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점가의 하이라이트는 늦은 오후부터 시작된다. 저녁을 앞두고 장을 보러 온 사람들과 자전거 행렬로 상점가는 순식간에 생기가 돌기 시작한다. …… 화려한 도심에서는 미처 보이지 않는 생활 속의 일본을 엿볼 수 있는 상점가. 관광객들로 북적이는 뻔한 곳이 아닌 사람 냄새가 폴폴 나는 진정한 일본을 느끼고 싶다면 이곳이 정답이다"(65).
이 책은 마치 어릴 적 뛰어놀던 골목 속으로 추억 여행을 온 듯한 착각에 빠지게 만듭니다. 화려하고 현대적인 도쿄가 아니라, "어딘가 촌스러운 옛날 풍경"이 남아 있는 도쿄 사람들의 일상 속으로 들어가기 때문입니다. <소소 동경>이 묘사하는 도교의 일상은 어딘가 익숙한 풍경입니다. 우리네 소소한 일상과 많이 닮아서 그런지 묘사하는 글이 한 편의 정겨운 시처럼 읽히기도 합니다. "상점들이 다닥다닥 줄지어 있고 크고 작은 집들이 오밀조밀 모여 있는 골목. 해가 질 때쯤 자전거를 타고 장을 보러 온 사람들로 활기를 띠는 상점가, 골목 한쪽 구석에서 지글지글 구워지는 닭꼬치와 함께 이른 저녁부터 맥주 한잔 기울이는 동네 사람들"(18).
<소소 동경>은 누군가의 특별하지만 소소했던 경험이, 그 행복했던 순간이, 우리 마음에 즐거운 울림을 주는 책입니다. 적막했지만 편안한 느낌이 드는 동네 단골가게에서의 식사, 거대한 후지산 그림이 걸려 있는 대중목욕탕에서 할머니 부대와 함께 목욕을 하며 수다를 떠는 장면들, 오래된 추억이 간질간질 되살아나는 구불구불한 골목의 풍경, 흐르는 소면을 젓가락으로 건져 먹었던 즐거움들이 보통날의 소박한 행복이 무엇인지 느끼게 해주기 때문입니다.
<소소 동경>은 예쁜 책입니다. 동경을 바라보는 마음이 예쁘고, 그래서 동경의 일상을 담아낸 사진이 예쁘고, 동경을 추억하는 글이 예쁘고, 살아온 날들이 예쁜 책입니다. 그래서 이것이 여행과 관광의 차이구나 하는 것을 새삼 깨닫게 해주는 책이기도 합니다. 지루한 일상에 즐거운 울림을 주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해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