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ip/tuck]

 

 [히어로즈]를 아쉽게 끝내고 이제 뭘 봐야 하나.. 고심하다가 오씨엔 예고편에서 [nip/tuck]을 발견해서 보기 시작했다. 성형외과 얘기니 어느 정도 자극적일 것이라는 건 예상하고 있었지만 이게 왠열-_- 동생이랑 1편 같이 보다 약간 놀랐다. 야하고 잔인하고..

 근 몇 달간 매일 지하철에서 책을 읽었는데, 이게 점점 무거워지기 시작해서 요걸 봐야겠다 싶어서 내 이쁜 iPod에 몇개 에피소드 넣어서 본다. 오 역시 화질은 킹왕짱 ㅋㅋ+_+

 그런데 너무 잔인하고 징그럽고 야해서 뛰어넘거나 가린다. 계속 keep watching 할지 고민고민-  션 부인이 자꾸 짜증내서 나도 좀 같이 짜증이 난다. 돈잘벌고 자상하고 자기 의대까지 보내주는 남편이랑 잘생긴 아들이 있는데 모가 그리 인생에 불만이 많지? 배가 불렀어~ 다들 외로운 영혼이란 건 알겠는데 매혹적인 캐릭터가 아직 없다.!

 아직까진 그저 그렇다. 하루종일 시즌 1을 다 봐버린 Dexter 나 Heroes, Lost 등등 요런 것들은 내용이 다 이어져 있어서 오타쿠처럼 빠져서 헤어나올 생각을 하지 못했는데, 아무래도 nip.tuck은 현실적인 내용을 다루고 있어서 깊이 빠지기가 힘이 든다. 그러니 눈요깃거리로 시청자를 잡아 둘 심산인가?

 괜시리 나도 엄마한테 코수술 얘기를 하면서 '나도 한번 해볼까- 얼마나 하려나?' 요랬더니 회사 근처에 성형외과 많지 않냐며 견적 받아보란다. ㅋㅋㅋ 받으면 하나? 엄청 아플텐데..

 어렸을 때 시소 위에서 균형잡기 놀이 하다가 넘어지면서 그 쇳덩어리에 코를 부딪쳐서 뼈가 약간 튀어나와있는데 이걸 어떻게 없애볼까- 뭐이런저런 생각들을 해 봤다. 역시 집에 일찍가면 누워서 잡생각이나..-_-

 비가 자꾸 오니깐 술먹고 싶다. 소금반 양념반 바베큐 치킨이랑, 소주랑 ㅋㅋ 난 왜 위염에 걸렸을까? 내 위는 왜이리도 예민해서 스트레스에 과민반응하는걸까? 술도 못먹게.. 낼은 후라이데이나잇이니 에라 모르겠다 한번 달려볼까? 누구랑 먹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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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 세트 - 전10권
나관중 지음, 황석영 옮김, 왕훙시 그림 / 창비 / 2003년 6월
평점 :
품절


 삼국지에 열광하는 사람들 앞에서 난 초라해지곤 했다. 내가 아무리 책을 좋아한다고 해도 어렸을 때 만화삼국지로만 삼국지를 읽었었지, 소설로 읽어본 적이 없어서 그들 앞에서 할 말이 없었는데 알라딘에서 삼국지 10권세트를 정말 싸게(거의 반값에..) 팔길래 기회다! 싶어서 구매하게 되었다.

 한 사람 한 사람의 이름이 나오고 그들의 일화가 소개되면 어렸을 때 보았던 만화와 그들의 캐릭터가 언제 잊혀졌냐는 듯이 선명하게 되살아났다. 이렇게 다시 보니 유비의 편을 들어주던 사람 외에는 모두를 다 적으로 생각했던 어린 시절과는 달리 등장하는 각각의 인물 모두가 다 각별하게 생각이 되었다. 심지어 조자룡의 칼에 단 일합에 몸이 두동강이 나는 군사들한테도 정이 갔다.

 그 전까지 [삼국지]는 유비를 주인공으로 삼은 영웅담으로 알고 있었다. 그런데 황석영작가의 [삼국지]를 다시 보니 아름다운 한시들과 그림(그림 덕에 한층 상상하기 쉬웠다,)들이 작품을 한층 더 아름다운 문학으로 만들어낸 것이 아닌가,! 전혀 상상도 못하고 있었는데-

 또한 등장하는 인물 각각에게 쏟은 관심과 사랑이 한껏 느껴져서 더이상 유비는 안중에도 없이 조조와 손권, 공명, 노숙, 주유, 허저, 사마의, 방통, 조자룡 등등등 너무나 매력적인 인물들이 많아서 참으로 즐거웠다.

 너무 계속해서 싸움만 하고, 어떻게 하면 이길 수 있을지 머리아프게 대책을 강구하고, 요리 붙었다 저리 붙었다 자기 이익만을 앞세우는 이야기들의 연속이라서 불편하기도 했지만 간간히 나오는 심리묘사와 충직한 사람들의 진심, 마음 따뜻한 백성들이 그 허한 공간을 채워주었기에 삼국지가 대작이 되지 않았나 싶다.

 Q1. 조조에게 충언을 하다가 죽어간 수많은 충신들에게 : 왜 몇년을 가만히 있다가 갑자기 말을 꺼내서 화를 당하는지? 그렇게 목숨을 바칠 정도로 충직한 성격이면서 어떻게 조조 아래에서 몇년을 신하로 지낼 수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Q2. 유비에게 : 모든 결정이 '한나라'의 역적이냐, 후손이냐에 따라 달라졌으면서 왜 결정적인 순간에는 '한나라'고 뭐고 아우들의 원수를 갚아야만 했는지? 평생을 걸쳐서 그토록 지키려고 했던 대의와 명분도 개인적인 감정이 앞서면 다 부질없는 것인지? 당신의 의연한 모습에 반해서 따르던 수많은 천재들을 어찌 그리 배반하는지? 궁금합니다.

 왠지모를 의무감이 앞서서 읽기 시작해서 아직도 끝내야 한다는 의무감에 사로잡혀 8권을 집어들고 있다. 그치만 이 의무감도 책이 재미 없었으면 소용 없었을텐데, 수많은 등장인물이 어우러져서 '이야기'를 만들어내고 이 이야기가 정말 재미있다는 사실이 날 삼국지에 사로잡히게 하는 진짜 이유이다. 깊이도 중요하지만 그만큼 이야기를 이끌어나가는 것도 중요하다.

 끝으로- 어디 자기 일기장에나 적을만한 글귀나 대충 모아 놓고 책이랍시고 겉멋 들어서 출판해 놓은 사람들이 꼭 정독해야 할 책, 소설은 작가의 다이어리가 아니라 '이야기'가 기본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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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지 2009-01-11 14: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 항상 갈팡질팡하는 나로서는, 저 사람들도 이해가 간다는 ^^;; ( 인간의 불완전함, 나약함, 끝내 실패하고야 마는 사람 같은 거 흥미..) 어떻게 살 것인가, 그리고 어떻게 살아 남을 것인가, 는 항상 중요하고도 어렵죠. 지금도.

2. 역시 유비의 그것은 '처세'라는 생각이 들어요. 끊임 없이 자제하고 인내하고 겸손하고 노력했지만, 그거 말고는 유비에게 다른 방법은 없었고, 그래서 철저히 연출된 것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 (촉을 정벌할 때, 방통과 술먹고 싸운 일화라든지 보면 말이죠.) 사실 유비 관우는 별로 안 좋아해요. 그래도 다들 인간적이긴 하지요.^^;

ps 난 공명이 제일 좋아요 *_*


Forgettable. 2009-01-10 19: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그래도 유비가 삼국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손권정도였다면 그럴수도 있겠다- 하고 지나치겠지만 그 결정때문에 너무 손해가 많으니 답답해서요!! 다른 어떤 소설보다도 이기는 것에 집착하는 삼국지였기 때문에 더 답답하기도 했어요 ㅎㅎ

신지님 댓글을 보니 또 그럴 수도 있겠다 싶은게, (귀가 얇죠) 다시 읽을 땐 또 다른 느낌으로 읽을 것 같아요 ^^

그리고 공명처럼 완벽한 사람이 또 있을까요 ++ ㅋㅋ



신지 2009-01-17 22: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연의'의 공명 말고요. 정사나 평전 같은거 보면 좀 다르거든요. 뭐랄까 비장감도 느껴지고.. 좀 안타까워요. 전 특히 '공평무사'가 맘에 든답니다. (완벽주의, 너무 신중함,이 약점으로 꼽히는데, 뭐 전 그것도 싫지 않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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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엑스 바로 옆 사무실

 칼퇴근

 등등이 겹쳐서 난 10월 내내 영화를 보러 다닐 수 있을 줄 알았건만 결국 [모던보이], [미스페티그루 어쩌구] 다음으로 [비몽]이 그 세번째 타깃이 되었다. 10월 말인데 3개밖에 못봤다. ㅠㅠ

 이나영이 나온다고 해서 왠지 [사마리아]나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 같이 조금은 따뜻한 영화일 줄 알았으나 이게 왠걸... 너무 무서웠다. ㅠㅠ

 아무 생각없이 혼자 보러갔는데 옆에 아무도 없으니 정말 무서워서 죽을 지경이었다. 게다가 왜그렇게 음향은 크게 해놨는지 음악이 가슴을 쿵쿵 울려대서 귀를 살짝 막고 있었다.

 손톱으로 칠판을 긁듯이 내 감성을 사각사각 긁어내던 [비몽]. 게다가 오다기리죠의 엑스는 전에 [기담]에 나왔을 때 부터 이여자는 왜케 귀신같이 생겼나- 라면서 엄청 무서워했었는데 이번에도 마찬가지... 난 이사람이 참 무섭다. 웃어도 무섭고, 목소리도 무섭고, 이사람이 공포에 질린 모습마져도 무섭다.

 그치만 오다기리죠는 왜케 멋지고 이나영은 왜케 이쁜지.. ☆_☆

 혼자 공포영화(마음대로 장르 결정)를 본 적은 처음이라서 진짜 그 공포가 배가 되었다. 전에 조커(히스 레져) 보고 무서워서 영화 보는 내내 몸을 덜덜덜 떨고 그랬었는데 이번에도 덜덜덜 떨면서 소름끼쳐서 죽는줄 알았다. 보기에 참 힘든 영화였다.

 김기덕 감독 영화에서 '사랑해요'는 참 뜬금없을 때 튀어나와서 재미있다. 사랑이 뭐지? 사랑해요는 무슨 말일까? 그가 생각하는 사랑은 무엇이며 내가 생각하는 사랑은 무엇이고 이 세상에서 통용되는 사랑은 뭘까? 문제는 그 뜬금없는 '사랑해요'를 들을 때마다 저것만 사랑이고 내 사랑은 무의미한 것 같다는 것이다!! 이거 너무 슬프잖아.

 요즘 왜이리 아픈 영화들만 만들어내시는지, 안그래도 슬픈 마음이 많이 드는 때인데 무서운데다가 잔혹하게 내 마음을 긁어놓아서 황폐해졌다. 게다가 보면서 위염이 슬슬 발동을 걸더니 영화가 끝나니 서있지도 못할만큼 아파서 집에 오기가 참 힘들었다. 뇌랑 위는 직빵으로 연결이 되어있다더니-

 그래도 마지막 장면은 진짜 좋아서 혼자 씩 웃었다. 히히, 요렇게 싹 약발라주려고 날 괴롭혔나 싶을 정도!

 

 그런데 좀 멍청하다- 싶었던게 어차피 둘은 프리랜서이니까 한명은 낮에 자고 한명은 밤에 자면 되는거 아닌가 싶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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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앞의 생 (특별판)
에밀 아자르 지음, 용경식 옮김 / 문학동네 / 200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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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책을 읽기 싫어하는 중학생 동생이나, 어려운 책은 싫다는 엄마, 까다로운 눈을 가진 친구 모두가 대만족한 책이다. 요렇게 많은 사람을 동시에 만족시키기란 참 어려운 일이 아닌가 싶은데.

 요 꼬마가 바라보는 세상은 참 이쁘다. 우리가 볼 땐 별로 예쁜 삶을 살고 있는 것 같진 않지만 반짝반짝거리는 자기만의 세상에서 때론 우울해 하기도 하면서 행복하게 산다. 나도 요렇게 살고 싶어서 노력은 하고 있는데 이게 도피인가 싶어서 반성도 해보지만-

 어린 모모의 시점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고 해서 동화라고 생각하면 안된다. 밝은 분위기에 가끔 시니컬한 말투와 시선, 가볍게 읽을 수 있지만 절대 가볍지만은 않은 깊이- 책을 읽은 사람 대부분이 책을 덮으면서 각자의 '무언가'를 느낀다고 말한다.

 누군가는 엉엉 울었고, 또 누군가는 책을 꼭 껴안고 행복감에 미소짓는다.

 

리플 1. 난 후자다.

리플 2. 앞으로 읽을 사람을 생각해서 리뷰 쓴 적은 생전 처음이네- ㅋㅋ 그만큼 추천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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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무비 2008-10-24 22: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추천추천!^^

Forgettable. 2008-10-28 09:18   좋아요 0 | URL
로드무비님이 여기까지^^ 이 책 참 좋죠~
 



  알라딘 서재를 돌아다니다가 호주에 다녀온 분의 서재에 들르게 됐다.

  떠올리는 즉시 나를 후려칠 것만 같은 기억들때문에 억지로 호주 생각을 하지 않은지 어언 몇개월인지? 게다가 요 사진은 기억하기에 가장 아픈 여행을 갔을때 남긴 사진이다. 하하하하하

  자꾸 기억하면 마음이 너무 안좋아서 굳이 꺼내지 않았는데 그 분이 Rottnest Island까지 갔다오신 바람에 아주 그냥 완전 생각나버렸다. 안그래도 어제 군산에 선유도나 가볼까- 하는 생각을 하다가 자전거를 타볼까- 하는 생각을 하다가 Rottnest Island에서 괴로웠던 자전거 여행을 추억하다가 나 도와준답시고 같이 무지 고생했던 그사람도 생각나고 아무튼 그랬는데.. 뭐 지금은 많이 담담해졌지.. 아닌가, 맞겠지 ㅋㅋ 

  호주에서는 미놀타만 갖고다녀서 사진이 모두 필름사진으로만 남아있다. 생각 나면 폴더열고 클릭질해서 언제든지 볼 수 있는 필름스캔 사진이랑 다르게 서랍을 굳이 열고 찾아서 봐야하니, 그런 수고를 하면서 먼지 덮힌 추억을 들쑤시고 싶지 않아서였을까. 호주 사진을 보면서 그리워하지 않은지도 참 오래 되었다.

  호주- 라 하면 그 사람이 먼저 떠올라서 그렇다.

 


 같이 하지 않은 것이 없으니 온갖 추억의 반 이상이 그 사람과 함께였다. Western Austrailia Tour 부터 스카이다이빙, Albany, 고래, 축구, 술, 요리, 밥, etc.

 그나마 그 사람의 그 차가운 마음에 내가 어느 정도 자리를 자리잡았다는 게 신기하고 고마울 따름이다. 잘라내지 못하는 건 그 사람과의 기억이 너무 행복해서 추억을 잃을 순 없기 때문, 관계가 끝났다고 해서 좋았던 시간까지 잘라내 버리면 안그래도 기억력이 좋지 않은데 그리워 할게 없어지면 어쩌나. 나도 그사람에게 요렇게 좋은 일부분으로 남아있었으면 좋겠다. :)

 호주가 그리워서 쓰기 시작했는데 왜 또 이놈얘길 하고 있는지-

 예쁜 하늘 + 산이 없는 벌판 + 엄청 큰 나무들 + 모래와 푸르름 + 외로움..... 진짜 짜증날 정도로 좋은 나라다. 얘기하기 시작했다 하면 끝이 나질 않는 호주이야기, 허무해-_-  

  난 호주가 너무 그리우면서도 너무 싫다. 다신 절대 가지 않을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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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리쥬 2009-09-29 19: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그런 여행이라도 가봤으면, 그런 로맨스라도 있어봤으면 좋겠다능; 저는 헛살았다능;
미놀타 쓰시는구나. ㅇ_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