, 원가절감, 통계적 변동, 변동의 축적, 현금 창출률, 재고, 운영비 등의 개념을 배우고 감각을 익힐 수 있는 것은 덤입니다.)
소설로 쓰여졌다는 것이 이 책의 첫 번째 강점이라면, 두 번째 강점은 '소크라테스 기법'을 그대로 도입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나는 아무도 가르친 적이 없다. 오직 그들이 생각하도록 만들었을 뿐이다"(소크라테스, 72). '요나' 교수가 위기에 처한 제자 '알렉스'에게 그때그때마다 던져주는 질문들은 문제를 해결해가는 실마리를 제공합니다. 덕분에 독자들도 마치 수수께끼와 같은 요나 교수의 질문을 풀기 위해 알렉스와 함께 생각에 생각을 거듭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