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의 본질은 ‘신성한 권능‘이고, ‘삼라만상의 총체적인 질서‘이며, ‘지혜의 정수‘였다. - P38

인안나는 일단 한번 수틀리면 천제 ‘안‘이나 엔키에게도 겁 없이 덤벼드는 신이었다. 하고 싶은 말을 거침없이 마구 털어놓고 대들고 따지는, 때론 되바라져 보이기까지 한 그녀의 앙칼진 성질을 아무도 막을 수가 없었다. 인안나는 그런 신이었다. - P44

수메르 만신전에서 엔키보다 더 지혜로운 신은 없었다. 어떤 신도 그의 창조력과 판단력을 따라갈 수 없었다. 그런 천하의 엔키가 미인계의 수렁에 빠져 있었다. 뼈아픈 자충수였다. - P54

‘메‘의 탈환은 끝내 실패했다. 반전은 없었다. 한 번 쏴버린 화살은 돌아오지 않았고, 엎질러진 물은 주워 담을 수 없었다. 종국으로 엔키의 메는 인안나에게 완전히 넘어갔다. - P59

‘안‘의 장자이자 서자(庶子)인 엔키는 엔릴보다 먼저 지상으로 강림하였다. 그는 땅을 개척하고, 늪지 위에 ‘에리두‘라는 최초의 도시를 건설하였다. 처음에는 엔키가 땅의 지배자였다. 생명력의 화신 엔키는 ‘창조자‘라는 의미를 지닌 ‘누딤무드‘라고도 불렸다. - P69

엔릴은 ‘바람의 신‘이었다. 그로부터 한 번 ‘입에서 나온 바람‘은 신명이 되어 천지를 뒤흔들었다. 세상의 모든 자비와 저주가 그의 입에서 나왔다. 정말 위대한 신이었다. 이제부터는 엔릴의 세상이었다. 그는 ‘안‘의 후계자가 되어 수메르 신전에서 가장 강력한 신이 되었다. - P69

인안나가 저승으로 내려온 이유로 구갈안나의 장례식에 참석한다는 것은 그럴듯 했다. 그렇지만 정작 그의 죽음을 몰고 온 장본인이 누구였던가. 설사 길가메쉬와 엔키두가 그를 죽였더라도, 에레쉬키갈라의 신랑을 죽게 만든 근본적인 이유는 인안나의 기질 때문이었다. - P94

아다파는 엔키의 아들로 태어난 최초의 인간이었다. 그는 엔키의 도시 에리두에서 현자(賢者)가 되었다. 엔키는 그에게 하늘로 오르는 법과 신들이 품고 있던 땅의 계획을 말해주었고, 신들이나 갖고 있던 분별력을 심어주었으며, 이름까지 만들어주었다. - P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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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였는지는 모른다. 우주의 처음은 바다였다. 어디에서부터 생겨났는지도 모른다. 끝없는 바다만 있었다. 바다였다. 그랬다. 바다만 있었다. 원시의 바다는 여신 ‘남마‘였다. - P25

세상천지의 기운을 몽땅 손아귀에 넣고도 성이 차지 않았다. 그것이 인안나였다. 권세와 부귀를 모조리 누려도 만족스럽지 못했다. 그것이 인안나의 심보였다. 사랑을 차지하고 야망을 이루기 위해 남신들과 남성들을 한껏 농락했어도 멈추지 않았다. 그것이 인안나의 삶이었다. 수메르의 운명을 제 마음대로 좌지우지했다. 그래도 속이 근질거렸고, 그래도 오금이 쑤셨으며, 그래도 안달을 떨었다. 그것이 인안나의 기질이었다. - P27

저승까지 차지한다면, 천지사방의 지혜와 더불어 하계의 지혜까지 한데 모을 수만 있다면, 정말로 그럴 수만 있다면, 그렇게만 된다면 누릴지도 모를 최고신의 영광, 이것이 여신의 속내였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저승은, 그녀에게, 불모지나 다름없었다. - P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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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적 구역이 작아질수록 정확히 여론조사를 실시하는 것이 더 어려워진다. - P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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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 고객을 위해 사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다는 것은, 의도적이든 우연이든 간에 고객의 입맛에 맞게 조사결과를 왜곡할 수 있기 때문에 투명성이 결여되는 위험이 있다. - P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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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질문은 논쟁의 양측을 모두 제시하거나 반대의견들을 짝지어주고 사람들에게 무엇이 가장 자신의 의견을 잘 반영한 문장인지를 묻는 것이다. - P148

여론조사 질문에 소규모 정당들을 포함하는 일은 이들의 지지율을 과장하는 위험성을 지닌다. 소규모 정당들에게 있어 가장 큰 문제는 대중들이 이들에게 주목하도록 만들어서, 이들에게 투표하는 것이 사표가 아닌 더 큰 정당들과 동등한 수준으로 진지하고 합당한 선택으로 보이게 된다는 것이다. 여론조사기업이 이들을 질문에 포함할 경우, 이는 본질적으로 응답자들에게 이 정당이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 된다. - P151

사람들은 대개 우리가 가설의 사건에 어떻게 반응할 것인지를 예측하는 데에 상당히 서투르다. 그 사건들의 결과가 예측 불가능해질수록, 우리는 우리가 어떻게 반응할 것인지를 제대로 예측할 수 없게 된다. - P156

민주주의에서 정치는 투표로 귀결된다. 가장 인기 있는 정당 대표가 된다고 해서 선거에서 이긴다는 의미가 아니다. 그날의 가장 핫한 쟁점에서 가장 인기 있는 입장을 취한다고 해서 선거에서 이긴다는 의미가 아니다. 중요한 것은 투표이고, 최종적으로 권력을 안겨주는 것은 투표에서 비롯된 의석이다. - P1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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