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우리에게 기독교가 필요한가 - 100년의 지혜, 老 철학자가 말하는 기독교
김형석 지음 / 두란노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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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석 교수에게 기독교가 가야 할 길을 배우다!

100년의 세월 동안 문제의식을 품고, 책을 품고, 신앙을 품고, 민족을 품고 살아온 老 철학자에게 <왜 우리에게 기독교가 필요한가>를 배우는 시간은, 깊은 우물에서 맑은 물을 길어내듯 그야말로 맑고 신선한 지혜의 정수를 맛보는 시간이었습니다. 그 겸손한 지혜 앞에 저절로 고개가 숙여지며 경건한 마음이 품어졌습니다. 여기에 무엇인가를 쓴답시고 그분의 말에 무엇을 보태고 싶지 않은 심정입니다. 

1세대 철학자요, 한국 철학계를 이끌어온 선생님에게 듣는 시간은 배움의 즐거움이 가득했습니다. 모든 종교의 기원은 자연인데, 유독 한 종교, 즉 구약 내용을 바탕으로 하는 종교만은 자연의 질서와는 관계없이 탄생했다는 것. 자연의 질서와 관계 없다는 말은 역사 속에서 탄생한 역사적 신앙이라는 뜻이요, 그러므로 자신을 그리스도인이라 일컫는 신앙인들은 종교의 가장 낮은 차원이라 할 수 있는 공간신앙이 아니라, 역사신앙의 단계로 올라와야 한다는 것. 그 말은 곧 역사를 염두에 두고
"역사적인 사명을 띤 신앙을 가져야 한다"(110)는 말씀이 마음에 깊이 새겨졌습니다. 

화려한 언변이 아니라 한 말씀도 허투로 하시지 않는 성실함의 무게는 우리가 이미 알고 있었던 것들, 그러나 실천되지 못했던 진리를 다시 붙잡고 씨름하도록 이끌어줍니다. 새롭게 배우는 일도 즐겁지만, 이미 알고 있었던 것들의 중요성을 다시 확인하며 새롭게 마음을 다지는 일도 깨닫는 기쁨이 충만하게 채워지는 시간이었습니다. 교회는 교회 자체가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 기독교의 권위는 사랑에서 나온다는 것, 그리스도인의 할 일은 주변에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것이라는 사실을 '모르는' 기독교인은 없을 것입니다. 문제는 그렇게 사는 기독교인이 얼마나 있느냐는 것이겠지요. 이 책은 이 질문 앞으로 우리를 데리고 갑니다. 이 질문을 철학자의 언어로 하면 이렇습니다. "그리스도의 말씀을 자기 진리로 삼았는가, 그렇지 않은가?"






"교회가 교회만의 진리가 아니라 사회가 묻는 진리에 답해주어야 하는 이유는 우리 그리스도인들에게 우리 민족과 국가를 하늘나라로 바꾸는 책임에 동참하는 특전과 사명이 주어졌기 때문입니다"(30). 

<왜 우리에게 기독교가 필요한가>라는 질문에 老 철학자는 한마디로 명쾌하게 대답합니다. "교회의 사명은 사회에 희망을 주는 것"이라고 말입니다. 김형석 교수님에게 이 말은 '애국'이라는 말로 치환될 수 있을 듯 합니다. "하늘나라에 뜻을 두는 우리도 나라를 먼저 걱정하고 애국심을 가지는 책임감 있는 그리스도인이 되어야 합니다. 이것이 예수님의 뜻입니다. 그래서 제게 그리스도인은 어떤 사람이어야 하느냐고 묻는다면, 차원 높은 애국심을 지닌 사람이라고 말하겠습니다"(46). 김형석 교수님은 그리스도인들이 할 일이 너무도 많은데, 그 일들은 국가와 민족을 사랑하고 걱정하는 마음에서 나온다고 말씀합니다. 묵상할수록 참 멋진 말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회에 희망을 준다는 것은 사회가 요구하는 진리를 찾아주는 교회가 되어야 한다는 말이며, 사회의 문화 수준을 높이는 역할을 교회가 해야 한다는 뜻이기도 한데, 김형석 교수님은 이것을 이렇게 설명합니다. "정치가는 정치를 통해서 사회에 봉사하고 학자는 학문을 통해서 사회에 봉사하고 기업인은 기업을 통해서 사회에 봉사하는 것이 기여 체제입니다. 그것이 바로 기독교 정신입니다. 사회 참여하는 것을 어렵게 생각할 필요가 없습니다"(143). 

<왜 우리에게 기독교가 필요한가>를 통해 많은 것을 배웠지만, 가장 울림이 큰 배움은 "사랑이 있는 고생이 인간관계에 가장 중요한 예수님의 뜻"(199)이라는 말씀이었습니다. 老 철학자는 인생이 고해와 같은 것은 고난 때문이 아니라, 사랑이 없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사랑이 있으면 고생의 짐을 져도 행복하다는 것입니다. 이것이야말로 100년의 삶에서 길어낸 지혜의 정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거창한 진리 찾아다닐 필요 없이, 차원 높은 지식 구할 필요 없이, "사랑이 있는 고생이 가장 귀하며, 예수님 또한 그렇게 사셨으며, 이것이 바로 우리가 나아가야 할 길"이라는 가르침 하나만 마음에 바로 새기고 실천해도 값진 인생, 값진 신앙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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