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를 배우다 - 내 인생에서 만난 사람들 더 사랑하기
수잔 스테빌 지음, 강소희 옮김 / 두란노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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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관계는 그것이 정말 중요한 관계이든, 아니면 하찮은 관계이든 통역이 필요하다"(11).

관계훈련이 이렇게 중요하다는 것을 일찍 알았더라면, 내게 소중했던 많은 사람들을 그렇게 잃어버리지 않았을 텐데 말입니다. 무조건 착하게 굴어라, 친하게 지내야 한다고 가르치지 말고, 어렸을 때부터 대부분의 사람들은 나와 다를 수 있다는 것, 다르다는 것은 잘못도 아니요, 틀린 것도 아니요, 고쳐야 할 것도 아니라는 것을 훈련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관계를 배우다>는 '에니어그램'이라는 이론을 통해 나를 이해하고, 나와 다른 너를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책입니다. '나와 다른 너'를 이해하는 것이 왜 이렇게 중요할까요? 저자는 우리가 모두 어딘가에 소속되고, 또 우리 삶이 의미 있기를 바라는데, "이 소속감"과 의미를 찾는 일은 누군가와 관계를 맺고 유지시키는 우리의 능력에 달려 있다"(12)고 단언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관계에서 오는 어려움을 호소합니다. 그런데 정말 안타까운 사실은, 저 사람은 나와 이렇게 다르구나 하는 사실 하나면 제대로 이해해도 우리 마음이 그렇게 너덜너덜 하도록 상처를 입어가며, 서로 싸울 필요가 없다는 것입니다. 저자는 서로를 이해해가는 이 과정을 관계의 '통역'이라고 표현합니다. 그리고 성격 유형을 9가지로 분류하고 있는 에니어그램이 관계 훈련의 아주 훌륭한 도구(통역기)가 될 수 있음을 강조합니다. "에니어그램이 선사하는 가장 큰 선물 가운데 하나는 우리가 할 수 있는 것, 그리고 할 수 없는 것, 또한 우리가 그냥 받아들이고 인정해야 할 것을 알려 준다는 것이다"(56).

에니어그램으로 분석을 해보면, (물론 다른 유형의 특징들도 조금씩 복합적으로 나타나지만) 저는 8번 유형 '모험가 또는 보스'에 가까워 보입니다. 그런 특징이 강하게 나타날 때는 '공격적인 상사'가 될 수 있다는 설명에 마음이 뜨끔했습니다. 조직생활을 하며 제가 겪었던 어려움이 바로 그것이었기 때문입니다. "다른 모든 사람들이 당신만큼 강하지 않다는 것", "당신이 항상 옳은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는 조언을 들으며, 저에게 강하고 독단적인 면이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기는 힘들었습니다. 그러나 그동안은 늘 방어하고 이해받기 위해 몸부림을 쳤다면, 이 책을 통해 저의 모습과 대면하며 스스로를 객관화시켜 볼 수 있어 좋았습니다. 아마도 저자의 '조언'이 진심어리고, 따뜻했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다만 한가지, 에니어그램의 정확한 유형을 분석해볼 수 있도록 도구도 같이 제공되었으면 좋았겠다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설명을 듣고 대충 나는 몇 번 유형이겠구나 싶었지만, 정말 그러한지 좀 더 정확하게 저의 유형을 알고 싶더라고요. 저자의 조언대로 이런 훈련을 받을 때는 9가지 유형 안에 모든 사람을 우겨 넣는, 다시 말해 지나친 단순화를 조심해야 합니다. 그 점만 염두에 둔다면, 나는 물론 그 사람이 왜 그렇게 행동할 수밖에 없었는지 이해하게 되는 마법과 같은 시간이 찾아올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에니어그램의 상당한 설명력에 저절로 고개가 끄덕여질 테니까요.


에니어그램은

이 세상을 경험하는 아홉 가지 각기 다른 방식과

삶에 관한 기본적인 질문에 대답하는 아홉 가지 방법이 있다는 것을 알려 준다.

"나는 누구일까? 왜 여기 있을까? 왜 나는 이런 식으로 행동하고 있을까?"

- 수잔 스테빌, <관계를 배우다> 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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