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탐정 클럽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억관 옮김 / 노블마인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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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패턴이라니... 매화 에피소드때마다 전형적으로 나타나는 반전과 그 때문에 오히려 메세지가 약화되고 기교만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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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공허한 십자가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이선희 옮김 / 자음과모음(이룸)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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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게이고의 붐이긴 한데 왠지 그의 글은 더 안 읽힌다. 일종의 프로토타입에 기반한 변주가 계속될 뿐이라는 느낌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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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웨어 객체의 생애 주기 에스프레소 노벨라 Espresso Novella 6
테드 창 지음, 김상훈 옮김 / 북스피어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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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테드 창은 질문을 던진다.


나는 이런 문제에 대해 다음과 같이 고민했다. 그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 어떤한가라고 묻는다.


1.


소프트웨어 객체라는 것은 사실상, 전자적 존재라는 것을 의미한다. 즉, 0과 1로 이루어진 비트의 존재. 다마고치가 사실상 프로그램 된 기계적 존재에 가까웠다면 그보다는 몇천갑절 복합한 연산체계를 지니는 것은 물론이고 경험을 통해서 기존의 사고를 재검증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객체'는 '존재'가 된다.


2.


이 소설에서 나오는 이야기들은 사실상 공감의 이야기다.

우리는 전자적 대상에 대해 얼마나 공감할 수 있을까?

쉽게 말해서 먹이를 제대로 주지 않아서 죽어버린 다마고치에 대해 우리는 얼마나 높은 수준의 죄책감을 지니는가? 


3.


테드 창은 결국, 그와 같은 공감은 대화의, 친밀함의 결과라고 말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소프트웨어 객체와의 대화와 오랜 기간 동안의 친밀함이 공감을 만들었다.

그리고 그 객체가 겪게 될 고통과 아픔에 대해 함께 아파하기 시작한다.


4.


인간이 인간에 대해 괴물이 될 수 있는, 소프트웨어 객체에 대해서도 적당한 시점에서 '되돌려 반복할 수 있는' 대상으로만 여길 수도 있다. 전원을 껏다 켰다하면서 전자적 존재를 지워버리고 저장된 기억의 단편을 생각하지 못해도 아무런 아쉬움이 없을 수도 있다.


하지만 결국은 공감만이 너와 나를 벗어난 새로운 존재로 나타난다. 테드창의 SF는 언제나와 같이 명증한 과학적 논증위에 불합리한 인간 세계를 겹쳐 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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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리깊은 글쓰기]를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뿌리 깊은 글쓰기 - 우리 말로 끌어안는 영어
최종규 지음 / 호미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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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적인 경험으로 보자면, 내겐 무서운 트라우마가 있다. 학교에서 교지 편집장을 할때, 종간호를 내면서 신문에 대한 평가를 싣는데 신문의 언어에 대한 평가를 하자고 한 것이다. 특히 불필요한 외래어나 비문들에 대한 평가를 보면 이 후에 좀더 좋은 문장으로 신문을 만드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었다.


그래서 그 학기에 발행한 신문을 모아서 한글학회 소개로 알게된 선생님께 보내드리고, 원고지 20매의 글을 부탁했다. 그런데 온 원고는 원고지 50매가 넘었었다. 내용에서 확인한 내용은 참담했다. 거의 모든 기사가 외래어와 비문 투성이었고, 그래도 봤다고 싶었던 편집과 교열은 완전히 무너지고 말았다.


원고를 받아든 우리는, 이렇게 말했다. '솔직히 이렇게까지 엄격하면, 기사는 나오지 않는다. X세대를 '모를세대'라고 바꾸라니... 기사는 대중의 언어를 따르는 것이지 사전의 언어를 따르는 것이 아니다'


1.


이 아픈 기억이 떠오르는 데는 단 10초면 족했다. 


"수염은 염소수염으로 길렀다. 스물아홉 살인 젊은 사진가인 프레드는 얼굴에 미소가 가득한 즐거운 청년이었다. 요즈음 다섯 살 손위 여자친구와 살고 있는데, 곧 딸이 태어난다며 즐거워했다."


라는 문장은 아래의 문장을 수정한 것이다.


수염은 고티 스타일로 길렀다. 29세의 젊은 사진가인 프레드는 얼굴에 미소가 가득한 "해피한" 청년이었다. 현재 5년 연상의 여자친구와 살고 있는데, 곧 딸이 태어날 거라며 즐거워했다.(16쪽)

개인적으로 나는 딱 '고티 스타일' 이 부분의 수정에만 동의가 된다. 어쩔 수 없이 정석대로 고친 글을 보면 읽는 맛이 떨어지는 것이다. 아~ 옳은 것과 즐거운 것에는 큰 간격이 있다.


2.


최종규가 쓴 <뿌리깊은 글쓰기>는 충분히 시사적이다. 그것은 두가지 측면에서 그러한데, 소위 한글운동의 한계와 연성화된 글쓰기의 문제다.


이오덕 선생은 참 좋은 단어를 사용하셨다. 그리고 그런 단어는 글의 깊이를 더해 참 구수한 느낌을 주었다. 하지만 최종규의 글쓰기는 왠지 답답하고 강박으로 보인다. 아무래도 이 책이 기존 문장의 잘못을 짚는 성격탓이긴 하겠지만, 그렇게 바꾼 표현이 옳다면 온 세상의 글은 그야말로 의미의 '매개물'로서만 기능할 뿐 그 자체의 매력은 전혀 없을 것이다. 오히려 빨간펜보다는 자신의 한글로 에세이나 동화를 쓰는 것이 나을 뻔했다. 솔직히 이 책에서 제시된 한글번역 중 동의되는 단어는 단 하나도 찾기 어려웠다. 소울메이트라는 영어단어가 심하기는 하지만 마음동무라는 말도 썩 와닿지는 않는다는 말이다.


그런데 이런 이면엔 사실 연성화된 글쓰기 문제가 있긴 하다. 문어가 구어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기본적인 문장구조는 물론이고 정확한 단어를 사용하는 것 자체가 힘든 일이 되었다. 최근 SNS에서 쉽게 사용되는 축약어들은 숫제 그냥 새로운 단어로 받아들어야 할 문제다. 멘붕, 소위 멘탈붕괴나 열폭 즉 열등감 폭발이라는 단어를 '마음 무너짐' 등으로 바꾼다면 말로 말해지는 단어의 느낌은 사라지고 만다. 말은 쓰여지는 것과 동시에 말해지는 것이 중요하고, 요즘은 말해지는 것 조차 '복수'로 존재하는 것이다. 


3. 


그래서 이 책은 참 많은 고민거리를 준다. 나처럼 40대를 바라보는 사람조차도 이 책에서 나오는 영단어가 더욱 익숙하다. 커피숍과 찻집이 같은가 다른가, 나는 다르다고 본다. 마우스를 클릭하는 것과 마우스를 누르는 것은 역시 다르다. 


그럼에도 눈으로 책을 보면, 이 책에서 지적하는 것이 옳다는 것은 충분히 알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이 구체적인 실천으로 나타날 것 같지는 않다. 그래서 고민스럽다는 것이다. 아무래도 이 책에 대한 평가는 나중에 올 최종규의 글을 더 보고 내려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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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경쟁]을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따뜻한 경쟁 - 패자 부활의 나라 스위스 특파원 보고서
맹찬형 지음 / 서해문집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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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패러독스라는 말은 대학 진학률이 높지 않은 스위스가 매우 놓은 국가 경쟁력을 유지하는 현상을 가리키는 용어다. (76쪽)


그렇다면 대학진학률이 80%가 넘음에도 근로소득이 지속적으로 줄고, 국가 경쟁력이 높아지지 않는 우리는 '코리아 패러독스'라고 부름직하다. 스위스의 경우에는 고등교육이라는 방식을 통해서가 아니라 원하는 직업과 활동을 보장해줌으로서 일의 질을 높인다. 반면 우리나라는 대학졸업증이라는 기본 자격증을 문턱으로, 사람이 일자리에 맞춰 전공을 바꾸어야 하고 능력을 개발해야 한다. 


생각해보자. 경쟁력이라는 것은, 상대적 우위다. 즉, 어떤 기준점을 넘는 문제를 가지고 우리는 경쟁을 말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곳에서는 가/부만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전세계가 인정하는 높은 학업성취도에도 불구하고 그에 부합하는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다면, 이는 교육의 문제가 아니다. 그 사회가 사회적 자원을 분배하는 방식, 여기서는 일자리를 유지시키고 만들어내는 방식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1. 


이 책은 스위스라는 나라에 대한 것도, 혹은 특파원으로서 써놓은 경험에 대한 것도 아니다. 오히려 스위스라는 사례, 기타 저자에게 영향을 준 사례를 통해서 한국 사회를 조망하고 따져보려는 비판서다. 그래서 책은 일본 후쿠시마에서 스위스를 경유하여 브라질의 포르투알레그레까지 간다. 


이 책에서 단연 백미라면, '3장 공존은 디자인돼야 한다'는 장일 것이다. 특히 스위스에서 실시하는 직접주민투표방식의 민주주의제도다. 법률과 제도가 사회적 합의물이라고 볼때, 우리의 입장에서는 과거에 과거에, 누군가가 합의했다는 모호함 속에서 법률과 제도를 바라본다. 무엇보다 국민인 나와 상관없는 것처럼 여겨지기도 한다. 그런 측면에서 대형마트 입점을 막기 위해 국회의원/시의원/구의원을 쫒아다녀야 만 하는 우리의 현실과, 거주민 직접투표를 통해서 다수의 의견을 확정하는 방식에는 커다란 차이가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스위스는 협동조합 방식의 좋은 상점이라 하더라도 연장운영을 반대한다. 그것은 편의의 확대보다는 노동자들의 생활이 더욱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애플 유럽지사가 유치된다고 해서 호들갑도 없다. 어떻게 이럴 수 있을까. 그것은 사회 안에서의 결정이 그 안의 모든사람들에게 영향을 준다는 당연한 사실을 넘어서서 '내가 결정한 그 것이' 내 삶에, 그리고 이웃의 삶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직접성에 있다. 그것이 스위스 직접민주주의의 효과다. 


2. 


또하나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대목은 40년 넘게 대규모 국제 행사를 치러오면서 대형 건물을 신축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155쪽)

그래서, 위와 같은 사례는 탄성을 부른다. 우리 같았으면? 안봐도 뻔하지 않은가. 전세계의 부자가 모이는 행사임에도 그 곳에서 사는 사람 중심으로 지역을 지킨다는 것은 스위스의 강함을 보여주는 주요한 단서다.


재미있는 것은 이 책에서 이런 스위스의 특징이 '왜' 나타나는지 도저히 설명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결국, 수수께끼처럼 책을 읽는 내내 찾아볼 수 밖에 없었는데 개인적으로는 스위스의 농업정책에서 찾았다. 


내가 수출의존도가 높아서 전자 제품과 자동차를 많이 내다 파는 방향으로 무역 협상을 할 수 밖에 없는 한국의 조건을 얘기하면서 스위스의 농업 보조는 공정하지 못하다고 따졌더니, 이런 대답이 돌아왔다. "그래, 네 얘기 이해하는데 그래도 사람이 휴대폰을 먹고 살 수는 없잖아?"

일종의 자립조건이 갖춰진 국가가 보일 수 있는 국민성이라는 것이다. 솔직히 다보스의 경우, 포럼을 개최하던 개최하지 않던 지역사회를 지탱하는 주민들의 삶은 크게 바뀌지 않는다. 땅을 팔아 부자가 되는 졸부도 없을 것이며, 오로지 외국손님의 취향에만 맞춘 이상한 까페니 하는 것도 없을 것이다. 


그리고 궁극적으로 농업이다. 스위스는 스스로 먹고 살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조건인 농업에 대해 배타적인 지원이 많고, 이것이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지금 부자 동네 국회의원에 출마한 김종훈이라는 이가 농업보조금에 대해 '다방농부'라고 비아냥되며 도덕적 해이 운운하고 있을 때, 스위스는 그저 소를 몰고 산에 올랐다가 내려만 와도 보조금이 나온다. 


이정도의 자립조건이면 스위스라는 나라가 시시각각 변하는 국제경제에 맞춰 숨가쁘게 돌아갈 필요가 없을 것이다. 이 책 "따뜻한 경쟁"은 바로 이런 부분들을 다양한 사례를 통해서 보여주고 있다. 


3.


사족을 붙이자면, 이 책은 언론인들에 대한 지원을 목적으로 하는 삼성언론재단에서 지원하여 나온 책이다. 이 책의 성격상, 딱히 삼성의 입맛에 맞지는 않아보이더라도 책이 나왔으며 저자는 삼성재단에게 감사움을 표시했다. 어떻게 봐도, 대단하다 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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