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위안, 손뜨개!
손뜨개를 처음 배웠던 것은 초등학생 때입니다. 손재주가 좋았던 고모는 겨울철이면 이불을 덮고 앉아 털실로 무엇이든 뚝딱뚝딱 만들어내셨습니다. 예쁜 딸 아이를 낳아 손뜨개로 장갑도 떠주고, 목도리도 만들어주고, 망토도 입혀주고, 머리띠도 짜주고 싶었다던 고모는 아들만 둘을 낳았습니다. 그래서 조카들은 저와 동생을 딸처럼 예뻐해주셨고, 예쁜 털실로 조끼같은 것을 떠서 입혀주곤 하셨습니다. 그 고모에게 처음 손뜨개를 배웠고, 제 첫 손뜨개 작품은 몽글몽글한 털실과 대바늘로 만든 아주 긴- 목도리였습니다.
손뜨개를 전문적으로 배운 적은 없지만, 겨울철 모자, 장갑, 목도리 같은 간단한 대바늘뜨기나 화분이나 전화기 받침 같은 코바늘 뜨기는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수업 시간에 배운 아프칸 뜨기도 재밌었습니다. 한 번 붙잡으면 얼마나 재미있는지 수업 시간에도 손에서 놓을 줄 몰랐고, 늦은 밤까지 잠을 잊은 적도 많습니다. 그렇게 손뜨개는 소소한 취미가 되었고, 사회생활을 하면서도 무엇인가 몰입할 만한 것이 필요할 때는 모자뜨기를 해서 구호단체에 보내기도 했습니다. 손뜨개가 여의치 않을 때는 열쇠고리 같은 간단한 십자수라도 놓았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인지 겨울철만 되면 손뜨개를 본격적으로 배워보고 싶은 마음이 유독 강해지는데, <모던시크 코바늘 손뜨개 2>는 그런 저를 단숨에 사로잡았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