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도의 걸쭉한 막걸리를 판다는 종로의 '백세주마을'에 가려고 하였으나 만원인 관계로, 또 기다리면서까지 술을 마시고 싶은 심정은 아니어서 근처의 아무 술집에나 들어갔다. 언젠간 마시고말테다!!
어제의 모임은 참으로 오랜만에 술파들의 모임(우린 '차'파와 '술'파로 나뉘어져있는데 요즘은 다 술파로 전향했다 ㅎㅎ)이었는데 ROTC후배의 졸업+군대 송별회 기념모임이었다. 그를 위해 가진 모임이었는데 결국은 언제나 그랬듯이 우리의 음담패설로 마무리지어졌다는 슬픈 사실이 전해져온다,,
얼마전에 중국에 다녀온 친구의 고량주를 몰래 소주병에 넣어와서 마시기 시작했는데 좋더라. ㅎㅎ 차라리 소주가 낫다는 의견이 대부분이어서 두어명이서만 귀한 술을 다량으로 섭취했는데, 좋았다. 목넘김이 예전의 스미노프 보드카를 주로 마실 때보단 훨씬 부드러우면서도 옛 기억을 되살려주는 동시에 향도 달콤해서 ㅎㅎ 앱솔루트 바닐라보다도 나은듯..
예전엔 소주보다 보드카나 위스키가 훨씬 싼 곳에 있었을 땐 별별 술을 다 마셨었는데- 소주는 취하는게 느껴지는데, 센 술은 멀쩡한 상태 계속 유지하다가 급 꽐라되서 문제인 것 같다. 양주는 뭐 다음날 숙취가 없다네 어쩌네 하지만 그건 덜마셨을 때나 그렇다. ㅎㅎ
애들이 다 좋은 상태가 아니다. 심적으로나 신적으로나- 다들 며칠전에 꽐라되서 속이 안좋다는 핑계를 대던데 이러다보니 낄낄대다가도 급 루즈해지는 분위기여서 좀 탈피해보고자 게임을 시작했다. 이름하여 이미지게임. 알거 다 아는 친구들끼리 이미지게임을 하려다보니 문제가 자극적이될 수밖에 없었는데...
기억나는 걸 몇개 적다가 말았다. -_- 적다보니 공개하기엔 너무 누워서 침뱉기인 저급질문들이어서 ㅋㅋ 나름 친분도 쌓고 있는 분들도 있기에 이미지관리를 위해서, 하하호호 :)
나의 술버릇은 집에가서 자기(!!)이다. 술이 오른다 싶으면 술을 그만마시고 집에 가는데, 그럴 때마다 친구들은 내 가방 혹은 지갑을 숨긴다. 결국 그래서 내가 포기하고 남기로하면, 난 막차 다 끊겼는데 다들 집에 간단다. 하아... 어제도 똑같은 패턴.
친구에게 주었던 '나폴레옹광'이 돌아왔다. 물론 물에 젖었다가 말린 쭈글쭈글한채로. 사실 받지 않을 예정이었는데 읽지 않은 세편의 이야기를 친구가 들먹이며 엄청 궁금하게 만들어서, 마침 어제 갖고 있다길래 받아왔다. 난 책 정말 소중하게 보는데, 이건 뭐 차라리 주는게 나으려나 괜히 찜찜하다. 그러고보면 그녀에게 빌려줬던 귀걸이는 한짝만 돌아왔고, 파우더케이스는 조각나서 왔고, 책은 물에 젖어서 퉁퉁 불어서 왔네. 그렇지만 아깝거나 하진 않다. 정상으로 돌아오지 않을 걸 분명 알지만 난 앞으로도 계속 그녀에게 빌려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