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맞이 여행페이퍼-
계절이 바뀌어 이제 또 한번 떠날 때가 되었으나, 재정상태가 그리 녹록치는 않다. 여행을 가기 위해 돈을 좀 아껴써보자는 다짐은 어느샌가 돈도 쓰고 여행도 가면 되지! 로 바뀌어서 난 파산을 향해 오늘도 열심히 달린다.
현상할 돈도 없어서 최근에 찍은 사진은 구경도 못하고
(사실 이건 사진관 가기 귀찮아서가 더 크다. 대신 사진관에 왔다갔다 해주던 동생이 없으니 이거야 원.. 디카를 사야하냐는 문제에 봉착하고, 사게 된다면 난 광각렌즈가 없으니 이왕 리코가 어떻겠냐는 생각까지 벌써 마무리 된 상태이고)
2년 전, 혹은 3년 전에 경주에 갔을 때의 사진을 들쳐본다.
누군가 어떤 꽃을 제일 좋아하냔 질문에 난 안개꽃이라고 대답했었다.
그 땐 선물받고 싶은 꽃을 골랐던 것 같은데
현상된 내 사진과 꽃을 봤을 때의 아드레날린 증가수치를 보면 난 목련을 제일 좋아하고, 그 다음으론 벚꽃을 좋아한다.
아주 옛날에는 학교 옆 대공원에 가서 목련에 관한 시를 읽으며 나 또한 목련에 대한 시를 짓기도 했었다.
목련이 떨어지는 것이 비극적이다? 아름답다?는 내용의 시였는데
그 시가 매우 감명깊었으나 지금은 아무리 찾아봐도 누가 지은것인지, 어떤 내용인지 찾을 수가 없어서
내가 지은 것에 내가 감명받았었던걸까.. 의심스럽구나.
시를 짓는 작업은 속절없는 낙화를 지켜봐야 하는 것만큼 매우 고통스러웠다.
요것은 아마도 경주의 '다보탑' 근처의 벚꽃일 것이다.
매년 벚꽃을 보러 가려고 노력은 하는데, 보면 경주랑 구례에 두번밖에 안다녀왔구나.
올해도 갈 수 있을까.
[사랑 후에 남겨진 것들]을 보면 일본의 화사한 벚꽃길이 나온다.
그 떨어지는 꽃이파리 아래서 사람들이 술마시고 노래하며 흥청망청 신나게 노는데 그런 자리라면 사람이 많아도 개의치 않고 즐겁게 놀다올 수 있을 것만 같다. (영화내용도 좋지만 그 사람들을 더 부러워하고있다는..-.- )
역시 일본여행은 겨울이나 봄에!
( 참고로 위 사진은 일본의 한 벚꽃 거리의 독일인 부자이다. 아들이 술에 취해서 난동부리자 아버지는 어쩔줄몰라하는데, 난 이 이질감이 참 매력적인 요소라고 생각했다. 물론 나도 저기서 같이 취해서 난동부리고 싶다는 생각과 함께)
그러나 분명 우리나라도 참 좋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