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과 일상,
그 사이 어딘가에서
이 책을 읽으며 그런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우리는 누군가의 일상 속으로 여행을 떠나는 것이라고. 그러니 나의 일상도 누군가에게는 여행이 될 수 있다고 말입니다. 누군가의 일상이 나에게 특별한, 선물같은, 여행이 될 수 있는 것처럼, 나의 일상도 누군가에게는 특별한, 선물같은 여행이 될 수 있으니, 나의 일상을 조금은 더 사랑해주자고 말입니다.
<당신의 일상은 안녕한가요>는 여행 같은 일상과 일상 같은 여행이 교차하는 가운데 6년 차 프리랜서 여행작가로 살아가며 "하루하루 쌓여갔던 생각과 여행의 풍경들"을 정갈하고 담백하게 담아내고 있습니다. 날씨가 너무 좋아서 즉흥적으로 제주에 하룻밤을 더 머물며 제주에서 신사동으로 아침 출근을 감행했던 일, "여행은 살아보는 거야!"라고 외치는 에어비앤비 '덕후'라 100여 도시를 에어비앤비로 여행하며 이방인과 현지인의 경계를 묘하게 넘나들었던 날들, 가까이 다가갈수록 더 안 보인다는 것을 알게 된 에펠탑의 아름다움, 네모난 틀에 갇힌 채 갖은 냄새 맡아가며 볼일을 보는 것이 아니라, 대자연 속에서 맑은 공기를 마시며 사막의 고요함을 한껏 누리며 항문에 집중하는 시간이 더 낫다는 것을 알게 된 사막의 경험까지, 때로는 아찔하고, 때로는 달달하고, 때로는 찡해서 참 행복했던 여행의 '순간'이 담겨 있습니다.
이 책은, 그 순간을 즐기는 법을 소리 없이 가르쳐주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 비밀을 알기 때문에 그녀의 여행과 나의 여행은 이토록 다르구나 하는 깨달음과 함께말입니다. 그 순간을 즐길 줄 모른다면 별나라로 여행을 떠나도 별 의미가 없는 경험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앞으로는 그 순간을 즐기는 법을 더 연습해보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