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나라와 한나라 사이에는 수많은 전투가 벌어졌지만, 생사와 존폐를 결정하는 승부라기보다는 양군 전력의 강약과 우열이 지루하게 교차하는 형태로 변해 갔다. - P12

한신의 대군이 형양을 떠나 서쪽으로 갔다는 소문이 돌자, 먼저 그런 걱정이 한창 치솟던 초나라 장졸들의 기세를 한풀 꺾어놓았다. - P13

"머지않아 머리 없는 귀신이 될 자가 아직 입은 살아서 큰소리로구나. 다시 한번 깨우쳐 주거니와, 그 변변찮은 머리라도 어깨 위에 남겨 두려거든 지금이라도 어서 서초로 돌아가는 게 어떠냐?"
그리도수하가 그렇게 한 번 더 초나라 사신의 허파를 뒤집었다. - P34

어디서 무슨 소리를 들었는지 패왕 항우는 이번에도 범증의 말을 듣지 않았다.
"장막 안에서 천하의 형세를 따지고 계책을 짜는 데는 아부가 낫겠지만, 싸움터를 달리며 승패의 기미를 살펴 적을 무찌르는 데는 과인이 앞설 것이오. - P44

패왕의 명을 받은 장수들은 저마다 조나라의 성을 들이쳐 멋대로 사람을 죽이고 불을 놓고 재물을 빼앗았다. 그렇게 되자 처음에는 두 세력 사이에 끼여 어쩔 줄 몰라 하던 조나라의 인심이 차츰 한신과 장이 쪽으로 돌아섰다. - P46

이제부터 대왕께서는 또 한번 거록의 싸움을 치른다는 심경으로 힘과 물자를 모두 형양에 집중하신 뒤에 적이 숨 돌릴 틈없이 매섭게 들이치셔야 합니다. 한신이나 팽월, 장이의 무리가 구원을 오기 전에 형양성을 우려 빼고 유방을 목 베어야만 천하가 대왕의 다스림 아래 안정될 것입니다. - P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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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신도들은 그를 마하사마트만(Mahasamatman)이라고 부르고그를 신으로 섬겼다. 그러나 그 자신은, 위대하다는 뜻의 〈마하(Maha)>와 영혼을 뜻하는 <아트만(atman)>이라는 앞뒤의 말을 떼어버리고 그냥 샘(Sam)이라고 불리기를 원했다. - P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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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가장 증오하는 나 무명화를 머지않아 보게 될 것이다. 역사는 왕을 죽인 자로 영원히 나를 기억하리라.
무명화는 반정이 일어난다는 사실을 아는 듯했다. - P403

"왕의 가족에게는 자비를 베풀 수 없지. 첩과 아들들은 독으로벌하고, 왕의 수많은 죄에 눈 감았던 왕자들은 처단해야 마땅해. 모든 왕족과 대신은 방관한 죄로.." - P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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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왕 항우는 한왕 유방에게 항복했다 되돌아온 왕들을 이전과 달리 너그럽게 받아들였다. 모두 지난 죄를 묻지 않고 봉지를 되찾을 때까지 자신을 따라 싸우는 것을 허락했다. - P175

패왕이 엉뚱하게도 한왕을 뒤쫓는 대신 제나라를 다시 치겠다고 하자 범증은 애가 탔다. 귀담아 그 말을 들어줄 만한 사람은 모두 내세워 패왕의 뜻을 바꿔 보려고 애썼다. - P177

‘아부)의 수단이 너무 비루하구나. 아무리 일이 급하기로서니 한낱 궁궐 안의 여인네에게까지 손을 내민단 말이냐.‘ - P178

"대왕, 그게 바로 한왕 유방입니다. 유방이 그와 같은 자이기 때문에 신은 대왕께 그자를 어서 잡아 죽이라고 재촉하는 것입니다." - P181

이제 바람은 대왕 편에 섰습니다. 부디 이 좋은 기회를 놓치지 마십시오. 하루빨리 대군을 일으켜 형양으로 가서 유방을 사로잡고 천하 형세를 결정지으십시오!"
범증이 마침 좋은 기회를 얻었다는 듯 다시 한번 패왕을 부추겼다. - P186

대장군 한신도 팽성의 참패에서 받은 충격 때문인지 사람이 달라진 듯 변해 있었다. 한왕을 따라 팽성에 들 때까지만 해도 남아 있던 서생 티는 이제 깨끗이 벗겨지고, 일군의 총수다운 과단성과 위엄을 갖추었다. - P188

내 남아 대장부로 태어나 어찌 일생에 두번씩이나 항복으로 목숨을 구걸하겠는가. 그래도 명색 한 땅의 임금이었으니 임금답게 죽을 뿐이다.‘
장함은 그렇게 자신을 다잡으며 빼 든 칼로 제 목을 찔러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 P205

위나라 정벌의 뒤처리까지 마친 한신은 형양으로 돌아가는 대신 다시 동쪽 조나라로 눈길을 돌렸다. - P233

한왕은 고심 끝에 장이를 닮은 사람의 목을 잘라 진여를 속이고 그를 한편으로 끌어들였다.
그런데 팽성 싸움을 통해 장이가 멀쩡하게 살아 있다는 것이 알려지자 진여는 하루아침에 한왕을 저버리고 초나라로 돌아서버렸다. - P236

"범증이 항왕을 달래 제나라와의 화호를 받아들이게 했다고 합니다. 그 바람에 초나라는 동북쪽을 걱정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또 항왕은 구강왕 경포에게 잇따라 사자를 보내 함께 출병하기를 권하고 있는데, 경포도 차츰 마음이 바뀌고 있는 것 같다고 합니다." - P261

"아무래도 여기까지 와서 조나라를 그대로 버려두고 군사를 모두 형양으로 돌릴 수는 없소. 사자께서는 먼저 돌아가셔서 이글을 대왕께 전해 주시오. 이대로만 하면 대왕께서 큰 낭패를보시지는 않을 것이오." - P262

위(魏)와 대(代)를 평정한 한신이 장이와 더불어 군사를 이끌고 조나라로 내려온다는 소문은 조왕 헐과 성안군 진여의 귀에도 들어갔다. 이에 그들은 대나라에서 조나라로 들어오는 길목이 되는 정형 길 조나라 쪽 어귀에 군사를 모아 놓고 기다렸다. - P263

반드시 뒤로는 더 물러날 수 없을 만큼깊은 물을 등지고 진을 쳐야 하오! - P274

먼저 지나간 한군이 지수 가에 진을쳤다는 말을 듣자 크게 소리 내어 웃으며 말했다.
"그것들이 많지도 않은 군사로 물을 등지고 진세를 벌였다고? 도대체 한신이란 더벅머리가 병법을 알기나 한다더냐? 예부터 배수는 흉이라 하였거늘..." - P276

"더 물러날 곳은 없다. 이기지 못하면 죽음이 있을 뿐이다. 어찌하겠느냐? 싸워 이겨 비단옷 걸치고 고향의 부모처자에게 돌아가겠느냐? 개돼지처럼 죽음을 당해 흰 뼈를 이 지수 가에 흩겠느냐?"
한신의 그런 외침에 잠시 지수 가가 조용해졌다. - P283

한신의 사자가 힘들여 달랠 것도 없이 연왕 장도는 스스로 한왕 밑에 들기를 빌었다. - P2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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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이 유 아무개도 끝인가. 교룡의 씨, 적제의 아들이란 것도 지어 내 퍼뜨린 한낱 허황된 거짓말로만 세상을 떠돌다가 잊혀지고 말 것인가. 아득한 푸른 하늘아, 나를 지어 이 땅에 보낸 뜻이 겨우 이거였더란 말이냐?" - P117

천하가 무엇이기에 그들과바꿀 수 있다는 것이냐. 그들의 목숨과 바쳐야만 얻을 수 있는천하라면 내 바꾸지 않으리라. 바꾸지 않으리라! - P120

범증은 하후영이 헤아린 것처럼 그리 어수룩한 사람이 아니었다. 태공 내외와 여후를 사로잡았다는 기별을 받고도 마음을 놓지 않았다
"이번에는 반드시 유방을 잡아 죽여야 합니다. 저 홍문에서처럼 또다시 유방을 달아나게 해서는 안 됩니다." - P130

하후영이 돌아보니 놀라 뻗대는 공자와 공녀의 팔을 움켜잡고 수레 뒤쪽으로 끌어가고 있었다.
"대왕, 무얼 하시는 겁니까?"
"아무래도 안 되겠다. 이것들 때문에 수레가 늦어진다. 이렇게 달려서야 어떻게 뒤쫓는 적을 떨쳐 버릴 수가 있겠느냐?" - P131

한왕이 다시 칼을 뽑아 들고 시뻘겋게 핏발 선 눈으로 하후영을 노려보며 꾸짖었다.
"어제 하루만 해도 과인의 한 목숨을 지키기 위해 얼마나 많은 장졸들이 죽을 구덩이로 뛰어들었느냐? 그렇게 건져 놓은 과인의 목숨을 저 못난 것들 때문에 잃어도 되겠느냐? 어서 그것들을 수레 아래로 내려놓아라. 그러지 않으면 네 목을 베겠다!" - P133

먼저 웃고 나중에 울게 된 꼴이 난 한왕 유방은 달랐다. 수십만의 장졸을 잃고 비참하게 쫓기는 신세가 되면서, 그동안의 자신을 돌아보니 모든 것이 후회스럽고 부끄럽기 짝이 없었다. - P139

장량이 그렇게 말해 놓고 다시 한 사람 뜻밖의 이름을 댔다.
"대왕께서 이미 거느리고 있는 장수들 가운데는 대장군 한신이 있습니다. 한신에게 따로 큰일을 맡기면 천하 한 모퉁이를 넉넉히 감당해 낼 것입니다." - P141

"알 수 없구나. 대장군이 이 군사 56만을 거느리고 항왕의 3만 군사를 막아내지 못하였다니. 실로 무엇에 홀린 듯하다."
한왕이 군사들을 둘러보다 탄식처럼 말했다. - P160

참으로 어리석고 못난 장수는 싸움에 지고도 아무것도 배우지 못해 같은 적에게 두 번지는 장수일 것입니다. - P1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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