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불편한 믿음'이다.
진짜 믿음은 우리의 편안함을 깬다.
<불편한 믿음>은 복음이 얼마나 매혹적인 진리인지, 얼마나 큰 능력인지, 얼마나 놀라운 사랑인지, 잘 설명해주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것이 '믿는 자'들을 불편하게 할 것입니다. 우리가 추구해왔던 익숙하고 안정적인 신앙의 틀, 삶의 방식을 완전히 깨뜨리고,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살아갈 것을 요구하기 때문입니다.
혹시 값싼 구원의 확신을 믿음이라고 착각하고 있었다면, 이 책을 읽어봐야 합니다. <불편한 믿음>은 세상을 치유하고 변화시켜야 할 '믿음'이 천국을 보장하는 '우리의 확신'으로 변질되어 있다고 일갈합니다. 그 값싼 구원의 확신이 기독교를 부패시킨 주범이요, 세상과 소통하지 못하는 기독교로 추락하는 이유라는 것입니다. <불편한 믿음>은 우리가 추구하는 그 단단한 교리적 확신을 뒤흔들며, 진짜 믿음은 오히려 우리의 편안함을 깰 것이라고 선언합니다.
"당신은 구원을 확신하는가? 그 근거가 무엇인가? 무한한 하나님의 사랑이라 할 것이다. 그렇다. 그런데 그 사랑을 믿는 순간, 그동안 우리가 울타리 안에 차곡차곡 쌓아 놓으며 편안함과 안정을 누리던 삶의 누각이 전부 흔들려 버려야 한다. vulnerable, 취약해지는 것이다. 그런데 구원을 확신하는 대다수 사람들의 근거는 단단한 보장성(security)에 있다. 내 울타리가 더 넓어지고, 더 견고해지고, 더 확실해지는 것이다"(121).
<불편한 믿음>은 천국에 가려고 하지 말고, 천국을 살라고 요청합니다. "어떻게 하나님의 나라를 이 땅에 임하게 할까? 바로 이것이 믿음의 관심"(32)이라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사는 것이 천국을 사는 것일까요? 저자는 우리를 불편하게 하는 '천국의 공식'을 하나의 수식으로 설명합니다.
저자의 수식을 통해 우리에게 말하는 것은 이것입니다. 우리가 추구하는 삶의 방식은 n-1의 세계입니다. n-1의 세계란, 남과 다른 차등을 만들어내는 세계입니다. 우리는 이 차등을 만들어내기 위해(n의 값을 늘리기 위해) 남보다 더 열심히 노력하고, 일하고 공부합니다. 그렇게 해서 "남들과 차이가 나는 만큼 우리는 안도의 한숨을 쉬며 안정을 누립니다"(42). 그런데 이 수식에서 그 차등(n-1)을 아무것도 아닌 것(0)으로 만들어버리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n, 천국을 만드는 하나님 아버지의 사랑(amazing grace)입니다. 믿음이란 지금까지 그토록 내게 중요했던 n-1의 세계(편안함과 안정성을 보장하는 세계)가, n 즉 하나님 아버지의 무한한 은혜로 말미암아 무너져내리도록 하는 일입니다.
차등을 만들어내는 나의 n-1의 세계가 죽어 있습니까? 이 질문 앞에 정직하게, 담대하게, "예"라고 대답할 수 있는 성도가 몇 명이나 될까요? 그러나 늦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불편한 믿음>을 읽게 하신 하나님의 뜻이 분명 계실 테니까요. 하나님께서 이 책을 통해 일하실 것을 신뢰합니다. <불편한 믿음>은 우리의 믿음이 세상과 어떻게 소통하여 이 땅에 천국이 임하게 하는지를 세밀한 그림처럼 힘차게 그려내고 있습니다.
사랑 때문에 취약해지는 것, 그 취약함의 능력, 독생자를 통해 경험되는 무한성, (절대) 타자 앞에 서보기 등 읽어내기 쉬운 책은 아니지만, 믿음이 깨어질 때가 진짜 믿을 때라는 복음의 위대함 앞에 전율케 됩니다. 특히 모든 지성인들에게 이 책의 일독을 권하고 싶습니다. 이것이 정의라고, 이것이 옳음이라고 믿어왔던 그 단단하고 견고한 '지성'이라는 성이 무너져내리는 새로운 세계, 믿음의 세계로 초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