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에 채 다 읽지 못한 <텍스트가 설교하게 하라>를 도서관에서 다시 빌렸다. 이 책의 원제는 the Word Militant, 직역하면 '전투적인 말씀' 정도가 될텐데 이 제목이 한글제목보다 내용에는 더 적합하나 한글제목이 좀 더 매력적이다(달리 말하면 '텍스트가 스스로 말하게 하는 법'인데 이는 텍스트를 다루는 모든 이들의 꿈이니까). 1993년부터 2003년까지 쓴 설교에 관한 글을 모아놓은, 일종의 모음집이기 때문에 글의 내용이 부분적으로 겹친다. 일독에 대한 욕심이 없거나 시간이 충분치 않다면 프롤로그 '텍스트와 함께하는 모험'과 1장 '설교는 현실의 이미지를 바꾸는 행위', 2장 '고대의 말씀과 현대의 청취' 정도만 읽어도 충분하다. 여유가 있다면, 일독을 한 뒤 347페이지에 나와있는 '출처'를 참고로해 논문을 쓴 시기순으로, 주석을 살펴가며 다시 읽어보는게 유익하다. 이렇게 읽으면 부르그만이 "세계적인 성경신학자이자 구약성경 해석의 권위자"(이런 평은 우습다.)라는 평의 진위까지는 판정할 수 없을지라도 적어도 그가 10년간 설교라는 문제를 두고 성실히 공부해왔다는 정도는 알 수 있으며, 현대라는 상황과 설교라는 주제를 함께놓고 고민할 때 참고할만한 도서목록을 건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