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통제의 승부사 사마의 - 자신을 이기는 자가 최후의 승자가 된다 삼국지 리더십 4
자오위핑 지음, 박찬철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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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통제의 승부사, 사마의`를 읽고

회사 생활이 참으로 어렵다. 존경하고 의지할 만한 관리자는 정말 찾기 어렵고, 모두 저마다의 단점으로 아랫사람을 힘들게 한다. 조직의 불합리한 운영과 억울한 질타에 불같이 화가 나다가도, `저도 나도 인간이니 어쩔 수 없지` 싶어 마음을 억지로 누그러뜨린다. 일 하나를 처리하기 위한 보고절차는 길기도 길고, 무언가 정체되고 후퇴하는 느낌에 가슴이 답답하다. 화를 내고 부딛혀볼까 싶다가도 `나만 모난 돌`이 될 것같아 꾹 참는다. 아마 우리 나라의 30대 직장인들이 대부분 겪고 있는 문제일 것이다.

사마의는 정말 재미없는 인물이다. 하지만 말단 직원으로 시작해 관리자가 된 성공신화에 가장 적합한 인물이기도 하다. 관리자의 집중 견제와 감시를 받으면서도 살아남았고, 주변 사람의 질시와 도전을 받았지만 그들을 굴복시켰다. 그래서인지 이 책도 사마의 본인의 삶을 내밀하게 보여준 책이 아닌 `직장생활의 교본`처럼 생각된다. 그의 성공요인은 첫째 `허허실실`을 통해 자신의 힘을 그대로 내보이지 않은 것이고, 둘째 상사와의 관계를 좋게 하여 항상 꼭 필요한 자리에 있었다는 점일 것이다.

하지만 이 두 가지 모두 쉬운 일이 아니다. 힘이 있으면 보이고 싶은 것이 인지상정이다. 그래서 내가 한 실수는 최대한 줄여서 말하거나 다른 사람 핑계를 대기 마련이지만, 조직의 작은 성취도 다 내가 했노라 허풍을 떨게 된다. 사마의는 그렇지 않고, 철저하게 자신을 통제했다. 그리고, 사람들의 의심과 감시에 대비해 수 차례에 아픈 척을 해서 자신의 능력을 숨기기도 했다. 여러모로 참 대단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p. 161
사마의를 돋보일 수 있었던 것은 그가 성공할수록 목소리를 낮추고 빛을 발할수록 꼬리를 감추는 사람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는 일을 할 때에는 기세등등하게 기치를 높이 올리며 매사에 엄격했고 사람과 관계를 맺을 때에는 겸허하고 온화하게 몸을 낮추었습니다.

또 하나는 조조 일가를 4대에 걸쳐 섬겼음에도 항상 군주의 인정을 받으며, 주목을 받았다는 점이다. 상사와의 관계를 잘 맺기는 참 어려운데, 그것을 훌륭하게 해낸 것을 보면 사마의의 사회성도 보통이 아니었다는 생각이 든다. 아니면, 이미 그의 권력이 군주가 무시할 수 없을만큼 커져 있었기 때문에 함부로하지 못했던 것일까? 일주일에도 몇 번씩 팀, 과장과 얼굴 붉힐 일이 생기는 나로서는 부럽기만 한 재능이다.

p. 91
보스에게 의견을 낼 때 절대 하지 말아야 할 행동이 두 가지 있습니다. 첫 번째는 보스의 단점을 너무 호되게 까발리는 것이고, 두 번째는 보스의 마음을 너무 정확하게 알아보는 것입니다. 이 두 가지 잘못을 저지르게 되면 보스가 불쾌한 것은 물론이고 주변 사람들도 편안해하지 않습니다. `위아래가 없고 기세등등하게 사람을 얕보며 우쭐거린다.`는 느낌을 줄 뿐입니다. 보스에게 의견을 개진할 때 보스가 받아들이지 않으면, 가능한 보스가 받아들일 수 있는 방법을 채택해야지 단도직입적으로 밀어붙여서는 안 됩니다.

하나 같이 힘든 일이다. 어떻게 하면, 나의 일터를 좀 더 나은 조직으로 만들면서, 즐겁게 능력껏 일할 수 있을까. 능력있는 관리자가 뜻을 펼칠 수 있도록 장을 만들어주는 것도 중요하겠고, 개인적 차원에서 해야할 일들도 있을 것이다. 바로 회의와 안주에서 벗어나는 것, 그리고 `작은 일이라고 해서 작게 보지 말고, 작은 일이라고 해서 마음대로 하지 않는` 자세, 적극적인 자기 수양과 계발이다. 여전히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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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아프게 하는 것이 나를 강하게 만든다
알렉상드르 졸리앙 지음, 성귀수 옮김 / 책읽는수요일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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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는 삶에 대한 집착을 버리고, 삶을 있는 그대로 내버려 두라고 말한다. 분노와 억울함은 `나는 이런 대접을 받아서는 안 된다`라는 생각에서 나온다. 모든 일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때, 평화가 찾아온다. 심지어 행복하려고 하는 생각마저 버릴 때 행복이 찾아온다.

이러한 지은이의 철학은 ˝소위 `붓다의 실재`라 부르는 `붓다의 실재`에 관하여, 여래께서 이르시기를 이는 `붓다의 실재`가 아니며, 바로 그렇기 때문에 이를 `붓다의 실재`라고 부르니라 하시더라.˝는 금강경의 문구를 인용하면서 반복된다.때실재를 하나의 틀에 가두지 말라는, `집착`을 버리라는 잠언이다.

살면서 내가 바꿀 수 없는 것들과 마주친다. 심지어 태어남조차 나의 선택이 아니다. 반면에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것들도 있다. 하지만 우리는 대부분 내가 바꿀 수 없는 것들에 분노하고, 내가 바꿀 수 있는 것들은 방관한다. 나는 이 책에서 인용한 `성 프란치스코의 기도문`이 가장 머리에 남았다. 내가 바꿀 수 없는 것은 그대로 받아들이는 겸손과, 내가 바꿀 수 있는 것들은 바꾸는 용기와 그것들을 구분할 수 있는 지혜를 구하는 기도문은 진정한 행복을 찾는 주문이 아닐까?

삶에 대한 집착을 버리고 좀 더 편안하게 살아가면서, 그 안에서 바꿀 수 있는 것들은 과감하게 선택하는 삶의 자세가 더욱 필요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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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 사용설명서 - EBS 다큐프라임
정지은.고희정 지음, EBS 자본주의 제작팀 엮음, EBS MEDIA / 가나출판사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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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A 종합계좌가 발매 첫날 만에 32만 명이 가입했다고 한다. '이사(ISA)'는 신중히 하라는 조언도 많은데 대단한 수치다. 지금은 돈이 없기에 망정이지, 수중에 여유자금이 있었으면 나도 은행 창구로 달려갈 뻔했다. 그리고 은행 직원의 몇 마디 말을 듣고 가입해버렸을 것이 분명하다. 콩나물 값 백원, 이백원은 아끼면서도 정작 큰 돈을 쓸 때는 호방해진다. 차나 집을 살 때, 보험 같은 금융 상품을 살 때를 생각해보면 그렇다. '합리적인 인간'이 주인공인 시장경제에서 나는 이토록 비합리적이어도 되는 것일까?

이 책은 성공한 다큐멘터리 '자본주의'의 연장이다. 전작 <자본주의>도 훌륭했지만, <자본주의 사용설명서>도 주위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인물들을 등장시켜 조금 더 현실적인 이야기를 해준다. 사람들의 소비는 비합리적인 요소에 영향을 받는다거나, 보험회사는 불안을 먹고사는 것이니 불필요하게 여러 상품을 가입해서는 안된다, 원 플러 원 상품을 구입하는 것이 비합리적일 수도 있다는 식이다. 생활하면서 겪게 되는 여러 사례를 통해 자본주의 사회에서 나와 내 가족을 지킬 수 있는 방법들을 알려준다.

이 책을 통해서 깨닫게 되는 것은 매우 단순한 지침이다. 그래서 다 읽고 나면 허무할 수도 있다. 예컨대, 합리적으로 소비하고, 적절한 저축을 유지하면서 미래를 대비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는 것. 너무나 많이 들어온 이야기이다. 어릴 때부터 금융 교육을 할 필요가 있다는 것도 자녀가 있는 집안에서는 중요한 교훈이 될 수 있다. 우리가 너무나 잘 알고 있지만, 잘 지키지 못하는 것들이기에 다시 한 번 듣는 것이 나쁘지는 않지만 전작 <자본주의>에 비해 함량이 떨어져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읽어볼 만한 이유가 되는 것은 국가의 역할과 돈의 가치에 대해서 생각하게 되기 때문이다. 다큐멘터리를 만들기 위해 면담한 석학들의 인터뷰를 책 곳곳에 싣고 있는데, 눈에 띄는 내용들이 많았다. 특히, 우리가 자주 하는 '내 돈 내 맘대로 쓴다'는 말이 정의롭지 못하다는 해석이 가슴에 와 닿았다. 수많은 사람들이 연결되어 있는 세상에서 나 혼자만의 행복이 그렇게도 중요할까. 어떤 제도든 오류가 없는 것은 없다. 자본주의도 마찬가지다. 중요한 것은 그 제도 안에서 최적을 찾는 것과 옳지 않은 것은 개선하려는 자세이다. 시장만능을 이야기하며 자본주의의 역설에 눈 감는 자들에게 '보이지 않는 손'이 세게 뒤통수를 때려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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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 중독 - 공부만이 답이라고 믿는 이들에게
엄기호.하지현 지음 / 위고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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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의 교육열은 유별나다. 정규교육시간으로도 모자라 0교시가 편성되고, 자율학습이라는 이름으로 밤에도 학생들을 붙잡아놓는다. 오래 공부하는 만큼 성과가 높아 미국 대통령까지 나서 한국의 교육을 배우라고 할 정도이다. 이 정도면 탁월한 성취라고 자랑스러워할 만도 한데, 한국의 교육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의외로 높다. 이 책도 교육을 매개로 한국 사회에 대한 걱정을 토로하고 있다. 과연 무엇이 문제인 걸까?

 

문제는 너무나도 치열한 경쟁에 있다. 누구 하나 쓰러져도 눈 깜빡하지 않는 극도의 전투가 사회 전반에 자리 잡고 있다. 경합에서 이기기 위해 초등학생이 고등학교 과정을 미리 공부하는 것은 더 이상 신기한 일도 아니다. 너도나도 공부라는 좁은 우물에서 각축하다보니 결과에 승복하지 못하고, 그래서 공정함을 위해서 정량화된 시험이 도입되고, 시험을 위한 과정이 생기고, 다시 남들보다 앞서가기 위해 교육을 듣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숨 막힐 듯한 경쟁은 그 자체로 해악이지만, 공정하자고 만든 여러 제도들도 다양성을 훼손하고 모든 지식과 경험을 획일화시키고 있다. 뛰어난 손기술이나 창의적인 아이디어도 교육이나 시험을 통과하지 못하면 사장된다. 지은이의 말대로 교육이 우리의 온 삶을 식민지화하고 있는 셈이다.

 

공부가 우리 삶을 지배하게 된 이유는 6~80년대를 거치면서 경험한 학습효과 때문이다. ‘개천에서 용난다는 말처럼 공부를 통해 신분상승이 충분히 가능한 시절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청년들은 공부 중이라는 명찰을 달고 열심히 공부하고 있지만, 모두가 만족스럽게 자리를 나눠가질 수 없다. 어릴 때부터 교육과 경쟁에 투신하는 삶은 개인적으로도 바람직하지 못하고, 사회적으로도 유효하지 않게 된 것이다. 물론 공부는 더해야 한다. 죽을 때까지 해야 한다. 삶을 성장시키는 학습과 경험을 통한 배움은 계속되어야 하며, 더 치열해져야 한다. 하지만 자녀 교육에 올인하고, 사회 전체를 시험과 경쟁, 획일화하는 교육에서는 벗어나야 한다.

 

메시지도 좋고, 접근 방법도 좋았다. 대담형식이라 읽기조차 좋았다. 젊은 세대에 대해 너무 편협한 시각을 가지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있을 수도 있지만, 그마저도 좋았다. 하지만 단 하나 눈에 거슬렸던 것은 불필요한 영어단어를 너무 많이 쓴다는 것이었다. 전문용어도 아니고, 그저 영어단어에 있는 느낌때문에 사용하는 것 같았는데 거북했다. 치열한 토론이 한가한 지식인들의 잡담으로 전락하는 건 한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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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가 리더에게 - 대한민국 대표 CEO들에게 던지는 무례한 질문
이석우 지음 / Mid(엠아이디)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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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생활 5년차. 입에 불평을 달고 산다. 필요에 의해서가 아니라 눈치를 보느라 하게 되는 야근. 해야할 이유를 알 수 없는 잡무들. 마음대로 쓸 수 없는 휴가. 답답한 조직문화에 입이 잔뜩 나와 있다. 불평을 하면서도 인정받으며 회사생활을 하고 싶기도 하기에, 조언을 얻고자 읽기 시작했다. 성공한 9명의 CEO가 사회 초년생들에게 조언을 해준다는 컨셉도 마음에 들었다. 하지만 별로 매력적이지는 않은 책이었다. 차라리 지은이와 CEO들의 대담집이었다면 조금 더 재미있었을까? 지은이의 서설과 인터뷰 내용이 얼기설기 얽혀 이도저도 아니게 되었다. 전체적으로 짜임새가 별로고, CEO들도 액자 속에 들어간 듯 기가 죽은 모양새다.

물론 모든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상사와는 부딪히게 마련이고, 버티는 사람이 이긴다는 메시지가 인상 깊었다. 주인의식을 가지고 일하라는 말도 고개를 끄덕거리게 했다. 회사에 진심을 다하기는 싫어하면서 나에게 대접은 잘해주기를 바라는 여느 직장인들에게 죽비를 드는 말들이다. 열심히 일해야 성공할 수 있다는 불편한 진실을 다시 한 번 일깨워주는 듯도 하다. '세상에 공짜 점심은 없다.'는 금언처럼 노력을 다하지 않고 성공할 수는 없다. 회사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그만큼의 투자를 해야 한다. 하지만 모두 다 그래야할까? 과연 그것만이 정답일까?

지은이가 말한대로 사원이 임원이 되기 위해서는 105대 1의 경쟁률을 넘어야 되고, CEO가 되기 위해서는 그보다 10배는 더 치열한 경쟁을 치러야 한다. 그렇게 경쟁한다고 해서 모든 사람이 다 CEO가 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그렇지 않아도 경쟁이 치열한 한국사회에서 모두다 CEO가 되기 위해서도 다시 치열하게 경쟁해야 한다는 생각은 끔찍하다. 나는 우리 사회가 세상을 사는 다양한 방법을 인정했으면 한다. 그것은 직장에서도 마찬가지다. 월급받은 만큼 일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고, 일을 가정삼아 일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9 to 6 로 계약한 시간만큼만 투자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고, 그보다 더 일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이런 저런 사람들이 어울려서 하나의 조직을 이루고, 그들이 어울려서 일하는 것이 왜 불가능한가. 다양한 구성원이 그들의 능력만큼 발휘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진정한 인사관리, 조직관리가 아닐까.

열심히 일해라, 모두가 CEO가 될 각오로 일하라. 1등을 목표로 해야 2등이라도 될 수 있다는 조언은 지극히 보수적인 것이다. 현재의 구조와 틀을 바꿀 생각 없이 그저 구성원들의 헌신을 바라는 것이다. 나는 이 책을 읽기 전까지 9명의 CEO 이름을 들어본 적도 없고, 그들의 성취가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일밖에 모르고 살았던 그들의 삶은 그들의 선택이었다. 그 선택을 폄하할 생각은 없지만, 인생의 선배로서 다양한 사람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그들의 능력을 다하는 사회를 만드는 데 더 헌신해야 한다. 모두가 행복한 사회, 각자 맡은 자리에서 신명나게 일하는 직장, 과연 불가능한 일일까? 리더(READER)가 리더(LEADER)에게 하고 싶은 진정으로 '무례한' 질문은 바로 이 것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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