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가던 지네를 본 개미가 문득 의문이 생겼다.

'나는 발을 여섯 개 내딛는데도 어느 발이 어떻게 먼저 나가는지 생각해보면 신기한데 발이 수십개인 저 지네는 어떻게 헷갈리지 않게 차례대로 발을 내밀면서 기어갈 수 있는 걸까?'

그래서 그 개미는 옆에 기어가는 지네에게 그 방법을 물었다.

개미의 질문에 지네는 난감했다. 그 자신이 한 번도 자신의 발 중 어떤 발이 먼저 나가고 뒤에 나가는지 생각해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저 맘먹은 대로 자연스럽게 발이 움직였기에 돌아다녔을뿐이다.

개미의 질문을 받은 지네는 비로소 생각하기 시작했다.

'과연 내가 어떤 발을 먼저 움직이고 있는 것일까? 이발? 그 다음발은?'

이 생각을 하기 시작하자 불행히도 그 지네는 더 이상 움직일 수 없었다.

자연스러운 것은 자연스러울 때 가장 아름답다. 우리의 영성이 자연과 깊이 교류될 수 잇는 이유도, 자연과 만남을 통해 성숙될 수 있는 이유도 영성 그 자체가 자연세계만큼이나 인간의 삶 속에서 자연스러운 변화와 움직임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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