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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계단 - 제47회 에도가와 란포상 수상작 ㅣ 밀리언셀러 클럽 29
다카노 가즈아키 지음 / 황금가지 / 2005년 12월
평점 :
13이라는 숫자는 서양에서는 불길한 의미로 상징되는 숫자이다. 13계단이라는 상징적인 의미를 책을 읽으면서 알게 되었을 때 나에게는 서양에서의 의미와 함께 13계단의 상징이 다가왔다. 사형으로 가는 13가지 과정의 단계이자 책에서 일어나는 사건에서 또 한 번 등장한다.
책은 교도관의 ‘마중’을 귀로 듣는 사형수의 극심한 공포와, 상해치사죄를 저질러 교도소에 들어간 한 청년의 가석방으로 시작된다. 책을 읽다 보면 전혀 관계없는 듯이 보이는 10년 전의 두 개의 사건이 묘하게 서로 얽혀 들어가며 내용이 이어진다. 책의 전반적인 내용은 사형 집행을 기다리는 사형수의 누명을 벗겨주기 위하여 두 사람이 단서를 찾고, 사건을 해결하는 내용이다. 책에 전반적으로 깔린 복선으로 인하여 ‘설마, 이 사람이 범인일까?’라는 생각이 계속해서 들게 만든다.
시시각각 다가오는 ‘사형 집행일’ 때문에 내용은 숨가쁘게 돌아가지만 책은 모자란 것도, 그렇다고 넘치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깔끔하다. 아마 읽고 난 후에 잘 읽었다, 재미있게 읽었다, 그리고 좀 더 이랬으면…이라는 아쉬움이 들지 않은 것은 라는 생각이 든 것은 다 이런 이유 때문일 것이다. 또한 사형 집행일 전에 사건을 해결하려는 상황에서 ‘나의 꿈’을 이야기 하는 평화로운 분위기와 읽다가 웃게 만들 수 있는 힘도 있다.
384쪽의 분량이면 조금은 부담되는 양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13계단은 이러한 분량을 잊어버리게 만들 정도로 흡입력 있게 사람을 빨아들인다. 아직까지는 더운 여름, 나는 13계단으로 잠시나마 무더위를 잊어버릴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