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부들과 함께 성경읽기, 크리스토퍼 홀 지음, 우병훈,이경직 옮김, 살림
무함마드와 예수 그리고 이슬람, 이병권 지음, 코나투스


신학생이지만, 혹은 신학생이기에 언제나 뜻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것은 '성서읽기'다. 학부때 배운 방법론들을 활용해 성서를 읽자니, 방법론들에 대한 숙지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고(설령 방법론을 제대로 숙지한다 하더라도 성서전서를 하나의 방법론으로 읽어낼 수는 없다.), 마냥 읽자니 날림으로 읽게 된다. 결국 '전서 읽기'는 삶의 과제로 미루어두고, 드문드문 읽으면서 과거의 신앙선배들이 읽었던 흔적들을 더듬는 것이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전부이다. <교부들과 함께 성경읽기>는 그 와중에 눈에 들어온 책이다. 가톨릭이 아닌, 개신교 학자가 적극적으로 교부들의 '성서 독해'를 되짚어볼 것을 역설하는 경우는 드문 일인데, 책의 초반부(는 오늘날 개신교인들이 왜 교부들을 읽어야 하는지에 대한 나름의 견해가 비교적 상세히 적혀있다.)를 읽어보니, 그런 이채로운 행위 이면에는 현 미국 복음주의계가 처한 상황이 크게 작용한 것 같다. 근대에 대한 지나치게 부정적인 평가가 조금 눈에 거슬리기는 하지만, 교부들의 세계를 들어가고자 하는 이들(특히 개신교인들)에게는 적절한 입문서이다.

<무함마드와 예수 그리고 이슬람>은  <예수, 노자를 만나다>, <예수, 석가를 만나다>를 지은 이병권의 '종교들의 대화' 시리즈 연작에 해당된다. '종교들의 대화'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진 않기에 전작들에 눈길이 가진 않지만, 이번만은 다른데, 국내에 본격적으로 소개되지 않은 「무슬림 복음서」를 다루고 있고, 그 텍스트를 다루면서 무슬림들에 비춰진 예수상을 살피고 있기 때문이다.  노자나 석가는 '역사적으로' 예수를 모르지만, 무함마드는 예수를 '역사적으로' 알았고, 그(혹은 그의 영향을 받은 이들)가 재해석해 낸 예수는 기독교와는 다른 방식으로 무슬림들에게 받아들여졌다. 이러한 해석의 변천사는 설령 '종교들의 대화'에 관심이 없더라도 곱씹어볼만한 부분이 있다.









신은 위대하지 않다, 크리스토퍼 히친스 지음, 김승욱 옮김, 알마
자비를 팔다, 크리스투퍼 히친스 지음, 크리스토퍼 히친스 지음, 김정환 옮김, 모멘토
도킨스의 망상, 알리스터 맥그라스, 조애나 맥그라스 지음, 전성민 옮김, 살림
인식의 근본 문제, 요셉 드 프리스 지음, 신창석 옮김, 가톨릭출판사

<만들어진 신>의 여파가 크긴 큰가보다. 적지않은(아니지, 인문학 시장으로 봤을 때는 가히 엄청난) 판매량을 올렸을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일간지에서 '올해의 책'으로 선정되었으니 말이다. <만들어진 신>의 실제적인 공로는 유신론을 반박하거나, 무신론을 퍼뜨린 것에 있는 것이 아니라, 무신론을 다룬 책들도 출판시장에 먹힐 수 있다는 것(게다가 각광 받을 수 있다는 것)에 있을지도 모른다. <신은 위대하지 않다>와 <자비를 팔다>는 이런 분위기에 발맞추어 나온 책들이라 할 수 있는데, 분위기를 타고 나온 것이 꼭 나쁜 것이 이번에 나온 이 두 책들은 전자의 입담을 넘어선다(<자비를 팔다>가 좀 더 날카롭다). 굳이 <만들어진 신>과 <신은 위대하지 않다> 중 한 권을 추천해달라면, 나는 후자를 권할 생각이다.
<도킨스의 망상>은 <도킨스의 신>에 이어 복음주의 신학자인 알리스터 맥그라스가 도킨스의 논의에 반박한 책인데, <도킨스의 망상>은 좀 더 <만들어진 신>에 집중되어 있다. 비교적 정확하게 분석이 이루어진 책이라고 보는데, 도킨스의 논의에 반한 이들이 이 책을 읽을지에 대해서는 의아스럽기는 하다. 아마도 도킨스의 책을 읽고, 어딘가 기분이 뒤숭숭한 기독교인들만이 이 책을 읽게 되지 않을까. 출판사의 의도적인 전략이 보이기는 하나, <만들어진 신>과 디자인이 거의 똑같기 때문에 나란히 서재에 꽂아두면 보기에 나쁘지 않다. 어쨌든, 도킨스의 논의든, 알리스터 맥그라스의 반박이든 현시점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유신론/무신론 논쟁이 주로 영미권에서 진행되고 있는 것이라는 사실은 유념해두어야할 부분이다.
영미권을 제외한 다른 지역의 기독교 신학자들은 그렇다면 무엇과 씨름하고 있을까? 좀 더 차원을 좁혀서 어떤 '무신론'과 대결하고 있을까? 가톨릭에서 맞닥뜨리고 있는 난적은 니체, 마르크스도 아니고 러셀이나 도킨스도 아닌 칸트이다. 칸트의 '비판'이후로 신앙과 이성을 연결시키는 것은 가톨릭 신학자들에게 필연적인 과제라 할 수 있는데 이번에 나온 <인식의 근본 문제>도 그러한 문제의식에서 나온 저작이라 할 수 있다. 읽어보기는 커녕, 홅어보지도 못했지만, 나의 학문적인 관심사기 때문에 이렇게 적어둔다.     








바울로, 요아힘 그닐카 지음, 이종한 옮김, 분도출판사
사도 바울, 알랭 바디우 지음, 현성환 옮김, 새물결


역사적 예수 열풍이 한국에서도 사그러들었는지, 예수에 대한 학술적인 저작은 잘 보이지 않는다(아마도 2007년 11월에 출간된 리처드 A.호슬리의 <갈릴리>(박경미 옮김, 이화여자대학교 출판부)가 마지막인 듯하다.). 하지만 바울 관련 저작들은 꾸준히 출간되고 있다(결국 기독교란 바울의 종교인가?). 두툼하고 알찬 신학 텍스트를 펴내는 분도 출판사 '신학 텍스트 총서' 시리즈에서 <바울로>가 나왔고, 주목받는 철학자 알랭 바디우의 <사도 바울>이 나왔는데, 아마도 많은 이들은 후자쪽에 관심을 둘듯하다. 바울의 현대적 해석을 읽고 또 평가하는 것(게다가 철학자의 '해석'을!)은 지금으로서는 요원한 일이니, 나의 관심은 전자로 향한다. 다음 방학 즈음에 권터 보른캄의 <바울>전기와 함께 두고 읽을까 고민 중이다.  









단테 <신곡> 강의, 이마미치 도모노부 지음, 이영미 옮김, 안티쿠스

마지막을 장식하는 것은 이마미치 도모노부의 <단테 <신곡>강의>다. 장정을 포함한 책의 품새, 내용의 충실함 모두 압도적이다. <신곡>에 대한 충실한 해설서이기도 하지만, 아니 충실한 해설서이기에 이 책은 서구 고전사상에 대한 친절한 안내서가 되어주기도 한다. <고백록> -  <신곡> - <실락원> - <까라마조프씨네 형제들>로 이어지는 기독교를 근간으로 하는 문학서들을 바탕으로 기독교적 사유의 흐름을 짚어보는 것은 먼 훗날 언젠가 꼭 한번 해보고 싶은 작업이다. 그 먼훗날 언젠가를 위해, 멀지 않은 시간에 페이지를 넘길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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