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개신교회의 현실을 비판하는 서적들이 또 다시(!) 출간되었다. 출간되었다는 것을 기억함과 동시에 개신교회의 현실을 비판하는 서적들을 정리해보는 것도 의의가 있겠다 싶어 한 기사를 옮겨둠과 동시에 몇 가지 관련 도서들을 소개한다.
"대형교회가 교회 세속화 주도" 일침 - 목사와 신학생이 목회세습·과도한 헌금 등 비판한 책 잇달아 펴내
'대형교회는 교회 내부를 일류 호텔로 꾸미고 최고급 마이크와 음향시설을 설치한다. 백화만발한 꽃밭으로 꾸민 강단은 카네기홀 무대만큼 호화롭다. 목사는 수퍼스타 흉내를 낸다. 세속화한 개신교 예배는 처음엔 좋지만 결국 식상하여 혐오의 대상이 돼버린다.'(<대형교회가 망해야 한국교회가 산다> 중에서)
국내 개신교 교회의 세속화, 그것을 주도하고 있는 대형교회에 대한 교계 내부의 강도 높은 비판이 잇달아 나왔다. 미국 뉴욕에 거주하는 이계선(68) 목사와, 침례신학대 출신으로 현재 신학대학원에 재학 중인 김선주(43)씨가 최근 각각 펴낸 책 <대형교회가 망해야 한국교회가 산다>(들소리 발행)와 <한국교회의 일곱 가지 죄악>(삼인 발행)이 그것이다.
이 목사는 뉴욕 퀸즈 평화교회 담임목사를 역임한 후 2006년에 은퇴했고, 김씨 역시 정식 공교회 목회자는 아니라는 점에서 책임있는 위치에 있다고 하긴 어렵다. 하지만 이들의 주장은 현 교회조직에서 객관적 거리를 두고 있다는 점에서 오히려 주목된다.
이 목사가 제기하는 대형교회의 문제점은 목회의 부자세습, 성경공부를 빙자한 중독신자 만들기, 과도한 헌금, 무리한 전도와 선교 등이다. 이 목사가 구체적으로 언급한 대형교회 부자세습 사례는 광림교회, 금란교회, 인천 숭의교회, 인천 계산중앙교회, 충현교회, 대구서현교회, 대성교회, 경향교회, 강남교회 등 꼽기에 열 손가락이 모자랄 정도이다. 소망교회의 경우 분당에 예수소망교회를 별도로 세워 '변칙세습'을 했다는 것이 이 목사의 주장이다.
이 목사는 과도한 헌금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높인다. "성경의 십일조는 옛날 신정(神政)으로 통치하던 구약시대의 얘기"라며 "예수님 이후 교회가 제사를 지내지 않는 요즘은 헌금(제물)이 아니라 자기 재물을 내어 남을 도와준다는 뜻의 '연보'의 개념이 옳다"고 주장했다. 그는 "'연보'는 성직자들의 생활비 같은 교회 유지비용과 이웃을 돕는 수준이면 적당하다"며 "십일조, 주일헌금, 생일감사, 환갑감사, 결혼감사, 출생감사, 백일감사, 돌감사, 이사감사, 부흥회헌금, 성탄절헌금, 선교헌금, 건축헌금 등 끝없는 헌금으로 매주 수억원씩이나 거둘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 대형교회가 풍부한 자금력을 활용해 좋은 일도 많이 한다는 논리에 대해 이 목사는 "그런 일은 교단이 하면 된다"며 "대형교회의 폐해를 막으려면 가톨릭처럼 성당이 크든 작든 목회자 월급을 똑같이 주고, 교회별 별도 연금 같은 특혜도 없애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선주씨는 책 제목으로 쓴 '한국교회의 일곱 가지 죄악'을 목사, 교회, 설교, 복음, 전도, 영성, 헌금 등으로 나눠 조목조목 제시한다. 책은 2005년 전광훈 목사 파문을 예로 들며 "한국교회에서는 목사를 '주의 종'이라는 특수관념으로 분화시켜 놓고 목사의 지위를 절대화하려는 이데올로기가 관료적 교회구조를 통해 실현되고 있다"고 고발했다.
그는 또 국내 주류 교회의 '우익 이데올로기적 편향'에 대해 "과거 이승만 정권에 협력해 '빨갱이 사냥'에 나섰던 월남 목회자 그룹의 성향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라며 "교회가 이념의 주구 노릇을 하게 되는 순간 교회의 생명은 끝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일보, 장인철 기자, 200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