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듦의 기술 - 단단하지만 홀가분하게 중년 이후를 준비한다
호사카 다카시 지음, 황혜숙 옮김 / 상상출판 / 2019년 1월
평점 :
품절







나이 듦의 기술!

요즘 거리에 서서 건물들을 올려다 보면, '요양원'이 없는 건물이 없을 정도로 요양원이 많이 보입니다. 제가 일하는 건물에도 2개층이 치매 환자를 위한 '요양원'입니다. 주말이면 면회를 오는 가족들로 북적거리지만, 평일에는 아무 할 일 없이 누워 계시는 어르신들을 뵈면 (너무 죄송스럽게도) '소망이 없는 삶'이라는 단어가 절로 떠오릅니다. 그 모습을 보면 '나이 듦'에 관하여 절로 생각이 많아집니다.

최근에 나이 듦에 관하여 두 권의 책을 읽었습니다. 다른 한 권이 '나이 듦'에 관하여 개념적 사고를 전환시켜 주는 책이라면, 이 책 <나이 듦의 기술>은 정신신경과 의사로 일해온 저자가 노년을 즐겁게 보낼 수 있는 지혜를 전하여 주는 자기계발서입니다.




<나이 듦의 기술>은 아주 전형적인, '일본스러운' 자기계발서라는 생각이 듭니다. 십계명처럼 메시지를 요약한 목차가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있어 목차만 읽어도 이 책이 전하려는 메시지를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는, 여러 모로 "읽기 편한 책"입니다. 그렇다고 목차만 읽어서는 설득력이 없겠지요? ^^ 내용도 보통 2페이지 정도이고, 아무리 길어도 3페이지를 넘지 않기 때문에 부담 없이 읽으며 '나이 듦의 기술'을 학습할 수 있습니다.

이 책이 전하는 <나이 듦의 기술>은 작은 생각의 변화, 작은 행동의 변화들입니다. 그러나 작은 생각 하나, 행동 하나가 얼마나 큰 변화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지는 실천해 본 사람만이 알 수 있는 비밀일 것입니다. 이 책이 가르쳐주는 노하우 중 인상적인 것 몇 가지만 소개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나이가 들면 어지간한 일에는 감격하지도 않고, 설레는 일도 별로 없는데, 노년을 즐길 수 있는 노하우 중 하나는 별것 아닌 일, 너무나 당연하게 지나치는 일에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의식적으로 재미있어 하는 것입니다. 저자는 "무엇 하나 재미없는 세상을 재미있게 살아내는 것은 마음먹기에 달렸다"는 무사 신사쿠의 말을 전하며, "텔리비전 단어 퀴즈 프로그램을 보며 마음속으로 참여해보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일러줍니다(30).

적어도 자기만큼은 자기를 좋아해줄 수 있는 훈련을 하는 것도 매일이 즐거워질 수 있는 비결입니다. 저자는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좋아한다고 당당히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되자고 권하며, "이런 일에 서툴다면 아침에 일어나거나 밤에 자기 전에 스스로를 칭찬해주는 일을 일과로 삼아보자"(39)고 조언합니다.

<나이 듦의 기술> 중에 가장 좋은 기술이라고 생각되었던 것 중에 하나는 바로 '일기 쓰기'입니다. 하루에 하나 새로운 발견이 노화를 막는다고 말하는 저자는 일기 쓰기가 매일 그 날이 그 날 같은 무료한 일상에서 "새로운 일이나 대상과의 만남"(42)을 놓치지 않고 찾아줄 수 있는 아주 좋은 습관이라고 강조합니다. 그러면서 "답답한 일상을 좋은 일이 가득한 날로 바꿔주는" 마법의 일기 묘책도 하나 일러주는데, 그 묘책은 바로 "오늘은 좋은 날이었다"고 일기의 첫머리를 시작하는 것(47-48)입니다.




이 책은 이 밖에도 다양한 <나이 듦의 기술>을 전수해주고 있습니다. 목표 숫자가 있으면 흥미가 계속된다, 상대방을 '주연'으로 받들며 대하라, 가장 빠르고 쉬운 기분 전환법은 집 정리라는 조언도 열심히 챙겨 두었습니다.

그런데 그 보다 더 인상적이었던 내용 중 하나는, "운명에 행복한 복수를"이라는 챕터였습니다. 거기에 보면 당뇨병 합병증으로 하루걸러 투석을 받아야 하는 지인 이야기가 나옵니다. 그러나 그 지인은 운명을 불평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요즘은 투석을 하는 사람도 여행을 다니며 살 수 있어"라며 오히려 밝다. '투석까지 해가며 살아있으니 남들보다 2배는 즐겨야 공평하지 않나?'라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223). "아무리 괴로운 운명이 엄습해와도 그 안에서 최대한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다면 그것이 운명에 대한 복수"라는 것입니다.

<나이 듦의 기술>은 살아온 날들을 돌아보며 정리하고, 나아가 인생 2막을 새롭게 시작할 수 있는 여러 비법들을 담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끝이 좋아야 좋은 것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이 말은 우리 인생에도 적용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 책 덕분에 마음가짐 하나가 운명에 행복한 복수를 하고, 인생의 끝을 더욱 즐겁게 만들 수 있다는 사실에 이전 보다 조금 더 눈이 떠진 기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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