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은 하나님의 인격을 마음으로나 머리로나 온전히 믿는다는 뜻이다. 예수 그리스도 안에 계시된 하나님의 압도적인 사랑에 우리가 드러내는 즐거운 반응이다. "교리적 명제들에 대한 우리 지성의 동의일 뿐 아니라, 신실한 창조자이자 자비로운 구원자의 손에 우리의 전 자아를 맡기는 것이다"(월리엄 템플). 우리는 믿음을 통해 하나님을 받아들이고, 그분과의 이 신뢰 관계 덕분에 가능해지는 존재의 변화를 수용한다"(97).
<믿음을 찾아서>는 "나는 믿습니다"라는 이 단순한 고백 안에 담긴 기독교 진리가 얼마나 매력적인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모든 신앙인은 그 "믿는 바"에 동의하고, 신뢰할 뿐 아니라, 헌신해야 한다는 사실을 날카롭게 일깨웁니다. 믿는다는 것은, 우리 뜻(지성)을 다해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이며, 하나님에 대한 이해의 빛 아래서 우리 자신과 우리 세계를 본다는 뜻이며, 하나님께 닻을 내리듯 자신을 맡기고 온전히 쉬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책을 읽으며 "믿음은 곧 인격적인 헌신"이라는 말을 몇 번이나 곱씹어 보았습니다.
우리는 모일 때마다 소리내어 자신이 믿는 바(사도신경)를 고백합니다. 그런데 어느 새 이 고백은 아무 감동없이, 아무 결단없이, 습관처럼 행해지는 종교행위가 되고 있음을 봅니다. 한국 교회의 위기, 한국 교회의 가장 큰 문제는 삶과 믿음이 분리되어 있는 것이라는 비판이 높습니다. 어쩌면 복음을 흔하게 들을 수 있는 환경이 우리에게 가장 큰 위기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믿음을 찾아서>는 그 어떤 기독교 변증서보다 기독교 진리를 생생하고 아름답게 설명해주고 있으며, 논쟁적이지 않으면서도 매우 날카로워 진리를 깨닫는 희열이 무엇인지 충만하게 맛볼 수 있게 해줍니다. 무엇보다 우리가 가진 복음이 얼마나 매력적이며, 놀라운 삶의 길인지를 감동적으로 깨닫게 해줍니다. 지금까지 배웠던 어떤 '교리', 어떤 '신경'(사도신경, 니케아신경) 강의보다 탁월하며 광대하고 풍요롭습니다.
알리스터 맥그래스는 (에밀 브루너의 말을 재인용하여) "복음은 늘 동일하지만, 복음에 대한 우리의 이해는 항상 새로워져야 한다"(100)고 강조합니다. 복음에 대한 이 새로운 이해는 내가 그리스도인이라는 사실에 자부심을 갖게 만들어주며, 진리 안에 있다는 확신을 더해주며, 무엇보다 믿음이 이론이 아니라, 연애사건에 가까움을 감동적으로 일깨워줍니다. 믿기는 하지만 감동이 없는 성도들, 기독교 신앙이 얼마나 탁월하고 매력적인 진리인지 맛보지 못한 사람들, 교리 공부가 지겨웠던 그리스도인들에게 꼭 일독을 권하고 싶은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