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투를 빈다 - 딴지총수 김어준의 정면돌파 인생매뉴얼
김어준 지음, 현태준 그림 / 푸른숲 / 2008년 11월
평점 :
품절


요즘 가장 핫(hot)한 사람이 누구일까..? 여러 사람의 이름이 오를 수 있지만 나는 김어준 총수의 이름도 그들 중에 한 명이라고 얘기할 수 있다.. 예전에 따지일보를 창간했을 때만 해도 도대체 이 사람 머릿속에는 무엇이 들어 있는지 궁금할 정도였다.. 그리고 예전에는 그냥 꼴통기질이 있는 튀기 좋아하는 사람이라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매일 챙겨 보던 딴지일보를 찾지 않게 되면서 관심도 멀어졌었다.. 하지만 어느 순간 '뉴욕타임즈'와 '나는 꼼수다'로 다시 인터넷 세상을 휘어잡았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냥 꼴통인 줄 알았던 사람이 사실은 굉장히 전략적이고 통찰력이 뛰어난 사람이란 걸 느끼게 되었다..

사 실 이런 종류의 책은 내가 절대로 읽지 않는 책이다.. 다른 사람의 인생에 대해서 옆에서 글만 가지고 하는 조언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생각을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최소한 그 사람의 인생에 대한 사랑과 관심이 없는 상태에서 하는 조언은 당사자에게 아무런 쓸모도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 책을 읽은 건 김어준의 조언이 궁금한 것이 아니라 김어준이란 사람 자체가 궁금했기 때문이다.. 도대체 삶에 대해서 어떤 자세를 취하고 있는지 궁금했던 것이 이 책을 읽은 가장 크 이유이다..

이 책은 어느 잡지나 매체에 연재되었던 것을 묶은 모양인데 그 매체가 뭔지는 잘 모르겠다.. 형식은 QNA 방식으로 독자가 질문을 하면 그것에 대한 김어준이 (전혀 친절하지 않게) 대답을 해 준다.. 그런데 그 대답들이 일반적인 관점에서의 대답과는 조금으 다르다.. 물론 그렇기 때문에 이 책이 읽을 가치가 있는지 모르겠다..

이 책을 읽어 보면 김어준이란 사람이 어떤 가치관을 가지고 있는지 알 수가 있다.. 일단 제일 눈에 띄는건 '개인의 행복'을 가장 큰 가치로 여긴다는 것이다.. 그리고 먼저 자신이 언제 행복해 지는지를 알아야 한다는 것으로 책은 시작한다.. 사실 이건 참 어려운 문제인데.. 정말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행복할 때가 언제인지 잘 모르고 사는 것 같다.. 근본적으로 자신의 행복이 뭔지 알기 위해서는 자신에 대해서 알아야 하는데 그게 참 어렵다.. 그리고 때로는 다른 사람의 기대에 부응하는 것이 자신의 행복이라고 착각하고 살고 있기도 하다.. 김어준은 자신을 제대로 알기 위해서는 자신을 객관적으로 봐야 하고.. 추천하는 제일 좋은 방법으로 여행을 추천한다.. 특히 젊었을 때 해외여행을 많이 한 것이 도움이 되었다고 얘기한다..

'개인의 행복'을 가장 큰 가치로 생각하기 때문에 모든 대답은 결국은 자신이 행복을 극대화하는 것으로 귀결이 되고.. 그에 방해되는 것들은 아무리 절대적인 것처럼 보인다고 해도 거의 무시한다고 보면 된다.. 물론 아주 무시하는 건 아니지만..

개인의 행복을 가장 중요시한다는 건 결국은 다른 사람의 행복도 무시할 수 없다는 것이기 때문에 쓸데없는 다른 사람에 대한 참견이나 억압은 접어 두라고 조언하기도 한다.. 결국.. 삶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다른 사람의 참견이나 상황의 억압에 의해서 나의 행복이 무시당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비록 개인의 행복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게 생각하긴 하지만 다른 사람의 행복도 중요하기 때문에.. 그리고 다른 사람에 대한 예의도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무조건적인 이기주의로 흐르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인간이 이기적인 존재라는 점을 일부러 숨기려고 하지도 않는다..

책 은 질문을 보고 내가 먼저 대답을 생각해 보고 그 후에 김어준의 대답을 보면서 어떻게 다른가 비교해 보면서 읽었는데 상당히 나의 가치관과 닮은 부분이 있어서 공감하기는 쉬웠다.. 하지만 아무래도 인생의 스펙트럼이 나보다 더 넓고 성격이 좀더 명확하다 보니 내 생각보다는 훨씬 더 과감한 면이 있었고 때로는 내 생각을 훨씬 뛰어넘는 면도 있었다..

굉장히 당연한 얘기인 것처럼 보이지만.. 삶이란게 그렇게 단순, 명쾌하지가 않기 때문에 쉽게 선택할 수 있는 건 아니다.. 게다가 김어준은 성격 자체가 그렇게 생겨먹었기 때문에 쉽게쉽게 얘기하지만 일반적인 사람은 아마도 그 조언대로 살기는 힘들 것이다.. 아무리 그게 정답이라고 해도 실제로 그렇게 사는건 쉽지 않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이런 종류의 책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것이다.. 그야말로 거의 소용이 없을 정도의 참고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래도 난 김어준이 부럽다.. 많은 경험을 해 왔고.. (그 자신의 말에 의하면) 많은 경헙에 의해 자신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게 되고.. 자신의 행복이 뭔지를 알고 있을 것 같기 때문이다.. 나도 성향은 비슷하지만 많은 부분에서 모자른 점은 어쩔 수 없다..

도대체 김어준의 삶에 대한 태도가 어떤지 알고 싶은 사람에게 추천한다.. 그리고 정말 제대로 사는 삶이 어떤건지에 대해 깊이 생각하고 있는 사람이라면(혹은 자신이 언제 행복한지 갈피를 못 잡는 사람이라면..)충분히 읽을만한 가치가 있다.. 용기가 없는 사람도 읽어 보고 용기를 얻을 수 있을테니 역시 추천한다..

하지만.. 여기서 답을 얻으려고 하는 사람은 읽어 봐야 소용없다.. 이 책은 그저 참고용일 뿐이고 결국 결정하는건 본인이 치열하게 고민해서 책임을 질 수 있을 때 내리는 것이기 때문이다..

세상에 내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는 책 따위는 없다.. 스스로 고민해 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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