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싸움은 한두 번의 전투로 정해지는 것이 아니오. 크고 작은 기세가 얽히고, 곳곳의 전기가 엇갈리면서 풍운을 일으키다가, 때가 되면 홀연 승패가 갈리면서 천명이 그 주인을 찾아 이를 것이오. - P195

그렇게 달아나기만 하면서 어떻게 장졸들을 부리며, 그토록 구차하게 숨어 있기만 하면서 어떻게 천하를 다툰다는 것이냐? 이번에는 성을 나와 과인과 당당하게 겨뤄 보자."
패왕 항우가 제법 말재주를 부려 한왕을 격동케 해 보려 했다. - P198

항왕의 그늘에 묻혀 그렇지, 구강왕도 전투력이 엄청난 사람입니다. 거기다가 항왕에게 아내와 자식을 모두 잃은 원한이 있는데 어찌 완성 안에서 멀리 항왕의 등짝만 바라보고 있겠습니까? - P201

한왕 유방도 싸움터를 떠돌기는 마찬가지였으나 한편으로는 독자적으로 작전을 구사하는 세력을 여럿 거느리고 있었다. - P205

패왕 항우에게는 아무런 명령이나 지시를 받지 않고도 한왕 유방과 싸워 낼 수 있는 독자의 세력이 전혀 없었다. - P205

"대왕께서는 항왕의 다음 움직임을 보고 거기에 따라 갈 곳을 고르십시오. 그리하여 항왕이 다시 대왕께서 펼치신 전국에 끌려 다니도록 해야 합니다. 지난번에 항왕을 형양에서 이곳완성과 섭성 사이로 불러들이신 것처럼 항왕이 싸움터를 마음대로 고를 수 없도록 만드시는 것입니다." - P214

지난 열 달 한왕 유방이 관동의 근거지로 삼아온 땅이었고, 한왕이 빠져나간 뒤 두 달은 패왕의 불같은 포위공격을 버텨 낸 주가와 종공의 투지로 이름났던 형양성에도 마침내 그 마지막 날이 왔다. - P244

남의 신하 된 자도 같소. 임금께서 살아 계시면 마땅히 몸을 보존하여 뒷날을 도모하여야 하는 법이오. 한 번 졌다해서 함부로 목숨을 내던지는 것은 임금께서 뒷날 이 몸을 쓰시고자 하여도 쓰실 수 없게 만드는 것이니 불충(不忠)이 아닐 수없소. - P249

패왕이 형양으로 돌아온 지 겨우 닷새 만에나는 그 모든 것을 잃고 다시 빈손이 되었다. 아니, 외로운 성에 갇혀 독 안에 든 쥐처럼 초라하게 쫓기는 꼴이 되었다. 싸움의신 치우(蚩尤)여, 나는 그대의 군기 아래 그토록 정성 들여숱한 제물을 올렸건만 그대는 내게 어찌 이리도 박정한가. - P266

항왕의 불같은 성정은 미워하는 적을 만나면 무섭게 타오르지만, 그 적이 없어지고 나면 어이없이 사그라지고 맙니다. 따라서 대왕께서 참으로 성안에 계시지 않음을 알게 되면 그 맹렬한 전투력은 절반으로 줄어, 주가와 종공을 사로잡기 위해 형양성을 칠 때와는 많이 달라질 것입니다. - P269

"대왕께서 홀몸으로 쫓겨 가시어도 한신과 장이가 대왕을 임금으로 받들며 곱게 대군을 바칠는지요?"
"한신은 등공이 처음 내게 써 볼 만하다고 천거한 사람이 아니던가?"
"그때 신이 천거한 것은 한신의 재주이지 충심이 아닙니다." - P272

한왕이 성을 빠져나가고 닷새째 되는 날 마침내 성난 패왕이 다시 맹렬한 투혼을 되살려 성고성을 깨뜨렸을 때는 성안에 변변한 장수는커녕 군사들도 몇 천 남아 있지 않았다. - P276

"이제부터 한신에게서 대장군의 인부와 부월을 거두고 모든 장수들의 관작과 직책도 새로 정하고자 한다. 먼저 상장군 조참은 나와 과인의 명을 받으라!"
그리고 조참이 장수의 반열에서 나와 서자 위엄 가득한 목소리로 외쳤다. - P285

‘그렇다. 모든 장졸을 잃고 쫓기게 되면서 한왕은 내가 거느린 조나라 군사들이 필요해졌다. 하지만 홀몸으로 내 진채를 찾아오게 되자 갑자기 나를 믿지 못하게 된 듯하다. 내가 거느린 5만대군과 내 병략이 두려워 나름대로 나를 기습한 것이다. 내가 딴마음을 먹을 틈을 주지 않고 내 병권을 빼앗으려는 것임에 틀림이 없다.‘ - P287

"그렇다면 과인더러 다시 자라 모가지를 하고 항왕을 피해 다니기만 하라는 말이냐?"
정충이 갑자기 목소리에 힘을 실으며 대답했다.
"결코 그래서는 아니 됩니다. 천하 여기저기에 불을 질러 항왕으로 하여금 잠시도 쉴 틈 없이 팽이처럼 돌며 그 불을 끄게해야 합니다." - P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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