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세여행 - 하루 10분 일주일 에코 도서관 1
자크 르 고프 지음, 안수연 옮김 / 에코리브르 / 2008년 1월
평점 :
절판


 

정말 하루 10분이면 된다..

개정 도서정가제 직전에 워낙 책을 많이 사서 요즘 책 읽는데 열을 올리는 중이다. 조금은 두꺼운 책을 읽다가 머리 좀 식힐겸 편하게 읽으려고 얇은 책 한 권 집어든 것이 이 책이다. ​역사는 워낙 관심분야라서 책을 많이 읽어야 하지만 대부분 두껍고 쉽게 책장이 넘어가지 않는 책들이 많아서 선뜻 손이 가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이 책은 그다지 큰 부담감없이 읽기 시작했고, 제목처럼 한시간 남짓 한 시간에 읽을 수 있었다.

중세를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 본다..

보통 유럽에서의 중세라고 하면 일반적으로 느끼는 감정은 교회가 사회전반을 지배해서 신 중심의 가치관이 널리 퍼져 있었기 때문에 인간 개개인의 삶은 퍽퍽했던 어두운 시대 정도로 생각하기 마련이다. 반면에 저자는 카톨릭의 영향을 많이 받으면서 성장한 배경을 가지고 있어서 그런지 중세시대를 상당히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면서 키워드를 중심으로 질문에 대한 답변의 형식으로 차근차근 설명을 하고 있다. 중세의 정의부터 기사와 왕, 카톨릭과 민중들의 삶에 대해 간단하게 설명을 하고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중세가 굉장히 행복하고 바람직한 사회라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어두운 면도 설명을 하면서 균형감각을 유지하려고 노력한다.

중요한 주제는 다 다루지만 깊이는 부족하다..

중세라고 했을 때 떠오를만한 중요한 주제는 다 다루고 있고 의외로 읽다 보면 조금씩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기도 한다. ​읽다 보면 중세에 대해서 생각을 할 때에 빠뜨리는 부분들도 나오기 때문에 다시 한 번 상기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특히 중세의 중요한 흥미요소인 왕과 기사, 교회에 관한 내용뿐만 아니라 민중들의 생활상도 보여 준다.

하지만 그 많은 주제를 심도있게 다루기에는 책이 너무 얇다.​ 그렇기 때문에 그야말로 주제를 살짝살짝 건드리고 간다고 하는게 좋을 것 같다. 그렇다고 해서 이 책이 수박겉핥기 식의 책이라고 폄하할 생각은 없다. 얇고 읽기 쉬운 책은 그 나름대로의 가치가 있기 때문이다. 확실히 책을 끝까지 읽다 보면 중세에 대한 대강의 그림을 머릿속으로 그려볼 수 있다.

편하게 읽고 다음으로 넘어갈 수 있는 징검다리같은 책..

​이 책은 형식이나 내용으로 봤을 때 애초에 10대 초중반 정도의 학생을 대상으로 쓴 책인 것 같다. 하지만 프랑스(혹은 유럽)의 10대 초중반은 유럽의 중세에 익숙하기 때문에 쉽게 읽어 나갈 수 있겠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이야 그렇지 않을테니 어쩌면 하나하나 생각하면서 읽어야 할지도 모르겠다. 중세에 대해서 대략적으로 훑어 보고 싶은 사람이라면 꽤 좋은 책일 것 같다. 이해하기도 쉽고 얇아서 부담도 없다. 이 책을 읽고 나서 중세에 대한 몇가지 중요한 주제가 무엇인지를 알고 흥미가 생긴다면 좀더 깊이 있는 책으로 넘어가면 될 것 같다. 중고생이 읽어도 괜찮을 것 같다.

하지만 중세에 대해서 깊이 있게 알고 싶은 사람은 읽을 필요 없다. 주제를 살짝 건드리고만 가기 때문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유럽의 중세는 적게 잡아도 1,000년이다. ​1,000년의 시간을 100페이지에 담고 있으니 10년이 한 페이지인가? 이 책을 읽다가 역사라는게 참 허무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역사 속을 살아간 사람들에게는 하루하루가 책 한권이었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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