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화로 보는 일리아스 명화로 보는 시리즈
호메로스 지음, 김성진.강경수 엮음 / 미래타임즈 / 2018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일리아스>는 일리오스(트로이아)의 이야기라는 뜻인데, 10년간에 걸친 트로이아 전쟁 중 그 마지막 해를 다루었으며, 전사들의 무용담이나 영웅들의 이야기, 결투 따위를 내용으로 하고 있다"(500).


현존하는 그리스 최대 최고의 대서사시요, 서양 최초의 문학 작품으로 "필독서 맨 앞자리"를 차지한다는 <일리아스>는 전쟁과 전쟁 영웅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성경은 창조주께서, 그러니까 경쟁자 없는 한 분 하나님이 아름다운 예술작품을 만들어 내듯이 아름다운 질서가 있고 체계가 있는 세상을 창조하셨다고 전하는데, 인간들은 지략과 권모와 술수가 난무하고, 혼돈과 폭력이 뒤섞인 전쟁, 그러니까 전사가 전투에서 승리하는 방식으로 세계가 만들어진다는 이야기를 더 선호하는 듯합니다. 예술가보다 전쟁 영웅을 더 원하는 것일까요?

무엇을 위한 전쟁인가는 중요하지 않아 보입니다. 오직 승자가 필요할 뿐이지요. 강함에 대한 동경과 환상이 우리 속에 숨어 있는 듯합니다. <일리아스>는 "누가 영웅인가"를 묻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재밌는 것은 힘의 세계, 폭력으로 다스려지는 세계를 격동시키고, 이끌어가는 원동력은 다름 아닌 사랑이라는 것입니다. 신들도, 전쟁 영웅들도, 사랑 앞에서는 나약한 포로가 되고, 사랑을 위한 투쟁이 결국 서로를 죽고 죽이는 크고 작은 전쟁을 불러 일으킵니다. 때문에 <명화로 보는 일리아스>는 힘찬 근육과 용맹한 모습의 전사만큼이나 관능적인 남녀의 모습이 넘쳐 납니다. 결국 사랑을 차지하는 자가 영웅이라는 뜻일까요? 그러나 뺏고 빼앗기는 사랑과, 승리와 패배를 반복하는 전쟁에서 영원한 승자는 없다는 것이 <일리아스>의 결론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테티스의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킬레우스가 불멸의 몸을 얻을지라도 전쟁 중에 죽음을 맞을 운명이다"라는 신탁의 예언을 받고 태어났기 때문에 그녀는 노심초사하였다. 테티스는 제우스의 제안대로 아기 아킬레우스를 이승과 저승 사이에 흐르는 스틱스 강물에 담겼다. 그러나 그녀가 잡고 있었던 발목 부분엔 강물이 닿지 않았기 때문에, 발목 뒤 힘줄은 아킬레우스가 상처를 입을 수 있는 치명적 약점으로 남았다. 이 전설에서 치명적인 약점을 뜻하는 '아킬레스건'(아킬레스는 아킬레우스의 라틴어 발음)이라는 단어가 유래했다>(31-33).

지금까지도 <일리아스>에서 가장 사랑받는 영웅은 아킬레우스가 아닐까 싶습니다. 영화 <트로이>에서 '브래드 피트'가 아킬레스(아킬레우스) 역을 연기한 탓일지도 모르지만요. 삼손과 드릴라처럼 영웅 아킬레우스를 죽음으로 이끈 것은 아름다운 여인이었습니다. 폴릭세나의 아름다운 모습을 보고 그녀에게 반한 아킬레우스는 그녀에게 열정적인 사랑을 맹세하지만, 폴릭세나는 아킬레우스의 약점이 발뒤꿈치라는 사실을 알아내어 파리스에게 은밀히 귀뜸해줌으로써 우리의 영웅 아킬레우스는 너무도 허무한 죽음을 맞이하고 맙니다(468). 

<명화로 보는 일리아스>는 "오로지 힘과 지략이 넘치는 전쟁터에서 진정한 영웅의 면모를 보여주는" 이는 헥토르라고 해석합니다. 비록 아킬레우스에게 패배하기는 했지만, 진정한 영웅은 "가장 뛰어난 맹장이지만 자신의 분노를 다스리지 못했던" 아킬레우스가 아니라, "인간적으로 따뜻했고, 나라에 충성하고, 군사들을 아꼈던" 헥토로라는 것입니다(462).

<명화로 보는 일리아스>는 일리아스의 방대한 스토리를 이해할 수 있도록 편집된 책입니다. 유명 화가들의 생생한 명화는 스토리 이해는 물론, 명화 그 자체를 감상하는 재미를 더해줍니다. <일라이스> 정독에 몇 번이나 도전했다 실패한 경험에 비추어 보면, 가장 읽기 쉽고 편한 책입니다. 편집점에 따라 스토리 연결이 조금 끊기는 듯한 느낌이 드는 부분도 있지만, 지금까지 읽었던 어떤 책보다 재미있었고, 무엇보다 <일리아스>의 전체 줄거리를 파악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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