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밖 하나님 나라 - 백년 인생이 말하는 예수의 뜻
김형석 지음 / 두란노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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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우리는 <침묵>의 로드리고 신부처럼 긍휼의 사랑 때문에 배교자로 살지 않는 대신 이웃의 아픔과 고통을 외면하는 위선자로 살고 있습니다(70).

지난 수년간 교회 안, 예배의 자리에 있으면서도 늘 마음을 괴롭히던 소리가 있었습니다. '내가 따르려고 했던 예수님의 길이 과연 이 길인가, 예수님이 세우고자 하셨던 교회가 과연 이런 모습이 맞나, 이런 모임 속에 예수님이 계실 리가 없는데.' 순종과 도전 사이에서 수년을 고민하다 교회 밖으로 뛰쳐나왔습니다. 그리고 주님이 말씀하시는 길을 따라가며 주님이 기뻐하시는 교회가 되고자 몸부림치고 있습니다. 그런데 결국 또 하나의 교회가 세워지면서 다시 고민이 시작되었습니다. 분명 눈에 보이는 건물이 교회가 아닌데, 잠깐이라도 마음을 놓으면 우리는 자꾸만 눈에 보이는 교회를 세우는 데 집중하며, 교회를 위한 교회, 교회를 섬기는 교회가 되려는 움직임을 보이기 때문입니다.

<교회 밖 하나님 나라>는 100년의 세월을 철학자로, 또 예수를 따르는 신앙인으로 살아온 철학자 김형석 교수님이 이 시대 교회에 남기는 당부입니다. 교수님은 교회를 향해 두 가지 질문을 던집니다. "우리는 예수의 가르침을 제대로 알고 있는가", "우리는 예수님의 가르침대로 살고 있는가." "예수님이 당시 서기관들은 버릴 것과 택할 것을 가르쳐주는 사람"이었다고 합니다. 이 책이 바로 그와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예수를 따르는 자들이 버릴 것과 택할 것이 무엇인지 가르쳐주는 책이라고요.

우리 교회는 교회 밖으로 나와 하나님이 원하시는 하나님 나라를 마음에 두어야 합니다(179).

<교회 밖 하나님 나라>는 내 교회, 내 교인만 챙기는 낮은 수준의 신앙에서 벗어나, 세상 가운데 예수님의 말씀을 진리로서 드러내라는 요청입니다. 교회 안에 있다고 신앙인이라고 착각하는 사람들을 향해, 교회가 목적이 아니라, 하나님 나라가 목적이 되어야 한다고 거듭 말씀하십니다. "교회 밖 하나님 나라가 되라"는 요청은 올바르게 사는 길에 대한 고민이기도 합니다. 종교 행위가 우리를 신앙이 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예수님의 말씀이 우

리의 인생관이 되고 가치관이 되어 우리 삶을 이끌 때, 그렇게 사는 우리를 통해 역사와 사회 속에 하나님 나라가 이루어질 것이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을 믿는다는 것은, 인간이 하나님을 위해 또는 하나님 때문에 사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이전에는 인생의 목적과 희망을 잃어버리고 살았는데 하나님을 믿음으로써 새로운 희망과 새로운 역사의 장래를 가질 수 있게 된 것을 의미합니다. 그리스도를 통해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이게 인간의 삶이로구나' 알게 된 것입니다"(72).

김형석 교수님은 교회가 전부라는 생각을 버리고, 하나님 나라를 세우기 위해 나라와 민족을 책임지는 자리에 서는 것이 진짜 교회라고 말씀합니다. 그러면 우리는 어떻게 사회에 하나님 나라를 세우는 책임을 감당할 수 있을까요? <교회 밖 하나님 나라>는 "세상에 희망을 주는 것"이라고 선명하게 대답합니다. "사람이 신앙을 가진 마음으로 누굴 돕는다는 건 무엇일까요? 저는 크리스천이 할 일은 첫째,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는 것이라고 봅니다. 어렵더라도 희망을 가져야 하고, 또 희망을 주어야 합니다. 우리가 산다는 건 바로 우리를 통해 사람들이 희망을 가지도록 돕는 것입니다"(144).

"교회가 교회 구실을 못한다면 교회 밖에서라도 기독교는 살아야 한다"(147).

이 말은 인도 선교사로 헌신한 미국의 스탠리 존스가 한 말이라고 합니다. 교회가 사회와 역사의 희망이 되지 못하고 지탄의 대상이 되고 있는데도, 교회가 주는 만족에 취해 나몰라라 하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보아야 할 때입니다. <교회 밖 하나님 나라>는 우리가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교회인지, 진정 예수를 따르는 교회인지 점검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이 책을 읽을 수 있다는 것이 어쩌면 우리에게 아직은 회개의 기회, 돌이킬 기회가 있다는 하나님의 간절한 부르심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마귀가 큰 교회 문간에 서서 들어오는 교인들에게 말한답니다.

"어서 와. 여기서 영원히 즐겁게 살아. 절대 교회 밖으로 나오지 마."

무슨 얘기입니까?

교회가 주는 만족에 취하라는 얘기입니다.

하나님 나라를 세우는 일에 나서지 말라는 얘기입니다.

- 김형석, <교회 밖 하나님 나라> 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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