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토록 아름다운 수학이라면 - 내 인생의 X값을 찾아줄 감동의 수학 강의 서가명강 시리즈 3
최영기 지음 / 21세기북스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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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은 아름답다고 이야기한다. 아름다움을 느낀다는 것은 그것의 가치를 안다는 말일 것이다(9).

이 책에 이런 질문이 나옵니다. 어느 철학자가 "수학을 가장 못하는 사람은 누구일까?" 물었다고 합니다. 학창시절 내내 수포자로 살았기에 "접니다"라는 탄식 섞인 대답이 절로 나왔습니다. 그런데 그 철학자가 내놓은 대답은 '수학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었다고 합니다(80). 지극히 당연한 말처럼 들리기도 하는 이 말이 저에게 섬광 같은 깨달을 주었습니다. 그동안 수학에 재미를 느끼지 못해 나는 수학적 사고가 없는 사람이구나 하는 좌절감과 함께 당연한 수순인듯 수학에 대한 관심도 사라져 갔습니다. 그런데 '의무적'이었던 수학 교육에서 멀어지고 나니 오히려 수학이 얼마나 아름다운 학문인지 어렴풋이 깨달아지기 시작했고, 여전히 두렵고 어려운 대상이지만 수학에 대한 관심이 조금씩 자라고 있는 중입니다. 이 책을 읽은 것과 그런 관심 때문이지요. 그렇다면 저는 적어도 수학을 가장 못하는 사람은 아니구나 하는 기쁨을, 이 책에서 처음으로 맛보았습니다!

<이토록 아름다운 수학이라면>, 이 책은 수학의 아름다움에 대해 눈 뜨게 해주는 책입니다. 수학 그 자체를 잘 알게 되었고, 수학과 친해지게 되었다고 말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지만, 적어도 수학이 얼마나 깊이 있는 사고와 개념을 담고 있는지에 대해서, 그리하여 수학이 얼마나 매력적인 학문인지에 대해서는 병아리 눈꼽만큼이라도 눈을 뜬 것 같은 확신이 듭니다. 생애 처음으로 수학 강의를 들으며 감동을 느껴봤으니까요.

"우리는 매일매일 순간이라는 점으로 이루어진 삶의 도형을 만들어간다. 그리고 그 도형의 형태는 죽음과 함께 완성된다. 점들이 모여 선과 면을 이루고 그 방식에 따라 다양한 모양의 도형이 만들어지듯이, 순간을 살아내는 방식에 따라 여러 가지 삶의 형태가 만들어진다. 그러므로 지금 우리가 만들어가는 삶의 점 하나하나가 더없이 소중하고 귀하다. … 수학적으로 보면 삶은 지나간 한 축에 존재한다. 우리가 살아온, 그리고 지금 살아가는 삶은 시간상으로 이미 지나갔거나 막 지나가고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삶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그 시간의 한 축에 존재하는 내 삶은 흔적을 남긴다. 그러니 더더욱 가치를 추구하며 의미 있게 살아가야 하지 않을까"(20-21).

이 책을 읽으며 수학을 잘 하는 사람은 철학자가 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는 매일매일 순간이라는 점으로 이루어진 삶의 도형을 만들어간다"는 첫 강의부터 강렬했습니다. '순간'의 소중함을 이처럼 명료하게 일깨운 강의는 없었던 것 같습니다. 숫자로 세계를 설명하는 수학은 감정이 없는 학문인줄 알았는데 수학이라는 학문은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학문이며, 우리가 사는 세상을 설명할 뿐 아니라 삶을 응원한다는 사실도 처음 알았습니다. 차가운 학문으로만 알았던 수학에, 이토록 뜨거운 진리와 풍요로운 관계성와 삶의 고뇌가 담겨 있으리라고는 전에는 미처 상상해보지 못했습니다. "수학의 본질은 아름다움이고, 수학의 아름다움은 선천적으로 우리 마음속에 있다"(138)는 것을 너무도 아름다운 언어로 쉽게 설명해내는 이 책을 수학을 공부하고 있거나, 또 공부할 예정인 친구들에게 먼저 추천해주고 싶습니다. 지금 얼마나 아름다움 학문을 대하고 있는지 알기를 바라는 마음에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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