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2022 - 제 꿈 꾸세요
김멜라 외 지음 / 생각정거장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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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멜라 작가」는 2022년 13회 젊은 작가상 수상작품집으로 만났었다. 「저녁놀」도 독특하지만 따뜻한 느낌이 든다 생각했는데 「제 꿈을 꾸세요」도 그러했다. 저녁놀의 작가노트의 <웃게 해 줄 수 있다면의 연장 선상에서 떠난 이와 남은 이가 만나 좋은 꿈을 만들었으면 좋겠다>로 이어진다.


'메기의 추억'을 배울 때 친구들과 함께 메기?라고 하면 쿡쿡 웃었던 기억이 있다. '오 수재너'는 순간 무슨 노래였지 하며 멈칫했다. 분명 배웠을 노래이지만 기억에 없는 노래였다. 책을 읽는 내내 메기의 추억의 가사를 흥얼거리고 있었다. 챔바는 유쾌한 사람이었다. 죽음, 그중에 자살에 대한 이야기가 어둡지 않고 통통 튀는 밝고 경쾌함이 드는 것은 챔배 때문일 것이다. '나'의 상상력으로 다른 사람의 꿈으로 갈 수 있다. 혼자 죽어 언제 발견될지 모르는 자신을 발견해달라 하고 싶어 한다. 하지만 규희, 세모와의 꿈으로 가려 하며 여러 추억들을 떠올리다 결국 그들에게 가지 못한다.


'나'는 꿈으로 찾아갈 이를 결정했다. 챔바는 예기치 않게 '죽음'을 맞이했지만 다른 세계에서 '깨어나' 꼭 찾아가고픈 이의 곁으로 '나'를 데려가 준다. '길손'과 비슷하게 아파한 이가 '가이드'가 되어 꿈을 찾아가는 길을 안내한다. 저자는 이 소설이 그들이 건네는 인사라 한다. 누가 누구에게 건네는 인사를 말하는 것일까? '챔버'가 '나'에게 건네는 인사? '내'가 마지막으로 찾아간 사람에게 건네는 인사? 누구에게 하던 <좋은 꿈 꾸세요. 좋은 아침이에요.> 인사를 건넬 수 있는 이가 곁에 있는 것만으로도 큰 기쁨이다. 오늘 밤에는 자기 전에 「제 꿈꾸세요」하고 인사해 봐야겠다.


다른 우수작품상들도 모두 각가 나름의 색깔에 읽는 즐거움이 있었다. 김지연 작가의 『포기』는 만약 인생의 전부나 다름없었던 것을 포기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게 했다. 그리고 미루는 것에 대한 후회를 자주 하는 입장에서 아! 음... 슬그머니 책이 멀어졌다.


백수린 작가의 『아주 환한 날』은 <2022 김승옥 문학상 수상작품집>에도 실린 것을 인스타그램에서 보았다. 어떤 글이기에 두 문학상에서 우수상을 받았을까 궁금하였다. 어느 날 갑자기 가족이 된 고양이와 지금도 매일 전투를 벌이고 있는 나로서는 너무나 공감이 되는 글이었다. 고양이를 무서워했었던 나와 동물은 좋아하지만 키운 것에는 무척 반대했던 남편, 고양이를 데려오는 것에 혼자 반대했던 작은아들 모두 지금의 모습이 될 거라고는 생각지 못했었다. <사람들은 기어코 사랑에 빠졌다.>라는 작가의 문장이 너무나 이해가 되었다. 그 이후의 문장 또한...


<사랑>은 사람들을 비이상적이게 하기도 한다. 머리로는 「안돼! 」라고 소리치지만 마음은 전혀 반대 방향으로 가며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갈팡질팡하게 한다. 위수정 작가의 『아무도』의 '희진'의 상황이 지금 딱 이러하다. 눈에 보이는 상처는 희진의 손에 났지만 수형은 보이지 않는 곳에 아물지 않는 상처가 났으리라. 그 상처가 아물 수 있을까? 현실은 언젠가는 깨어나야 할 꿈처럼 아무리 벗어나려 해도 벗어날 수 없다. 숲 속의 잠자는 공주는 어떻게 100년이나 잠들어 있었을까? 하는 삼천포로 빠진 생각이 문득 들었다.


이주혜 작가의 『우리가 파주에 가면 꼭 날이 흐리지』는 <대어를 낚았다>로 시작하는 첫 문장이 인상 깊었다. <무엇이 자꾸 우리를 겁쟁이로 만들까? 우릴 자꾸 고립시키고, 왜 저러고 사나 싶게 만들고, 경멸하기 좋은 얼굴로 변모시키고, 끊임없는 자기 증명의 압박을 가하는 이 병의 이름은 무엇일까?>라는 글은 사람들과 부대끼며 살아가는 모든 곳에서의 고민이 아닐까 한다. 코로나라는 특수한 상황이 더 크고 세게 부닥치게 하며 큰 소리를 내게 하는 것이리라. 맑게 개인 파주에서 즐거웠던 모임의 결과는 흐림이 아닌 천둥번개가 되었다. 과연 햇볕이 드는 맑은 날로 되돌아갈 수 있을까?


『지난밤 내 꿈에』를 읽고 나서 문득 몇 해전 돌아가신 친정엄마가 생각났다. 엄마는 친정이 없었다. 아버지와 결혼 후 고향인 부산을 떠나온 후 연락이 끊어졌다고 하였다. 하지만 너무 어릴 때라 가물거리지만 유치원에 다니던 나와 2살 터울인 큰동생과 외갓집에서 하룻밤을 잔 기억이 있다. 예전 주소로 찾아가니 이사를 하여 물어물어 찾아갔었다. 무엇이 그리 그리웠을까? 지금 느끼는 이 그리움과 같을까? 궁금해졌다.


만약 매달 500만 원 여의 돈이 매달 생긴다면 무엇을 할까? 저축부터 할 것이다. 노후대비를 위해서. 그러나 몇십 년 전이었다면 어땠을까? 같은 선택을 했을까?


단편집은 한 호흡에 책을 읽기 좋다. 그러면서 장편 못지않은 다양한 의미들을 전달한다. 짧은 글안에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담는다는 것을 어려운 일이다. 한 해 최고의 문학적 성취를 이룬 작가에서 수여되는 이효석문학상 수상작은 엄격한 심사로 유명하다. 이효석 문학상 수상작품집 2022는 지금 우리가 가장 주목해야 할 작가와 작품들로 채워져 있다. 그들이 누구인지 작품의 내용을 더 깊이 알고 싶은 분들께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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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서 종이우산을 쓰고 가다
에쿠니 가오리 지음, 신유희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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섣달그믐, 즉 12월 31일 한 해의 마지막 날 세 명의 노인은 자살을 한다. 그리고 그들의 가족과 지인들이 만난다. 세 노인들의 죽음이 아니었다면 만날 일이 없는 사람들이다. 전혀 모르던 타인들이 어느새 자신의 삶에 스며들었음을 깨닫는다. 책을 읽어나가며 주의를 기울인 것은 이야기의 시점이 자주 바뀌어 서로가 어떤 연결점을 가지는지 찾아가며 봐야 한다는 것이었다.

누군가의 아들, 딸, 손녀, 손자, 알고 있던 지인 등 많은 이들이 등장한다. 그들은 처음에는 노인들이 왜 자살을 선택했는지 이해하지 못한다. 만약 간단히 장례식만 치르고 더 이상 만남이나 연락이 없었다면 결코 이해하지 못했을 것이다. 이들의 만남이나 연락의 연결고리의 시작은 누구였을까? 모두에게 활발하게 다가간 하즈키였을까, 송별회를 열자며 가족들을 모으려 한 준이치였을까? 이런 물음을 던지며 읽어나가다 문득 누군가와 계속 소통이 이어졌다는 것은 한쪽만 일방적인 경우는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만약 하즈키의 메일에 로코가 답장을 하지 않았다면, 준이치가 건넨 사탕을 미도리가 받지 않았다면, 도우코가 보낸 라인 메시지에 유우키가 대답하지 하지 않았다면 상황은 어떻게 되었을까?


하즈키와 로코가 서로 메일을 주고받는 이야기도 글의 이야기하고자 하는 바를 나타내기에 의미가 큰 부분이었다. 그러나 가장 인상 깊었던 이야기는 미도리가 준이치를 찾아간 장면이었다. 아버지 간지 씨의 죽음에 슬퍼 시시때때로 울음을 터뜨려 병원에서 처방 받은 약까지 먹는 미도리가 왜 준이치를 찾아갔을까? 그녀의 울음을 멈추게 하고 아버지의 죽음을 이해하게 한 것은 무엇일까? 책을 모두 다 읽고 다시 그 부분을 읽어도 모두 납득을 못하였다. 마치 이 책이 내어 놓은 숙제 같다는 생각을 했다. 아마도 몇 번의 재독을 다시 할 것 같다.


"나는 이미 끝났으니까" P152


이곳엔 이제 하나도 없어. P153


그때는 이미 죽음이 시작되고 있었다. P155-156


혼자서 종이우산을 쓰고 가다 중


세 노인은 각자 나름의 이유로 죽음을 선택했다. 허나 그 이유 하나하나에 반박하고 싶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주변인들 중 누군가의 죽음을 볼 때, 드라마, 영화 등에서 죽음이 등장할 때나, 뉴스의 사건사고 등으로 너무나 쉽게 죽음을 접하고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 이런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많은 이들은 한 번쯤은 죽음을 생각해 볼 것이다. 태어남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하지만 스스로 생을 마감하는 것으로 죽음은 선택할 수 있다. 과연 이것을 선택의 문제로 바라볼 수 있을까라는 윤리적 문제가 생긴다. 그것은 남겨진 이들의 몫으로 돌아온다. 이미 떠난 이들은 대답할 수 없기에. 그럼에도 스스로 생을 마감하기 전에 정말 마지막 선택이 이것밖에 없는지 한 번쯤은 되돌아봤으면 한다. 삶은 혼자서 인생의 비를 맞으며 종이우산을 쓰고 가는 것이다. 맞다보면 찢어진 곳으로 들이치는 비에 맞아 아프다. 그러나 그 고통을 혼자서 참는 어리석은 짓을 하지 말아야한다. 종이 우산을 쓰고 있는 또 다른 이가 옆에 있다는 것을 기억하여야 한다.


서로가 기억하는 간지 씨, 츠토무 씨, 치사코 씨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메일을 주고받으며 가장 가까운 가족으로써 아버지를, 할아버지를, 할머니를 알지 못했다는 것을 깨달아가며 그들의 선택을 이해해가는 모습들을 보며 조금은 씁쓸한 느낌이 들었다. 세 노인이 그렇게 떠나기 전에 알았더라면 그들의 선택이 달라졌을 거라는 생각이 맞다고 우겨보고 싶어졌다. 마지막 책장을 덮자마자 핸드폰을 들고 친정아버지와, 시부모님들께 차례로 전화를 드렸다. 갑자기 추워진 날씨라는 궁색한 핑계를 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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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초 후에 죽는다
사카키바야시 메이 지음, 이연승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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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초』라는 독특한 소재의 4편의 단편으로 구성된 「15초 후에 죽는다」는 내용도 신선했다. 15초라는 한정된 시간 안에 어떤 이야기를 구성할 수 있을까 하는 궁금증에 책을 열었다.


이런, 아직 15초가 남았네요.

15초 후에 죽는다 p18


표제작 「15초」는 구성이 재미있었다. 자신이 15초 후에 죽는다는 사실을 알고 나서 그 시간을 어떻게 할까 고민한다는 것이 가능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중간중간 타임 스톱이 가능하여 시간을 잠시 멈출 수 있다는 설정이 추가되어 생각할 수 있는 여건이 된다 해도 죽음을 앞두고 제대로 무언가를 떠올린다는 것만으로 힘든 상황이다. 그 상황에서 범인에 대한 단서를 남기는 방법을 생각해 내고 실행하기에는 15초는 너무나 짧아 보인다. 글의 마지막 반전이 놀라웠다. 추리소설을 꽤 좋아해서 대부분의 책은 읽으며 웬만한 추리는 가능해 범인을 찾거나 숨겨진 복선은 자주 찾아낸다. 하지만 15초에서는 마지막까지 작가가 의도한 결말을 예측할 수 없었다. 다 읽고 다시 처음부터 읽으니 글 곳곳에 복선들이 숨겨져 있었다. 자신을 죽인 범인을 위해서일까? 아니면 억울한 죽음을 알리고 싶어서 일까? 끝에 가서야 밝혀지는 저자의 숨겨진 의도를 알고 나니 놀라움은 배가 되었다. 만약 처음 생각했던 의도대로 복수를 위해서라면 최고의 복수가 아닐까 한다.


「이다음 충격적인 결말이」는 제목에 결말? 너무 궁금한데 마지막부터 볼까라는 유혹이 유독 많았던 단편이었다. 가끔 책이 너무 안 읽히거나 너무 흥미로워서 결말이 궁금할 때 마지막부터 볼 때도 있다. 너무 큰 유혹이었지만 처음부터 차근히 읽었다. 타임워프라는 소재는 닥터 스트레인지나 닥터 후를 통해 접한 내용이라 소재가 신선하지 않다 생각했다. 하지만 쌍방향 실시간 소통이 가능한 TV라는 소재와 결합이 되자 예측할 수 없는 이야기가 되었다. 시리즈 드라마의 마지막 결말 15초를 알고 싶어 되짚어가는 과정에 작가가 교묘히 숨겨놓은 복선들이 연결될 때마다 감탄이 나왔다. 왜 데뷔한지 얼마 되지 않은 신예 작가가 일본 추리소설계를 놀라게 했는지 알 수 있었다.


잠을 못 자는 것의 어려움을 알고 있다. 자려 누어서 2-3시간은 뒤척여야 잠이 든다. 양도 세어보고 숫자도 세어보고 따뜻한 우유도 마셔보고 하지만 쉽지 않다. 두 번째 단편의 소재가 타임워프였다면 세 번째 단편 「불면증」은 타임 루프이다. 어떤 기점으로 같은 시간이 끊임없이 되풀이된다. 몇 번 되풀이될 때까지 응?! 머지 하였다. 상황 파악이 된 것은 중반부쯤이었다. 4편의 단편 중 몰입감이 가장 높았다. 이야기에 집중해 보지 않으면 흐름을 놓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마지막 요우의 선택이 과연 최선이었을까 하는 생각에 여운이 길게 남았다.


마지막 단편 「머리가 잘려도 죽지 않는 우리의 머리 없는 살인 사건」은 분량이 가장 많은 단편이었다. 거의 책의 절반 정도를 차지하였다. 머리를 뽑아내어도 죽지 않는다는 설정을 본 적이 있었나 떠올려보았으나 없었다. 작가는 글 초반에 모든 단서를 제공하였었다. 제시된 단 두 가지 단서만으로 사건은 해결될 수 있었지만 책을 모두 읽고 나서야 알아차렸다. 사람이 얼마나 이기적일 수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이다. 타인의 목숨을 빼앗어라도 원하는 목적을 이루고 나면 과연 행복할까? 다른 모든 이들이 모른다고 하여도 자신은 알고 있다. 자신의 양심의 가책을 무시할 수 있는 사람의 심리가 너무 궁금해지는 이야기였다.


저자는 자신이 좋아하는 엘러리 퀸의 소설 속에서 총에 맞아 죽어가며 다잉 메시지를 남기는 부분을 읽다 생각한 소재라고 하였다. 추리소설에 흔히 등장하는 다잉 메시지를 볼 때면 정말 저러한 내용을 남길 시간이 있을까 의문만으로 끝나는 독자와 그것으로 이야기를 끌어내는 것이 작가와의 차이이다. 마지막 장을 덮으며 눈에 들어온 <다음에는 조금 더 어렵게 만들어 주지.>라는 문장이 저자의 다음 작품을 기대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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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속의 로맨스
앤 래드클리프 지음, 장용준 옮김 / 고딕서가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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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속의 로맨스라는 부드럽고 로맨틱한 제목과 고딕소설이라는 장르는 연결하기는 어려웠다. 표지 그림을 보니 라푼젤처럼 성에 갇혀 억압과 학대 등을 당하는 이야기인가 하며 책장을 열었다. 하지만 생각했던 스토리와는 전혀 다른 전개였다. 아들린은 도대체 어떻게 그 많은 공포와 장애물 같은 고난을 버티고 넘었을까? 하는 의문에 대한 답을 찾으며 책을 읽었다.


죄송합니다. 후작과의 결혼은 화려하긴 하겠지만

절대 행복한 삶이 아닙니다.

그분은 저의 혐오감을 자극할 뿐입니다.

부디, 그분은 더 이상 언급하지 말아주세요.

숲속의 로맨스 P219


라 모트는 아들린에게 몽탈 후작의 청혼을 받아들이라 한다. 그러나 아들린은 단호한 태도로 거절한다. 자신을 구해주고 신세 지고 있는 라 모트의 부탁이라 하여도 결코 자신을 내어주지 않는다.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이고 어떻게 하여야 자신을 지킬 수 있는지 알고 있는 것이다. 자신에 대한 믿음과 자기 확신이다. 다른 이의 부탁을 잘 거절하지 못하는 나를 돌아보게 되었다. 무리한 부탁인 줄 알면서도 마지못해 하면서 완벽하게 해야 한다는 강박에 시간과 노력을 들인다. 그러한 이들이 반복이 되니 어느 순간 당연하다는 듯 일이 주어지며 감사하다는 인사도 사라지고 시간이나 여건이 안 되어 힘겹게 거절하면 질책이 돌아온다. 하여 그런 관계를 단호히 끊은 적이 있었다, 자신을 지키는 것은 다른 누구도 아닌 본인이다. 아들린은 그것을 알고 있었다.


아들린은 기회는 많지 않았으나

어쨌든 책이 있는 곳이면 책을 읽었다.

지식을 갈구하는 마음에 와닿는 책들은

아름답고 우아한 것들에

대한 감수성이 각별한 그녀에게 흠뻑 흡수되었다.

숲속의 로맨스 P302


라 모트에게 구해져 함께 수도원에서 생활할 때도 그가 가지고 있던 몇 권 되지 않는 책을 열심히 읽었다. 그녀는 힘겨운 도망자 신세지만 어느 곳에서든 책이 있으면 읽으려 노력했다. 어린 시절부터 수녀원에서 자랐고 부모의 도움도 없었지만 극복하기 힘든 고난을 극복해 나갈 수 있는 힘을 책이 알려주었다. 그를 통해 얻은 그녀의 선량한 성품과 아름다운 마음가짐은 은연중에 드러났다. 이에 혼자서는 해결하기 힘든 고난이 생길 때마다 주변의 도움이 있었다. 페터, 라 모트, 테오로드. 라 뤼크 등 그 이외에도 많은 이들의 도움을 받는다.


고딕소설답게 이어지는 서스펜스에 긴장감이 넘친다. 분명 위기에서 벗어난듯하였는데 또 다른 음모와 위험이 도사리고 있었다. 이를 극복해 나가는 아들린의 여정은 험난하다. 19세기 대표적인 고딕소설의 작가인 앤 래드클리프의 작품은 현재까지도 꾸준히 읽히며 사랑받고 있다. 그녀는 박해받는 여성을 주인공으로 등장시키며 합리적으로 설명되는 공포로 호기심을 높인다. 그러다 차츰 이성적으로 현실을 각성하며 회복한다. 아들린도 처음에는 아버지에게 버림받고 몽탈 후작에게 위협을 받지만 테오로드와 라 뤼크가의 사람들을 만나며 심리적 안정과 치유를 받는다.


안정되어 보이는 듯하던 아들린의 삶은 만날 수 없을 것 같던 테오로드의 소식을 알게 되며 다시 격랑에 휩싸인다. 라 뤼크와 테오로드의 놀라운 관계가 드러나며 일촉측발의 사건들이 연이어 일어난다. 테오로드의 목숨을 살릴 수 있는지, 테오로드의 목숨을 살리기 위해 시작한 일들에 왜 아들린의 진짜(?) 아버지가 등장하는지, 아들린과 몽탈 후작의 관계는 도대체 무엇인지 끊임없이 이어지는 반전에 반전은 책을 놓지 못하게 한다. 고딕소설이 무엇인지 진가를 알고 싶다면 꼭 읽어보길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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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1쓰레기 1제로 - 지금 바로 실천하는 101가지 제로 웨이스트
캐서린 켈로그 지음, 박여진 옮김 / 현대지성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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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웨스트라고 하면 먼가 거창한 느낌에 어렵게만 느껴진다. 책소개중 ‘실패해도 괜찮다. 어제보다 오늘 더 나은 선택을 하면 그만이다.‘라는 문장이 좋았다. 그럼 나도 할수 있지 않을까하는 작은 용기를 낼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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