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포트리스 1
댄 브라운 지음, 이창식 옮김 / 북스캔(대교북스캔) / 200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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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디지털 포트리스'(이하 '포트리스')가 댄브라운의 첫번째 책이라고 하니 그 후에 나온 '천사와 악마'와 '다빈치 코드'의 플롯 구조가 바로 여기서 출발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현재 1권만 읽은 상태에서 보자면 다른 댄브라운의 소설들처럼 빨리 읽히고 재미있는 소설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너무 식상한다... 모든 책들의 구조가 똑같은 것이다... 서장에서 의미를 남기고 한 사람이 죽는다... 사람을 죽이며 다니는 암살자가 있다... 죽은 사람이 남긴 의미를 찾고자 주인공이 노력한다... 처음에는 신선했어도 모든 소설이 다 그렇다면 문제가 아닌가?

게다가 책을 읽다 보니 시드니 셀던의 '최후 심판의 날의 음모'라는 소설과 구조가 비슷하다는 느낌도 살짝 든다... (표절이라고 외치고 싶은 마음은 없다... 하지만 보면서 좀 비슷한 플롯이라는 생각은 지울 수가 없었다...)

만약에 이 책을 처음으로 읽었다면 다른 생각은 없이 재미있게 읽었을 수 있겠지만 이미 뒤의 두 편의 소설을 읽은 나로서는 좀 심심하게는 느껴진다...

하지만 확실히 댄브라운은 뛰어난 이야기꾼임에는 틀림없다는 생각이 든다... 전문가적인 식견과 미스터리를 조합하는 능력은 정말 뛰어나다는 생각이 든다... 특히 내가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분야인 암호를 다루었기 때문에 안 살 수가 없는 책이었다...

댄브라운이 다음 책을 쓰고 있다는 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 설마 다음 책도 똑같은 구조로 나갈 생각이신지... 좀 말려 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독자들을 전문분야의 세계로 빠뜨려서 어리둥절하게 해 놓고서는 이미 만들어 놓은 미스터리 구조를 재탕 삼탕을 즐기는 작가가 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처음 읽으시는 분은 별 4개지만 댄브라운의 책 '천사와 악마'와 '다빈치 코드'를 읽으신 분에게는 별 3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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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키너의 심리상자 열기 - 세상을 뒤바꾼 위대한 심리실험 10장면
로렌 슬레이터 지음, 조증열 옮김 / 에코의서재 / 200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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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등학교 때 처음으로 프로이트(Freud, Sigmund)를 알게 되고, 심리학에 처음으로 관심을 가졌었다... 워낙 이것저것 관심이 분산되어 있었던 나는 박(博)은 있어도 정(精)은 없었다... 그건 지금도 마찬가지이다... 내 성격인걸...

 그 때는 프로이트가 심리학의 처음이였다... 정신분석에 관한 프로이트의 책들을 사읽고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융(Jung, Karl Gustav)의 심리학에도 관심을 가지게 원형(archetype)과 집단무의식(collective unconcious)에도 관심을 가지게 되고 결국 각국 신화(mythology)에까지 그 관심 영역을 넓히게 되었으니... 어쨌든 심리학은 나의 지식의 영역을 많이 넓혀 준 학문 분야가 아닐 수 없다...

 그런데 대학에 들어와서 처음 들은 교양 심리학 시간에 강사가 '심리학에서 정신분석은 이상심리를 분석하는 한 부분일 뿐이다'는 말을 했고... 그 후로 급속히 심리학에 관한 관심은 멀어져 갔다...

 처음에는 심리학을 열심히 공부하면 다른 사람의 마음을 읽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어처구니 없는 생각까지 했으니... 그래서 읽은 책이 메닝거(Mennigner, Karl Augustus)의 '인간의 마음'이라는 책이었다...

 사설은 여기까지 하고...

 일단 본 책을 살 때의 느낌은 각 심리학자들의 사상을 요약하여 실은 책일 것이라는 생각으로 책을 구매했다... 그런 다이제스트류의 책들은 한 번 읽고 대충 나온 사람들을 파악하여 다른 사람의 대화에 끼기에는 좋지만 역시 '박이부정(博以不精)'의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하지만 그냥 아는척하기 좋기 때문에 가끔 읽는 편이다... 그렇다고 그런 책을 많이는 읽지 않는다...

 이 책은 그런 종류의 책은 아니었다... 각기 다른 10개의 역사적 심리학 실험을 심리학과 출신의 저자가 실험의 후일담 등을 취재하여 에세이 형식으로 쓴 글이다...

 이 책의 제일 큰 미덕은 일반인이 흥미를 가질만한 심리학 실험들(정말 그렇게 충격적인 실험들이 있었다는 걸 이번에 처음 알았다)을 어렵지 않게 풀어 썼다는 거다... 흥미진진하게 심리학자에 대해 설명을 하고 실험의 배경, 진행과정, 그리고 그 후에 어떤 일이 벌어졌고 그 실험의 의미는 무엇인지까지 풀어 놓고 있다... 꼭 심리학에 관심이 없고 사전지식이 없더라고 크게 부담없이 읽을 수 있어 보인다...

 또한 무엇보다 읽고 나서 잘난척 하기 참 좋은 책이다... ^^ 내용도 있으면서 재미있으면서 잘난척하기 좋은 책... 그다지 많지 않다...

 제일 충격적인 실험은 역시 스키너(Skinner, Burrhus Frederic)이 딸을 상자속에 가두어 놓고 실험했다는 '상자실험'이었다... 그 외에도 인간이 얼마나 잔혹해 질 수 있는지에 관한 실험, 애정의 근본적인 원천에 관한 실험 등... 총 10가지의 심리학적인 실험은 반드시 알아야 할 것들은 아니더라도 알아두면 사는데 약간의 지적인 보상은 받을 수 있는 실험들이다...

 자신의 지적 욕구를 채우고 현대 심리학의 흐름을 대충 알고 싶은 사람들에게 아주 적합한 책이다...

 강력히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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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바꾸는 게임의 법칙 - 못말리는 하버드 박사 박찬희.한순구 교수의 또라이 게임이론
한순구 외 지음 / K-Books(경문사,케이북스) / 200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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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임이론(game theory)를 처음 접하게 된 것은 내 기억으로는 마틴 가드너가 쓴 어떤 책에서 '죄수의 딜레마'라는 것을 보고서일 것이다... 사실 죄수의 딜레마를 왜 딜레마라고 하는지는 아직도 잘 모르겠지만...

 얼마전 교보문고에 갔다... 여느때나 마찬가지로 인터넷 서점에서 사면 훨씬 더 싼 줄 뻔히 아는 책들을 구태여 시간을 내어서 큰 서점에 가고 더 비싸게 책을 사면서도 '이런 맛에 책을 사는 거지'하며 자위하면서 책 몇권 사들고 나오는데 입구 근처의 경제학 코너에서 새로 나온 책이라고 이벤트를 하고 있었는데 그것이 바로 이 책이다... 표지도 산뜻한 노란색... 게다가 이벤트 당첨되면 문화상품권 준다고 하지...(며칠전에 전화와서 1만원권 문화상품권을 받았다... 아싸~) 게다가 예전부터 흥미 있었던 게임이론이니... 기대하는 마음으로 들고 나왔다...

 책은 이틀만에 읽어 치웠다... 정독을 한 것도 아니다... 그냥 어제 오늘 차를 타고 다닐 일이 좀 있어서 왔다갔다 하면서 다 읽었다는 것이다... '어? 게임이론이 이렇게 쉬운 이론이었나?'라고 생각하지는 마시길... 이론이 쉬운 것이 아니라 책이 워낙에 쉽게 씌여져 있다...

 만약에 게임이론에 대해 자세히 알고 싶으면 이 책을 살 필요가 전혀 없다... 이 책은 그저 게임이론에 대한 지은이의 에세이일 뿐이다... 이 책은 게임이론 자체에 대해서는 독자들에게 그다지 알려주는 바가 없다... 어떤 사람들은 이런 책을 읽고 나면 '일반 독자들을 위해 게임이론에 대해 알기 쉽게 설명한 책'이라며 극찬을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웃기지 말라고 하고 싶다... 이 책이 나쁜 책이라는 건 아니다... 단, 이책은 게임이론에 대한 에세이집이지 독자에게 '게임이론이란 이런것이다'라는 점은 거의 알려주지 않고 있다는 거다... 나쁘게 말하면 수박겉핥기 식으로 지나가고 있다는 것이다...

 전체적인 내용은 몇가지 구체적인 게임이론을 알려 주지도 않은 상태에서 게임 이론이 응용될 수 있는 역사적 사건들(주로 중국, 일본, 유럽의 고사 및 전쟁사)을 제시한다... 대단한 고사들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뭔가 정교하게 게임이론을 적용시키는 것도 아니다... 특히나 두 분의 저자들 중 한 분은 분명히 이 책을 읽기 전에 '대망'을 읽고 감동을 받지 않았나 생각이 들 정도로 오다 노부나가, 도요토미 히데요시와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내가 가장 불만인 건... 서울대를 나오고 하버드를 나왔다는 두 분의 교수님이 썼다는 책 치고는 내용에 그다지 깊이가 없어 보인다... 특히나 이 책은 굉장히 빨리 일필휘지로 써내려갔다는 생각이 계속 든다... 워낙에 배운 것이 많으신 분들이니 빨리 써내려가도 나같이 많이 배우지 않은 사람은 열심히 읽어야겠지만... 끝까지 읽고서는 좀 씁쓸한 마음 금할 수 없다... 특히나 이런 생각이 드는 이유는 뒤로 갈수록 책의 내용이 성의가 없어지고 허접해 지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는 것이다...

 특히 6장 교과서에는 없는 실전의 포인트들은 좀 어처구니가 없다... 게임이론에 관한 책에서 게임이론과는 별로 상관없어 보이는 내용들로 책의 맨 마지막을 장식하고는 그것이 교과서에 없는 포인트라고 우겨대고 말도 안되는 고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우화를 지어내고는 '단군은 조폭이네~' '고조선은 나와바리네~' 하고 써놓고는 '너무 지나친 억측일까?' '지나친 비약일까?'라고 반문을 하고 있다... 당연히 지나친 억측이고 비약이다... 자극적으로 책을 쓰려고 한 티가 너무 난다...

 이 책의 덕목은 명확하다... 게임이론에 대해 깊이있는 이해 없이 알아 보고 싶은 사람에게는 추천할 만하다... 하지만 이책을 읽고 (하긴 무슨 책을 읽어도 마찬가지이지만...) 제목처럼 인생을 바꿀 것이라는 기대는 싹 버려라... 그저 게임이론의 몇개의 용어라든지 뷰티풀 마인드에 나왔던 존 내쉬 교수가 도대체 뭘로 노벨상을 탔는지... 알고 싶은 사람이 읽으면 좋을 책이다...

 거듭 말하지만 이렇게 비판을 많이 했다고 해서 나쁜 책이라고 할 생각은 없다... (나는 나쁘면 나쁘다고 노골적으로 얘기한다...) 기대에 못미친다고 하는 것이 더 맞을 것이다... 

 참고로 처음 읽을 때는 별4개반이었고 읽다가 4개로 떨어졌고 6장에서 3개반으로 떨어졌고 곱씹으며 글을 쓰다가 3개로 떨어졌다...

 - 바람을 가르며 하늘을 주유하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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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페리얼 코리아 1
안도열 지음 / 뫼비우스 / 200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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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정말 귀찮아서 서평같은 거 쓰는 짓 잘 안하는 편이다. 왜 이 서평을 쓰는지는 이 글을 읽다보면 알게 될 것이다.

책 디자인은 멋있다. 뭔가 전쟁소설같은 느낌을 주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한 점은 인정하자. 하지만 이 책의 장점은 딱 여기까지다...

일단 내용은 현대의 군대(아마도 대대규모)가 1894년 동학혁명 시대로 타임슬립을 하고 가서 동학군과 협력하여 우금치 전투에서 승리함으로써 대한제국의 운명을 바꾼다는 것이다.

일단 소재는 일본 만화 지팡구(침묵의 함대 그린 사람이 그린 만화다 - 대표적인 군국주의적이고 국수주의적인 만화를 그리는 만화가의 작품)와 비슷하다. 색다른 소재가 아니라는 거다. 아주 흔하게 생각할 수 있는 소재다. 하지만 내가 오랜만에 소설책을 고른 이유는 그 후의 역사의 전개과정의 개연성과 상상력을 느끼고 싶어서였다. 그런데 7년 동안 자료를 수집했다는 이 책은 그저 자료만 있을 뿐이다. 흡사 만화책의 설정집을 보는 듯한 수많은 무기와 학교의 설정만 있을 뿐이다. 설정만 있을 뿐 내용이 없다. 기껏 내용이라고 나오는 부분은 잠깐잠깐 전쟁장면이나 권력자들이 나누는 대화뿐... 게다가 모든 내용은 '~ 이렇게 될겁니다.' '그러면 ~ 이렇게 하죠. 문제 없을까요?' '힘들지만 할 수 있을 겁니다' 이게 전부다. 도대체 자료만 수집해서 어쩌자는 건가? 필자는 백과사전을 만들고 싶었는가? 아니면 가상의 역사책을 만들고 싶었는가?

소설의 구성 또한 아이작 아시모프의 소설 파운데이션(특히 파운데이션 3부작)과 아주 똑같다. 백과사전으로 그 시대의 사정을 설명하는 거 하며 다 설명해 놓고 '확실하지는 않다'고 하는 거하며... 하지만 내용의 부분에서는 아시모프의 소설에는 스토리가 있다고 하면 임페리얼 코리아에는 없다. 그저 장면 하나하나를 보여 줄 뿐이다. 그게 작가의 의도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렇다고 하면 분명히 말하는데 작가는 실패했다. 아마도 작가는 신화와 같은 구성을 취하고 싶었던 것 같다. 하지만 여기 나오는 에피소드들은 정말 아무런 역할을 하지 않는다. 장대한 역사를 그리고 싶었으면 거기에 따른 인물이 나와야 하는데 이 소설의 인물들은 정말 아무런 개연성을 지니지 못한 인물들이다. 게다가 소설속의 그 많은 인물들이 1편을 다 읽은 지금 개성적으로 기억에 남는 사람이 하나도 없으며 이사람이 저사람이라도 아무런 상관이 없다는 거다.

정말 따지고 들건 너무 많지만 마지막으로 오타는 또 왜 이렇게 많은지... 마지막 교정은 한 건지 정말 궁금하다...

내가 이 책에서 기대한 건 전문적인 식견을 지닌 작가(필자가 공학부 교수다)가 뛰어난 상상력을 가지고 개연성있는 가상세계를 조리있게 서술해 나가는 소설이었다. 하지만 이 책은 전문적인 식견을 지닌 작가가 쓰잘데 없는 무기에 대한 설정만 가지고 아무런 상상력도 없이 개연성도 없는 판타지 세계를 그리고 있다.

온갖 SF에서 나오는 단어는 다 나온다 정말... 생각하기도 짜증난다.

더욱 어처구니 없는 건 1부 마지막 부분에는 '사자의 서', 아틀란티스 등 온갖 SF, 환타지에서 우려먹던 소재로 어처구니없이 인류의 기원까지 파헤치고 있다는 것이다. 할려면 제발 하나만 했으면 한다. 역량에도 못미치는 것 자꾸 끌어들이니 짜증만 난다.

제발 3~5권 내지 말고 자중하시길...

심정적으로는 아시모프의 '파운데이션' 시리즈를 많이 참고했다는 의심을 버리기 힘들다.(정말 최대한 참고 쓰는 거다.)

이제 내가 왜 귀찮음에도 불구하고 이 글을 썼는지 알것이다. 재수좋게 이 책을 사려다가 이 글을 읽은 사람은 절대로 사지마라. 대신 추천작은 위의 세 편이다. 이 작품과 비슷하면서 비할데 없이 풀륭한 작품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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