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내 사진을 좋아하는 건 좀 변태스러운가? 그래도 이 사진 참 좋다. 볼때마다 감탄.
사진이란건 타이밍과 우연, 약간의 의도성이 개입해줘야 사진다워지는데, 이 사진 참 므흣하다. <-변태맞지
여권연장을 하기 위해 연장비용 5만 5천원과 사진비용 1만5천원을 썼다. 타격이 큰데, 사진은 역시나 거지
같다. 머리카락 한가닥이 이마 한가운데를 가르며 삐져나와 있어서 이마에 금이갔다. 게다가 회사 회장의
모친상 소식에 부조금을 내야한다는 불편한 진실 때문에 매운 낙지를 먹었다. 매웠지만 괜찮은 해소다.
영화 [멋진하루]를 보진 않았지만, 오늘은 괜히 그 영화를 혼자 찍고온 기분이다. 학교에 가서 병원에 있는
슷하벅스에서 친구를 만나 언제나 너무너무 맛있는 카푸치노 하나씩을 들고 (아직도 맛있다니!! ), 알바하는
후배를 찾아 입학처로, 공부하는 연애하는 동기를 찾아 도서관으로 돌며 잠시 담소를 나누었다.
오랜만에 찾은 학교는 대부분의 공사를 마치고, 획일적인 취업학원으로 거듭나 있었다. 그러나 문과대만 역시
후졌다. 캠퍼스는 인위적이었지만 푸르렀고, 가을햇살을 받아 반짝이는 일감호를 보며 이런저런 추억을
떠올릴 수 있었다. 정신병원같은 쌔건물만 가득한 우리학교지만, 그래도 나는 학교를 정말 좋아한다.
몇개월만에 보는 동기와 후배의 피부가 굉장히 상해있었다. 내가 직장인언니의 피부도 이렇게 매끈한데, 피
부에 무슨짓을 한거냐며 타박하자 나보고 돈이 최고라며 자기도 돈벌면 피부관리 받겠단다. 그러면서 술탓
을 하는데, 난 피부관리 받을 돈 있으면 술을먹자는 주의인걸- 오늘은 간만에 화장을 하고 외출을 한 거라
자만심이 충만했는데, 동시에 캠퍼스엘 가면 기가 죽을 것이라고 자학도 했는데, 의외로 학생들이 더 칙칙
해서 놀랐다. 공통적으로 소주한병만 마셔도 취한다는 이야기를 한다. 이런 복학생 노인네들 같으니라고-
기나긴 연휴를 마치고, 즐거운 회사생활 시작이다. ^^^^^^^^^^^^^^^^^^^^^^^ ㅅㅂ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