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저마다 가슴에 깊은 우물 하나쯤은 가지고 있어 제 속으로 저 혼자 깊어 간다. <베를린 천사의 시>라는 영화에서처럼 '나는 왜 저 사람이 아니고 나일까, 저 사람은 왜 내가 아니고 저 사람일까' 하는 마음속의 고독한 성찰이 위대한 철학을 발생시켰다. 수학도 철학과 그 뿌리를 같이하므로, 다르지 않다. 수학은 다분히 철학적이다. 수학 속엔 문학과 예술, 역사와 인생이 숨어 있다"(57).
<소설처럼 아름다운 수학 이야기>는 수학은 단순히 숫자를 다루는 학문이 아니라는 것, 수학은 음악이며, 문학이며, 놀이이며, 움직이라는 것, 우리가 살고 있는 자연계 그 자체가 수학적이라는 것, 신은 알고 보면 초월적인 기하학자라는 것을 흥미롭게 가르쳐주는 책입니다. 어느 날 갑자기 수학천재로 태어난 것이 아니라, 자신만의 역사를 가지고 수학적 세계로 들어가는 길을 내기 위해 "예술가처럼 영감을 기다리며, 뼈아프게 철학"(241)한 수학자들의 이야기도 들려줍니다. 피아노를 배우는 것과 같이 어떻게 하면 수학을 손으로 몸으로 익힐 수 있는지에 대한 힌트도 제공합니다.
밑줄을 많이 그으면서 읽은 책입니다. 홀로 생각할 시간을 찾고 싶을 때, "역사 속 수학 이야기"(2장)를 한 단원씩 천천히 읽어도 좋을 듯합니다. 할 일 없는 사람처럼, 절대 빨리 읽어서는 안 되는 책처럼 말입니다. 이 책을 읽으니 어떤 과목이든 문제를 잘 풀려면 문제를 이해할 수 있는 독해력, 즉 국어 실력이 좋아야 한다는 말이 생각납니다. 수학도 공식이나 문제풀이가 아니라, 이렇게 이야기로도 배울 수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기 때문입니다.
"영혼 속에서 시를 노래하지 않고서는 수학자가 될 수 없다."
- 소피아 코발레스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