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는 아이들의 불행에대해 각자가 감당해야 할 몫을 다하고 있었다. 하지만 자기 몸으로 낳은 짐승 같은 자식 넷을 구원할 수 있으리라는 희망이 사라지자, 부부는 그 모든 운명을 남의 탓으로 돌릴 수밖에 없었다. 이러한 태도는 열등한 존재의 고유한 특성이다. - P77
"엄마! 엄마……!" 더는 소리칠 수가 없었다. 아이들 중 하나가 베르티타의 목을 누르더니, 닭털이라도 되는 양 머리채를 움켜잡았다. 그러는 사이, 다른 아이들은 베르티타의 다리 한쪽을 잡고 부엌으로 질질 끌고 갔다. 그날 아침에 잡은 닭의 피가 여전히 고여 있는 부엌에서아이들은 베르티타를 꽉 붙잡은 채, 몸에서 서서히 생명의 기운을 빼냈다. - P83
사육제 마지막날이었다. - P9
"폐하께서 이제까지 상승불패常勝不敗하실 수 있었던 까닭은 역사를움직이셨기 때문입니다. 왜 이번에만 수수방관하신 채 역사가 움직이기를 기다리신단 말입니까?" - P51
『신념이란 잘못이나 어리석은 행위를 정당화하기 위한 화장에 불과하다. 화장이 두꺼울수록 그 밑의 얼굴은 추악하다.』 - P115
"애초에 종교란 권력자들에겐 편리한 거지. 민중이 맛보는 모든 불행이 정치제도니 권력의 폐단 때문이 아니라 너희의 믿음이 부족한 탓이라고 세뇌를 하면 혁명을 일으키려는 생각 따윈 안 할 테니 말이야." - P138
와인에도 보석에도 전문가가 있으니 지식은 그들에게 맡기면 되며, 자신들에게 필요한것은 신뢰하기에 충분한 전문가를 간파하는 눈이었다. - P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