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찾아 돌아오다
기욤 뮈소 지음, 김남주 옮김 / 밝은세상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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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으면서 난 두 개의 영화를 내 머리 속에 떠올렸다. ‘나비효과’와 ‘If Only’. 어찌 보면 결말도 굉장히 뻔하다고 생각될지도 모른다. 그러나 단순히 생각하기에는 책은 나에게 아련하게 다가왔다고 해야 할까.

주인공 에단은 성공한 정신과 의사이다. 그가 쓰는 책은 베스트셀러가 되고, 사람들은 그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세미나에 참석하고 귀를 기울인다. 그러나 에단은 자신이 하는 말과 전혀 모순되는 삶을 살고 있다. 약에 의존하면 안 된다고 말하지만 정작 약을 하는 사람은 자신이다.

그러나 어느 날 아침에 자신의 침대에서 일어났는데 전날 밤은 기억에 없고 옆에는 여자가 누워있다. 출근하기 위해 주차장으로 나갔더니 자신이 애지중지하는 차가 망가져 있다. 아침에 두 가지 일을 시작으로 일에 있어 크게 성공한 에단에게는 치명적인 사고가 줄줄줄 터진다. 에단은 삶에서 무엇이 중요한지 깨닫고, 그리고 잘못된 일들을 고쳐나가기 위해 노력한다.

하나하나 쉬이 넘길 수 없는 잘 짜인 구성과 숨이 막히도록 빠르지도 그렇다고 너무 느리지도 않게, 읽는 사람의 마음을 쥐락펴락 하는 전개 속도. 그리고 후반으로 갈수록 점점 드러나는 진실들. 책을 읽기 시작한 그 순간부터 마지막 장을 덮을 때까지 이러한 점 때문에 책을 손에서 떼기 힘들었다.

책에서는 ‘운명’과 ‘카르마’, 그리고 ‘삶’이란 것을 중요하게 다루고 있다. 과연 사람은 ‘삶’을 살아가면서 정해진 ‘운명’을 바꿀 수 있는 것인가? 아니면 ‘운명’이라는 것은 절대로 바꿀 수 없는 것인가.


한 번뿐인 인생이 무엇인지,
나에게 중요한 것은 무엇인지,
그리고 사랑이란 것은 무엇인지를
곰곰이 생각하게 만드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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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찾아 돌아오다
기욤 뮈소 지음, 김남주 옮김 / 밝은세상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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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계단 - 제47회 에도가와 란포상 수상작 밀리언셀러 클럽 29
다카노 가즈아키 지음 / 황금가지 / 200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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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이라는 숫자는 서양에서는 불길한 의미로 상징되는 숫자이다. 13계단이라는 상징적인 의미를 책을 읽으면서 알게 되었을 때 나에게는 서양에서의 의미와 함께 13계단의 상징이 다가왔다. 사형으로 가는 13가지 과정의 단계이자 책에서 일어나는 사건에서 또 한 번 등장한다.

책은 교도관의 ‘마중’을 귀로 듣는 사형수의 극심한 공포와, 상해치사죄를 저질러 교도소에 들어간 한 청년의 가석방으로 시작된다. 책을 읽다 보면 전혀 관계없는 듯이 보이는 10년 전의 두 개의 사건이 묘하게 서로 얽혀 들어가며 내용이 이어진다. 책의 전반적인 내용은 사형 집행을 기다리는 사형수의 누명을 벗겨주기 위하여 두 사람이 단서를 찾고, 사건을 해결하는 내용이다. 책에 전반적으로 깔린 복선으로 인하여 ‘설마, 이 사람이 범인일까?’라는 생각이 계속해서 들게 만든다.

시시각각 다가오는 ‘사형 집행일’ 때문에 내용은 숨가쁘게 돌아가지만 책은 모자란 것도, 그렇다고 넘치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깔끔하다. 아마 읽고 난 후에 잘 읽었다, 재미있게 읽었다, 그리고 좀 더 이랬으면…이라는 아쉬움이 들지 않은 것은 라는 생각이 든 것은 다 이런 이유 때문일 것이다. 또한 사형 집행일 전에 사건을 해결하려는 상황에서 ‘나의 꿈’을 이야기 하는 평화로운 분위기와 읽다가 웃게 만들 수 있는 힘도 있다.

384쪽의 분량이면 조금은 부담되는 양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13계단은 이러한 분량을 잊어버리게 만들 정도로 흡입력 있게 사람을 빨아들인다. 아직까지는 더운 여름, 나는 13계단으로 잠시나마 무더위를 잊어버릴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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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찾아 돌아오다
기욤 뮈소 지음, 김남주 옮김 / 밝은세상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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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단은 마구 소리라도 질러 카메라맨을 쫓아내고 싶었지만 괜한 시빗거리를 만들게 될까봐 단념했다. 지금 당장 그가 바라는 건 아무도 없는 공간에 혼자 있는 것이었다. 커튼을 내리고 죽도록 퍼마시고 싶었다. 보드카로 뇌를 씻어내고 환각상태에 빠져들어 일시적이나마 포근한 느낌, 보다 편안한 느낌을 만끽하고 싶었다. 셀린이 여전히 그를 사랑해주는 곳, 골판지 상자 속에서 한뎃잠을 자는 사람들이 없는 곳, 폭탄을 장착한 차량이 거리에서 폭발하지 않는 곳, 만년설의 정상이 시시각각 녹아내리지 않는 곳, ‘캔서Cancer’가 암이 아니라 그저 별자리 중 하나인 ‘게자리’인 그런 세상으로 가고 싶었다.-68쪽

"우리가 살고 잇는 지구에서 하루에 약 삼천 명이 자살로 죽어갑니다. 그러니까 삼십 초마다 한 사람씩 자살하는 셈입니다."
30초마다 한 사람씩 자살하다니? 자, 한번 세어보자.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한 사람이 자살하다.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또 한 사람이 자살하다.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또 한 사람이 자살하다.
정말 놀라운 속도 아냐?-76~77쪽

"운명의 완강한 흐름에 맞서 인간이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정해진 죽음을 막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없다는 듯입니다."
커티스가 나직이 중얼거렸다.
에단은 너무나 기가 막혀 뭐라 반박하는 대신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눈을 들어 택시의 백미러에 걸어놓은 묵주를 쳐다보았다. 은과 자개로 된 묵주가 앞 유리를 배경으로 백미러에 매달려 있었다.
"운명에 맞서 싸우려드는 건 헛된 망상일 뿐이죠."-81쪽

"당신은 정말로 이 세상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이 운명에 의해 정해져 있다고 믿습니까?"
에단이 비아냥거리는 어조로 물었다.
"절대적으로 그렇다고 확신합니다. 시간이란 책의 낱장과 흡사하니까요. 우리가 육십육 쪽을 읽고 있을 때, 육십칠 쪽과 육십팔 쪽은 이미 쓰여 있습니다."
"그럼 우연이 맡은 역할은 뭐라고 생각하죠?"
커티스는 고개를 내저었다.
"내 생각에 우연이란 존재하지 않습니다. 아니 우연이 바로……신이죠. 그래요, 우연이란 잠행하는 신입니다."
"그럼 인간의 자유의지는 뭡니까?"
"인간이 자유의지라고 믿는 건 허상일 뿐입니다. 우리는 그 허상에 중독되어 운명이 결정한 사태에 맞서 뭔가 할 수 있지 않을까 착각하게 됩니다. 실제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데도 말이죠. 가끔 이런 생각을 해본 적 있습니까? 운명의 신이 미소를 지어 보이는 사람이든, 악착같이 괴롭히는 사람이든 결국 똑같다는 생각 말입니다."-82~83쪽

"네가 잊지 말아야 할 건, 산다는 건 곧 위험을 무릅쓰는 것과 같다는 사실이란다."
"위험을 무릅쓴다고요?"
제시가 물었다.
(중략)
"실패와 고통, 손실을 무릅쓰는 위험 말이다."
제시는 그가 한 말의 의미를 잠깐 동안 생각하는 듯했다.
에단은 아이에게 더욱 설득력 있게 보이고 싶어 하며 말을 이었다.
"행복을 실감하기 위해서는 먼저 고통을 경험해봐야 하는 거란다. 인간은 불행에 저항하는 노력을 통해 행복을 쟁취할 수 있으니까."
"말이야 쉽죠."
아이가 어깨를 으쓱해 보이며 한마디 했다.
"그럴지도 모르지. 하지만 무엇보다도 중요하고 분명한 사실이란다."
"그럼 아저씨는요? 아저씨는 지금 행복해요?"-218쪽

"어릴 때에는 자기 부모에게 장점만 있다고 믿고 맹목적으로 사랑하지. 조금 자라면 상상한 것만큼 그들이 완벽하지 않다는 이유로, 그들이 가끔 실망시킨다는 이유로 부모를 미워하기도 하지. 하지만 좀 더 나이를 먹게 되면 부모의 결점을 받아들이는 법을 배우게 된단다. 왜냐하면 사람은 누구나 결점을 갖고 있으니까. 그러니까 어른이 된다는 건 그런 건지도 모르지."-223쪽

"당신은 분노를 다스려야 합니다."
시노가 안타깝다는 듯 말했다.
"한 가지 가르쳐 줄까요? 싯다르타 선생의 생각과는 달리 분노란 곧 생명력이죠."
"당신이 언젠가는 평화를 찾기를 바랍니다."
"난 평화 따윈 원하지 않아요. 난 줄곧 전쟁을 벌일 거요. 전쟁은 투쟁이고, 투쟁을 멈추면 인간은 죽는 거니까."
한 순간 두 남자는 주먹다짐이라도 할 것처럼 서로를 노려보았다. 이윽고 에단은 고개를 돌리고 서글픈 눈길로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하늘에는 별도 달도 보이지 않았지만 구름 너머 어딘가에 분명 있으리라.-28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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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처드 F. 버턴 영역, 김하경 편역 / 시대의창 / 2006년 7월
구판절판


"인색한 성자보다는 인색하지 않은 죄인이 더 낫다"-102쪽

"명예와 영광, 영토와 왕궁, 재보와 모든 걸 손에 쥐고 있는 칼리파인가, 아니면 무도한 폭군 마르완 총독인가, 아니면 굶주린 배를 움켜쥔 빈털터리 아라비아 인인가. 어느 쪽을 택할 것인가?"
그러자 스아드는 그 자리에서 노래를 지어 불렀다.

궁핍과 배반에 울고 누더기를 걸친 이야말로
내 뜨거운 핏줄이 닿은 누구보다 그리운 사람.
왕관을 쓰신 임금님보다도, 총독 마르완보다도,
세상의 권세나 재물을 차지한 어떤 사람보다도.

스아드는 이어서 말했다.
"저는 무상한 운명의 놀림거리가 되고 부실한 운명에 시달릴지라도 결코 남편을 버리지 않겠습니다. 우리 사이는 오래된 애틋한 정과 서로에 대한 믿음으로 엉켜 있고, 더욱이 마음에서부터 우러나오는 사랑이 충만하기 때문입니다. 행복한 시절에 기쁨을 나눴듯이, 부디 불행한 시절의 고난도 함께 나누도록 허락해 주십시오."-117~118쪽

사람들 저마다 가슴 속 생각은 비슷해도
정작 그 하는 일은 저마다 천지차이라네.
개중에 현자가 있으면 바보도 있으리니,
빛을 잃어 뿌옇게 흐린 별이 있는가하면
밤 깊을수록 영롱하게 빛나는 별도 있네.-15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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