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가 사는 길은
속한 그 지역에서 죽는 것,
그것뿐이다(108).
<지금 가고
있어>는 거리 위 위기 청소년들을 돌보는 양떼 커뮤니티 대표 이요셉 목사의 이야기를 담은 책입니다. 딱히 위기 청소년 사역을 하리라고
마음먹은 것도 아닌데, "어느 날, 새벽 시간에 교회의 잠긴 문을 따고 들어와 술 파티를 벌이고 잠이 든 가출 청소년들과 지하 주차장에 모여
담배를 피우는 지역의 위기 청소년들을 만나게" 되면서 그의 사역은 전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이끌리게 되었다고 고백합니다(35-36). "교회를
지키려는 목적으로 아이들을 내쫓을 것인가, 거리로 내몰린 아이들과 함께하기 위해 안정된 교회(!)를 떠날 것인가?", 이요셉 목사가 스스로에게
던졌던 이 질문은 사실 모든 한국 교회 앞에 던져진 주님의 물음이요, 사역의 갈림길이 될 것입니다.
교회 개척에 뛰어들며
다음세대, 특히 위기 청소년들에게 대한 비전을 공동체 안에서 가장 많이 나눠왔습니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며 전혀 준비되지 못했던 저의 모습을
보았습니다. 십자가 앞에 몸부림치듯 뒹굴며 회개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주님이 찾는 아이들은 새벽 술집 거리, 경찰서나 법원에 있는데도, 저는
여전히 세상 속의 교회가 되지 못하고, 교회 건물 안에 갇혀 교회의 생존을 위한 헌신을 하고 있었다는 것이 아프게 깨달아졌기 때문입니다. 조금만
힘들어도 마음이 무너져 내리고, 작은 실망과 배신에도 쉽게 사랑하기를 포기했던 내가 누구를 품을 수 있다는 말인가 깊은 좌절이 몰려오기도
했습니다.
<지금 가고
있어>는 교회됨의 의미를 다시 묻고 있습니다. "십자가는 술집 거리에 서 있는 것이 가장 잘 어울렸고, 교회는 세상의 한복판, 세상의
중심에 서 있을 때 가장 많은 일을 했다"는 외침은 교회된 우리가 있어야 할 자리가 어디인가를 다시 생각하게 합니다. 심장에 피가 흐르는 통증을
느끼며 이 책을 읽었습니다. 아직 우리 교회는 무리라고 거부감을 보일지도 모르고, 같은 마음을 품어줄 동역자가 몇 이나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모든 교회 공동체와 함께 읽고 나누고 싶은 책입니다. 이요셉 목사님 안에 부어졌던 하나님의 마음이 우리 안에도 충만하게 부어지기를 기도하며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