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터의 로마서 주석 세계기독교고전 41
마르틴 루터 지음, 박문재 옮김 / CH북스(크리스천다이제스트) / 2019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종교개혁 500주년을 지나며 한국 교회는 "개혁된 교회는 항상(지금도) 개혁되어야 한다"는 종교개혁자들의 외침을 다시 상기하며 종교개혁신앙의 뿌리를 찾는 사업을 활발하게 벌이기도 했습니다. 우리의 신앙은 바로 그 종교개혁 신앙에 뿌리를 두고 있으며, 지금 우리가 누리고 있는 많은 것들, 신앙의 자유, 자유민주체제는 종교개혁의 산물이며, 교육과 의료적인 혜택들도 종교개혁신앙에 빚을 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종교개혁신앙을 한마디로 정리한다면, 신앙의 본질로 돌아가자, 신앙의 본질을 회복하자는 것이겠지요. 종교개혁 전통을 이어가는 교회들에게 종교개혁신앙의 뿌리를 찾고 이어가는 일은 교회의 생명력과도 직결되는 일일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루터의 로마서 주석>은 신앙의 본질로 돌아가도록 길을 인도하는 나침반이요, 신앙의 본질을 회복케 하는 방향키와 같은 책이 아닐까 싶습니다.

CH북스에서 세계기독교고전 시리즈의 하나로 발간한 <루터의 로마서 주석>은, 베텐베르크 대학의 신학 교수였던 마르틴 루터가 학생들에게 강의했던 로마서 강해 강의안의 '요약본'입니다. 완전본이 아니라 요약본의 형태로 세상에 나온 것은 이 책의 목적이 "독자들에게 위대한 개혁자의 가장 중요한 사상들을 전해주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밝힙니다(10). 같은 시리즈 중에 <루터 선집>이 있는데, 그 책에는 <로마서 서문>만 실려 있었습니다. <로마서 서문>만 읽어도 벅찬 감동이 있었는데, 루터가 작업한 원고가 400년 만에 발견되어 이렇게 한 권으로 책으로 우리 손에까지 오게 되었음을 생각하면 감격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루터 앞에 앉아 직접 강의를 듣는 기분에 사로잡히기도 합니다.

<루터의 로마서 주석>이 강조하는 바는 인간은 자신의 지혜와 행위로는 구원받지 못한다, 우리는 오직 그리스도의 의를 믿음으로 구원받는다는 것입니다. 여기에 우리가 놓쳐서는 안 되는 은혜의 핵심 진리가 들어 있습니다. 나는 정죄받아 마땅한 전적으로 타락한 죄인이라는 것, 나는 스스로를 구원할 수 없는 전적으로 무력한 자라는 것, 그러나 하나님께서 값비싼 대가를 치르고 우리를 구원해주셨다는 것말입니다.

루터는 로마서 5장의 내용을 이렇게 요약합니다. "사도는 믿는 자들로 하여금 의롭다 하심을 얻게 하는 믿음의 힘을 보여준다. 왜냐하면 아담으로부터 그리스도에 이르기까지 사망이 그 파괴적인 힘을 행사하였기 때문이다. 성 바울은 이 장에서 큰 기쁨과 극도의 환희 속에서 이야기한다. 성경 전체를 통트레서 이 개가(凱歌)를 알리는 본문과 견줄 수 있는 장은 거의 없다"(112). 하나님이 베풀어주신 구원의 기쁨과 극도의 환희는 바로 내가 죄인이라는 것, 나는 전적으로 타락한 존재라는 것을 절절하게 깨달을 때 주어진다는 것을 새삼 깨닫습니다. 인간은 자신을 구원하지 못한다는 복음의 핵심이 왜 그렇게 중요할까요? 그때에야 비로소 하나님의 품으로 달려가 완전히 안길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요? 우리가 스스로 무엇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한, 하나님의 구원은 우리에게 베풀어질 수 없고, 결코 완성될 수 없음을 깨닫습니다. <루터의 로마서 주석>은 '의인'이 너무나 많아 시끄럽고 요란한 세상에서 구원은 오직 "예수로 말미암는다"는 진리를 다시 붙들게 해줍니다.

<루터의 로마서 주석>은 '의외로' 생각보다 어렵지 않습니다. 오랜 시간 동안 많은 교회와 설교자들을 통하여 가르쳐지고 선포되어졌던 말씀의 기초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열심히 신앙생활을 하고 성경공부를 한 성도들이라면 이미 익숙하고, 이미 잘 알고 있는 말씀이기도 할 것입니다. 그러나 그 익숙함을 벗어던지고 전혀 새롭게 다시 <루터의 로마서 주석>을 읽어야 할 필요를 느낍니다. 이 믿음이 우리 삶에 강력하게 작동하여 정말이지 믿음이 이끌어가는 삶을 살아낼 수 있기까지 말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