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늑대인간 마을에서 탈출>은 요즘 유행하고 있는 방탈출 게임을 책으로 옮겨놓은 게임북입니다. 게임은, (낮에는 인간의 모습으로 몸을 숨기지만, 밤이면 공포스러운 늑대로 변신해 마을을 습격하는) 늑대인간을 잡기 위해 단서를 좇아 수사를 해나가는 방식으로 진행입니다. 마을 지도와 용의자 리스트를 가지고, 책의 안내에 따라 수사를 해나가며 단서와 지시번호를 발견할 때마다 수사 시트에 기록을 해야 합니다. 책은 200 페이지 정도의 분량인데, (독서를 하듯 쭉 읽어나가는 것이 아니라) 단락마다 표시되어 있는 번호를 따라 이동하며 수사를 진행합니다. 그러니까 처음부터 끝까지 200 페이지를 읽어가는 것이 아니라, 수사를 해나가는 과정에서 단락에서 단락으로 종횡무진 이동을 합니다.
예를 들면, [01] 단락부터 수사를 시작하는데, [01] 단락을 읽고 '코냑 저택'부터 수사를 시작해야겠다고 선택한다면 지도에 표시된 [코냑 저택 130] 단락으로 이동을 합니다. (플레이어의 선택에 따라 다른 단락으로 이동도 가능합니다.) [310] 단락으로 이동을 하면 다음은 어느 단락으로 이동을 해야 하는지 지시 번호가 나옵니다. 그렇게 수사를 해나가며 단서가 나올 때마다 수사 시트에 기록을 합니다. 수사 시트를 채우기 위해서는 감춰진 수수께끼와 퍼즐들을 풀어야 합니다. 그렇게 수사 시트를 다 채우면 엔딩 스토리에 도달할 수 있습니다.
방탈출 카페를 가본 적은 없지만 <늑대인간 마을에서 탈출>은 그보다 더 시간이 걸릴 듯 합니다. 결코 만만치 않은 게임북입니다. 수수께끼와 퍼즐을 풀어야 하는데, 푸는 것도 만만치 않지만, 그보다 더 황당한 경우는 어떤 수수께끼와 퍼즐은 '숨어' 있다는 것입니다! (저의 경우에는) 숨겨진 퍼즐을 찾기 위해 왔던 길을 되돌아가거나, 수사 방향을 전환해야 하는 일도 생겼습니다. 이 게임을 여럿이서 함께 즐기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저의 경우에는) 추리소설을 읽듯, 혼자서 수사를 진행하며 혼자 놀기의 진수를 만끽하는 중입니다. 추리력도 추리력이지만, 차분히 수사를 진행하는 인내력도 필요한 게임입니다. "세계 최초, 세계 최대의 방탈출 이벤트 업체"가 만든 게임북이라고 하니 방탈출 게임을 좋아하는 독자들에게 도전을 권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