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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이끈 위대한 지혜들 - 복거일의 세계사 인물 탐구
복거일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03년 11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물론 인물에 대한 간단한 전기들의 모음집으로 볼 수도 있지만, 그보다는 복거일이라는 특이한 리버테리언의 인물해석론으로 보는게 더 적절하지 않나 싶다. 리버테리언이라는 위치와는 상관없이 , 영어공용화론자인 것과도 무관하게 스타일리스트라는 수식어를 달고 있는 사람답게 복거일의 간결한 문장은 빛난다. 그리고 복거일 특유의 잠언 역시 인상적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에서 보이는 복거일 특유의 해석에 대해 나는 딱히 동의하지 않는다. 아마도 복거일에게 있어 현실적인 이상세계였던 곳은 로마제국, 혹은 당태종이 지배했을때의 중국제국이었던 것 같다. 나치즘, 파시즘과 같은 전체주의를 부정하면서도 그는 크게 결이 틀리지 않는 제국주의에 매혹을 느낀다. 고종석이 그에게 배웠다고 하는 보편주의는 결국, 제국주의의 확장속에서 만들어지는 보편주의인 것이다. 보편주의자, 세계시민주의자를 지향하나는 나이지만(아니 적어도 관념적으로 동의하지만) 나는 그러한 복거일의 태도가 마뜩치 않다. 그렇다고 그가 태도를 바꿀 생각은 당연히 전혀 없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