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로역정 (완역판, 반양장) 세계기독교고전 15
존 번연 지음, 유성덕 옮김, 루이스 레드 형제 그림 / CH북스(크리스천다이제스트) / 2015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여기 이곳에서 난 희귀하고 유익한 많은 일들을 보았노라.

즐거운 광경이나 무시무시한 광경이나 모두

내가 장차 겪게 될 많은 일에서 나를 안전하고 굳건하게 만들어 놓았도다.

내가 본 모든 일들을 늘 마음에 깊이 새겨

그것들을 보게 된 참된 의도를 깨닫게 하소서.

오, 선하신 해석자여, 당신께 깊은 감사를 드리나이다. - 천로역정(크리스천과 해석자 中에서), 79

이 인용문은 영원한 생명을 얻기 위해 순례의 길을 떠난 크리스천(원래 이름은 은혜없음, Graceless)이 그 순례의 길에서 '해석자'를 만나 여러 가지 신앙의 유익을 얻고 다시 순례의 길을 떠나며 남기는 기쁨의 고백입니다. 존 번연의 <천로역정>을 읽고 난 제 마음의 고백이 이와 같아서 인용해보았습니다. 이곳에서(천로역정)에서 저는 희귀하고 유익한 많은 일들을 보았고, 이곳(천로역정)에서 얻은 교훈들은 즐거운 광경이나 무시무시한 광경이나 모두 내가 지금까지 겪어왔고, 또 장차 겪게 될 많은 일에서 나를 안전하고 굳건하게 만들어 놓았음을 믿습니다. 책을 덮으며 "그것들을 보게 된 참된 의도를 깨닫게 하소서"라는 기도를 조용히 읊조려 봅니다.

<천로역정>이라고 하면, 어릴 때 참여했던 여름성경학교가 떠오릅니다. 그때는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도 모른 채 프로그램에 참여했지만, 한 단계 한 단계 순례의 길들을 통과해갔던 것만큼은 선명한 기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설교가로 유명한 찰스 스펄전 목사님이 100번이 넘게 읽은 것으로도 유명한 <천로역정>은 세계기독교 고전에서 빠질 수 없는 역작이지요. 그런데 고전이란, 누구나 알지만 읽혀지지는 않는 책이라는 누군가의 재미있는 정의처럼, 누구나 알고는 있지만, 완독한 성도들은 그리 많지 않을 것입니다.

CH북스에서 발간한 세계기독교고전 시리즈로 발간한 <천로역정>은 1부와 2부 '완역본'이라는 데에 큰 의미를 두고 싶습니다. <천로역정>이 처음 세상에 나왔을 때, '크리스천'이 가족을 두고 홀로 순례의 길을 떠나는 것을 두고 비판이 많았다고 합니다. 가족 구원을 등한시했다는 것이지요. 그런 의미에서 <천로역정>은 반드시 1부와 2부를 함께 읽어야 할 책입니다. 2부는 '크리스천'의 가족들도 순례의 길을 떠나 마침내 크리스천과 재회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기 때문입니다.

<천로역정>을 보면, 크리스천을 무겁게 짓누르던 죄의 짐이 십자가에서 풀어져 무덤의 입구 속으로 굴러 떨어지는 장면이 나옵니다. 그런데 이 장면이 순례의 길 초반에 이루어지는 사건이라는 것이 새삼 가슴에 와닿습니다. 신앙생활은 죄의 짐을 벗어버리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 후의 이야기, 곧 죄의 짐을 벗어버리고 믿음의 선한 싸움을 싸우며 성화로 나아가는 과정임을 다시 마음에 새겨봅니다. 그리고 그 순례의 길에는 '소망'이 가장 중요한 친구이고, 반드시 동행해야 할 친구라는 것도 새삼 다시 가슴에 새겨집니다.

<천로역정>은 제가 지금까지 읽었던 그 어떤 기독교 고전보다 잘 읽히고 재미있었습니다! 그리고 왜 유명한 설교가들이 이 책을 그토록 반복해서 읽는지도 알 것 같습니다. 영화도 개봉되었다고 하는데 완역본으로 먼저 읽고 영화를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다음세대에게 많이 읽히고 싶은 기독교 고전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