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사람은 왜 만족을 모르는가? - 원하는 것을 가져도 늘 부족한 사람들의 7가지 심리 분석
로리 애슈너.미치 메이어슨 지음, 조영희 옮김 / 에코의서재 / 2006년 3월
평점 :
남에게 설명하기 이상한 습관은 누구에게나 있을 것이다. 습관이라고 부르기 애매한 기질상의 문제들도 있을테고. 예를들면, 원하는 것을 얻은 뒤의 행복이 오래 가지 않는다거나(하지만 남에게 티를 내기는 힘들다, 기껏해야 배부른 투정이라는 말만 듣는다), 늘 남에게 좋은 일만 하고 사는 것 같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산다거나, 자꾸 남하고 비교한다거나 하는. 할 일이 많아도 지루하고, 재밌는 일이 있어도 지루하고, 되는 일이 있어도 없어도 불안한 일도 있다.
이런 문제들을 남에게 토로하면 "누구나 다 그렇다" "그래야 발전이 있다" 등등의 애매한 조언을 듣게 되고, 결국은 그냥 혼자 삭히게 되는데, 그런 일이 자주 벌어진다면 문제가 있다고 생각할 수밖에. 이 책은 그런 심리가 왜 생기는지를 알려준다. 그 원인이 무엇이고 어떻게 다스려야 하는지.
재밌는 점은, 이 책에서 말하는 대개의 정신적 불만족의 원인은, 성장 과정에서 발견된다는 데 있다. 아이가 자꾸 부모 눈치를 보며 살아야 했다면, 그 경험 때문에 사회생활을 하면서도 자기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주변 눈치를 보게 된다. 일을 잘 해 놓고서도 불안해지는 것이다. 성과에 대한 자기만족보다는 다른 사람의 시선이 중요해지기 때문이다. 가족의 영웅으로 자란 아이는 그런 칭찬에 길들어 자꾸 남을 위한 것을 과도하게 생각하다가 정작 자기는 불만족상태에 빠진다(그리고 그 사실을 내놓고 말하지도 못한다). 걱정근심을 막기 위해 지루함이라는 감정을 과도하게 느끼는 경우도 있고, 나만 다르다는 두려움이 계속 자신과 남을 비교하게 만들기도 한다.
사실 이 책이 결정적인 조언을 해 주는 건 아니다. 어느정도 예측 가능한 상식적이고 원론적인 해결책을 제시하지만, 과장되게 만사를 다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좋았다. 사실 아무 문제 없다고, 안심하라고 주장하는 게 아니라는 말이다.
열심히 목표를 향해 달려가다가 목표 달성 직전에 갑자기 무력감을 느끼며 후퇴하는 일을 겪은 사람이라면, 기쁜 때일수록 걱정거리를 찾는 성격인 사람이라면 이 책을 꼭 읽을 것. 각 사례들은 사실적이고, 책 자체도 쉽게 잘 읽히는 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