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예와 영광, 영토와 왕궁, 재보와 모든 걸 손에 쥐고 있는 칼리파인가, 아니면 무도한 폭군 마르완 총독인가, 아니면 굶주린 배를 움켜쥔 빈털터리 아라비아 인인가. 어느 쪽을 택할 것인가?"
그러자 스아드는 그 자리에서 노래를 지어 불렀다.
궁핍과 배반에 울고 누더기를 걸친 이야말로
내 뜨거운 핏줄이 닿은 누구보다 그리운 사람.
왕관을 쓰신 임금님보다도, 총독 마르완보다도,
세상의 권세나 재물을 차지한 어떤 사람보다도.
스아드는 이어서 말했다.
"저는 무상한 운명의 놀림거리가 되고 부실한 운명에 시달릴지라도 결코 남편을 버리지 않겠습니다. 우리 사이는 오래된 애틋한 정과 서로에 대한 믿음으로 엉켜 있고, 더욱이 마음에서부터 우러나오는 사랑이 충만하기 때문입니다. 행복한 시절에 기쁨을 나눴듯이, 부디 불행한 시절의 고난도 함께 나누도록 허락해 주십시오."-117~118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