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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웨어 객체의 생애 주기 ㅣ 에스프레소 노벨라 Espresso Novella 6
테드 창 지음, 김상훈 옮김 / 북스피어 / 2013년 8월
평점 :
절판
테드 창은 질문을 던진다.
나는 이런 문제에 대해 다음과 같이 고민했다. 그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 어떤한가라고 묻는다.
1.
소프트웨어 객체라는 것은 사실상, 전자적 존재라는 것을 의미한다. 즉, 0과 1로 이루어진 비트의 존재. 다마고치가 사실상 프로그램 된 기계적 존재에 가까웠다면 그보다는 몇천갑절 복합한 연산체계를 지니는 것은 물론이고 경험을 통해서 기존의 사고를 재검증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객체'는 '존재'가 된다.
2.
이 소설에서 나오는 이야기들은 사실상 공감의 이야기다.
우리는 전자적 대상에 대해 얼마나 공감할 수 있을까?
쉽게 말해서 먹이를 제대로 주지 않아서 죽어버린 다마고치에 대해 우리는 얼마나 높은 수준의 죄책감을 지니는가?
3.
테드 창은 결국, 그와 같은 공감은 대화의, 친밀함의 결과라고 말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소프트웨어 객체와의 대화와 오랜 기간 동안의 친밀함이 공감을 만들었다.
그리고 그 객체가 겪게 될 고통과 아픔에 대해 함께 아파하기 시작한다.
4.
인간이 인간에 대해 괴물이 될 수 있는, 소프트웨어 객체에 대해서도 적당한 시점에서 '되돌려 반복할 수 있는' 대상으로만 여길 수도 있다. 전원을 껏다 켰다하면서 전자적 존재를 지워버리고 저장된 기억의 단편을 생각하지 못해도 아무런 아쉬움이 없을 수도 있다.
하지만 결국은 공감만이 너와 나를 벗어난 새로운 존재로 나타난다. 테드창의 SF는 언제나와 같이 명증한 과학적 논증위에 불합리한 인간 세계를 겹쳐 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