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언>은 지혜를 얻게 하는 책이라 하여 많은 부모님들이 자녀가 어릴 때부터 가장 많이 읽히는 성경 말씀 중 하나일 것입니다. 총 31장으로 되어 있어서 보통 하루에 한 장씩 읽고 묵상하도록 지도합니다. 두란노의 신간 <팀 켈러, 오늘을 사는 잠언>은 매일 잠언을 읽고, 묵상하고, 기도하도록 구성된 매일의 묵상집입니다.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된 사실이 있는데, "잠언은 개인 독서용이 아니라 나이가 있고 지혜로운 스승과 더불어 학습 공동체에서 공부할 지침서로 기록됐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팀 켈러는 이 매일의 묵상집을 "사람들과 함께 묵상하는 모임을 만들어 활용하기를 권"하는데(10), 팀 켈러의 이 묵상집 자체가 지혜로운 스승이 되어 <잠언>을 보다 깊이, 보다 풍성하게 이해하도록 이끌어줍니다.
이제서야 솔직히 고백하건대, 지혜를 얻을 수 있다 하여 어릴 때부터 <잠언>을 열심히 읽어오긴 했지만, 큰 감흥을 느끼거나 재밌다는 생각을 한 번도 해 본 적이 없습니다. 제겐 그냥 비슷한 말이 반복되는 일종의 '잔소리' 같았다고나 할까요. 그런데 <팀 켈러, 오늘을 사는 잠언>을 읽으며 <잠언>이 그렇게 느껴지는 이유를 비로소 깨달았습니다. 팀 켈러 목사님은, "잠언은 시라는 예술 형태를 띠고 있어서 당신 안에 지혜가 방울지려면 잠언과 씨름해야 한다"(7)고 조언합니다. <잠언>의 이러한 특징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잠언>을 읽어 왔으니 묵상이 제대로 되었을 리 없습니다.
<팀 켈러, 오늘을 사는 잠언>에 의하면, <잠언>에서 말하는 지혜(호크마)는 "어떻게 하라고 분명하게 제시된 도덕법(규범)이 없을 때에도 올바른 선택을 내릴 수 있는" 능력입니다. 그런데 지혜로워진다(명철)는 말은 "남이 한두 가지밖에 생각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여러 개의 선택 방안과 행동 노선을 인지한다"는 뜻입니다. 즉, "명철함은 옳고 그름만의 차이가 아니라, 선, 최선, 그리고 차선의 차이까지도 구분하는 능력"을 말합니다. <잠언>에서 말하는 지혜(분별력)은 "전략적인 계획 하에 살아간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다시 말해, 비전뿐 아니라 그 목표를 어떻게 이뤄야 할지를 아는 것, "무언가에 성공하는 법을 아는 것"이 바로 지혜라는 것입니다.
성경 말씀에 보면, 하나님께서 인생들에게 "구하라"고 명하신 것이 많이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성경에 아예 책 한 권(잠언)을 따로 만들어 "지혜를 구하라"고 명하고 계십니다. <팀 켈러, 오늘을 사는 잠언>은 지혜는 결국 하나님의 선물이지만, 우리가 힘쓰고 애쓸 때 얻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일깨워줍니다. 2018년을 마무리하며, 2019년을 새롭게 준비하고 계획해야 하는 요즘, 잘 살기 위해, 후회 없는 인생을 살기 위해 우리가 구해야 할 것이 지혜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팀 켈러, 오늘을 사는 잠언>은 "하나님과 생생히 살아 있는 관계를 맺는 것이 지혜의 절대 필요조건"임을 일깨웁니다. 이 책을 묵상하며, 지혜를 구하는 삶이란 결국 하나님의 사랑에 푹 잠겨 말씀의 인도를 받는 삶이구나 하는 깨달음이 생깁니다.
팀 켈러 목사님은 성경의 가르침을 어떻게 삶으로 옮겨야 할지를 가르치는 데 특별한 은사를 가진 분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하루에 한 페이지씩 읽는 데는 채 2-3분이 걸리지 않는 분량입니다. 그러나 그 교훈의 깊이는 '영원'을 담고 있는 책입니다. <팀 켈러, 오늘을 사는 잠언>을 읽으니, 하나님은 이미 우리에게 살아가는 데 필요한 지혜를 "다" 주셨음을 깨닫습니다. 이 책은 절로 예수님이 진정 우리의 길이요, 진리요, 생명 되심을 고백하게 해줍니다. 그 말씀의 의미가 생생하게 살아서 진한 감동과 전율로 마음에 부딪혀 옵니다. "2019년"이라는 새 날과 함께, <팀 켈러, 오늘을 사는 잠언>은 나에게 주는 가장 좋은 선물이 될 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