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면의 모든 것 - 스탠퍼드 교수가 가르쳐 주는
니시노 세이지 지음, 김정환 옮김 / 브론스테인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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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 나는 수면에 대해 문제를 느껴 적이 없다. 어디서나 누워서 잘 자고,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며, 7시간 정도 자고 있다. 수능시험이나 큰 시험을 앞두고도 6시간 정도는 꼭 잤다. 간혹 회사일 등으로 잠을 제대로 못 자면 그다음 날은 정말 컨디션이 말이 아니고, 사소한 일에도 짜증이 나는 걸 알고 있기 때문에 수면의 중요성은 의심해 본 적이 없다. 다만, 요새 숙면을 이루는 데 가장 큰 장애물이 있다면 이제 막 돌이 지난 아들내미다. 원래는 통잠을 잘 잤는데 요새는 이앓이를 하는지, 아니면 이제 뇌가 점점 깨어서 밤이 무서워진 건지 새벽에 자꾸 깬다. 11~12시 사이, 2~3시 사이, 심하면 4~5시 사이에 깨서 정말 서럽게 운다. 아이는 조금 토닥여주면 자는데, 정작 달래주다 보면 내 잠이 달아나버린다. 이렇게 깨면 온종일 피곤하고, 만사가 짜증스럽다. 내 수면 인생 최대의 위기다.


  이 책의 이름은 '숙면의 모든 것'이지만 사실 내가 겪고 있는 '수면 위기'에 대한 해결책 같은 것은 없다. '잠 잘 자는 법'에 대한 일반적인 이야기이고, 새롭다 할 만한 정보는 없다. 사실 한 반절 이상 읽다 보면 굉장히 지루해진다. 이 책의 독자를 일반인으로 상정했다면, 베개가 높은 게 좋은지 낮은 게 좋은지, 침실은 약간 시원한 게 좋은지 따뜻한 게 좋은지,  잠이 안 올 때는 정말 우유를 데워먹는 것이 효과가 좋은지, 아니면 더 좋은 방법들이 있는지 등등이 궁금하지 않을까? 그런데 '하지불안증후군'이니 '수면경악증'이니 수면장애의 유형에 관해 설명하지 않나, 수면제 중 '진정형 수면제'가 나은지 '오렉신 수용체 길항제' 등 신체 메커니즘을 조절해서 잠이 오게 하는 수면제가 나은지를 장황하게 설명하는데, 정작 결론은 '약에 의지하지 않는 게 최선이고, 수면메커니즘을 개선하는 유형의 수면제를 차선으로 쓰되, 정 안되면 '진정형 수면제'를 최후의 수단으로 쓰라'는 것이니 허망하기 그지없다. 아무래도 개론서와 교양서 사이에서 길을 잃은 것 같다.


  또 답답한 것이 전형적인 일본인식 애매모호 화법을 구사하는데 너무 답답하다. 예컨대, '전철이나 택시 안에서 잠깐씩 잠을 자는 것은 밤 수면에 악영향을 끼칠 우려가 있으니 좋지 않지만, 잠깐이라면 좋지 않을까요?' 이런 식이다. '원칙은 이렇지만, 이 정도라면 괜찮지 않을까요?' 또는 '이렇게 하는 게 좋겠지만 어쩔 수 없다면 조금 바꿔서 하는 것도 나쁘지는 않지 않을까요?' 이런 식의 화법을 종종 구사한다. '기면 기고 아니면 아닌' 한국 사람들 입장에서는 복장 터지는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은이가 단호하게 이야기하는 것은 밤에 잘 자기 위해서는 낮에 충분한 에너지를 소모해야 한다는 것, 낮에 일을 다 마치기 위해서는 불필요한 회의, 미팅 등을 줄이는 사회적 각성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정말 공감이 가는 이야기가 아닐 수 없다. 진정한 수면의 적은 잠을 못 자게 만드는 사회다. 엉덩이로 일한다는 말을 하는데, 늦은 시간까지 앉아 있어야 일하는 것으로 인정하는 문화, 결론 없이 상급자의 일장 연설을 듣기 위해 모든 업무를 중단하고 모이는 회의 문화 등등. 저녁 시간은 가족과 잠에 할애해야 하는 시간대인데, 이 시간까지 일과 직장에 내어주어야 하는, 그렇게 해야 먹고 살 수 있게 만드는, 그런 문화야말로 수면의 진정한 적이 아닐까.


< 다른 사람의 시간을 의미 없이 빼앗지 않는 것이 곧 개인의 시간을 소중히 여기는 것이다. 시간을 빼앗기는 사람으로서는 참기 힘든 일이다. 그런 의식을 갖는 것도 시간 의식을 바꿔나가기 위해 중요한 일이다. _ 133쪽 >


  구태여 이 책을 읽을 필요는 없다. 이 책에서 말하는 '당장 오늘부터 써먹을 수 있는 숙면 방법'의 고갱이를 공유하자면, '빛, 식사, 운동을 통해 체내 시계를 깨우라는 것'이다. 일어나면 햇볕을 쐬고, 아침 식사를 하면서 뇌를 깨우고, 낮에는 몸을 최대한 써서 에너지를 연소하라는 것이다. 초등학교 때부터 들었던 어머니의 잔소리와 다를 바가 없다. 들을 때는 짜증 났지만 그게 정답이었다. 스탠퍼드대 교수가 오랜 시간 연구해서 안 것을, 우리 어머니들은 원래부터 알고 계셨던 것이다. 아, 위대한 대한민국의 어머니들 만세 만세 만만세!


< 체내 시계를 바로잡기 위한 7가지 습관
  1. 일정한 시각에 일어난다.
  2. 아침에 일어나면 아침 햇살을 받는다.
  3. 아침 식사를 한다.
  4. 낮에는 충분히 활동한다.
  5. 체온 변화를 의식한다. (체온이 내려가는 시간대가 잠들기 좋은 타이밍)
  6. 밤에는 가급적 강한 빛을 쐬지 않는다.
  7. 규칙적인 생활을 의식화한다. _ 100쪽 >



"저는 내일 살아 있기 위해서라도 절대 잠을 줄이지 않습니다. 무슨 일이 있어도 잡니다." - P7

충분한 수면 시간을 유지하는 습관을 들이자. 필요한 수면 시간은 사람마다 다르지만, 7시간을 기준으로 삼으면 좋을 것이다. 원래 잠이 없거나 많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수면 상태를 생각하면서 시간을 늘리거나 줄여야 한다. - P55

수면의 첫 90분에 깊은 수면이 확실하게 나타나는 정상적인 패턴의 경우, 성장호르몬이 분비될 뿐만 아니라 부교감신경이 원활해져서 자율신경의 균형이 잡히고 뇌의 노폐물 청소와 면역 기능의 활성화도 활발해진다. - P57

잠에서 깨어났을 때 기분이 개운하면 수면의 만족도는 높아진다. 즉, 처음 눈을 떴을 때 기분이 개운하지 않다면 수면 사이클에서 좋은 기상 타이밍이 아닐 가능성이 있다. 그럴 때는 개운하게 깨어날 수 있는 타이밍까지 조금 더 잔다. - P67

밤에 잠들지 못하는 것은 낮 동안의 운동량과도 관계가 있다. 좀 더 정확히 말하면 그 시작은 아침부터다. 아침에 신체 내부의 체내 시계를 확실히 깨우고, 낮에는 활동량을 높이는 생활 패턴으로 바꿔나가야 한다. 고령자도 마찬가지다. 낮과 밤의 활동의 강약을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며, 낮에 충분히 활동할 때 질 높은 수면을 취할 수 있다. - P99

< 체내 시계를 바로잡기 위한 7가지 습관 >
1. 일정한 시각에 일어난다.
2. 아침에 일어나면 아침 햇살을 받는다.
3. 아침 식사를 한다.
4. 낮에는 충분히 활동한다.
5. 체온 변화를 의식한다. (체온이 내려가는 시간대가 잠들기 좋은 타이밍)
6. 밤에는 가급적 강한 빛을 쐬지 않는다.
7. 규칙적인 생활을 의식화한다. - P100

다른 사람의 시간을 의미 없이 빼앗지 않는 것이 곧 개인의 시간을 소중히 여기는 것이다. 시간을 빼앗기는 사람으로서는 참기 힘든 일이다. 그런 의식을 갖는 것도 시간 의식을 바꿔나가기 위해 중요한 일이다. - P133

훌륭한 결과를 낸 사람일수록 수면을 무시하지 않는 것이다. 이것은 직장인들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반드시 끝내야 하는 중요한 업무가 있거나 예측하지 못했던 사태가 발생해 이를 해결하기 위해 분주하게 뛰어야 하는 상황이 되면 책임감을 강하게 느끼는 사람일수록 ‘지금 잠이나 자고 있을 때가 아니야‘라는 심리가 강하게 발동해 밤을 새우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가장 피해야 하는 행동이다. 그럴 때일수록 충분히 수면을 취해서 판단력이 무뎌지지 않도록 할 필요가 있다. 잠을 안 자는 것은 오히려 역효과를 낸다. - P134

일반적으로 여름철에는 24~26도, 겨울철에는 22~23도 정도가 쾌적한 실내 온도라고 한다. 그러나 습도나 외부 기온과의 차이에 따라서도 체감 온도가 달라진다. 그러므로 실내 온도가 몇 도일 때 가장 쾌적하게 느끼는지 알아두면 좋을 것이다. - P1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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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세: 인간의 시대
최평순.EBS 다큐프라임 〈인류세〉 제작팀 지음 / 해나무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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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구의 역사는 장구하지만, 그에 비하면 인류의 역사는 짧디 짧다. 하지만 그 짧은 시간 동안 인류는 지구의 환경을 엄청나게 바꾸어 놓았다. 그래서 '인류세'라는 시대 구분이 논의될 정도다. 이 책은 인류세가 논의되는 배경부터 시작해서 인류에 의한 환경 변화를 추적하고 있다. 예컨대, 인간에게 필요한 소수의 동물들만 살아남고 그 외의 수많은 동식물들이 사라져 종 다양성이 파괴되는 '6번째 대멸종', 플라스틱 쓰레기, 기후재난 등이다. EBS에서 방영된 다큐멘터리를 책으로 만든 것인 만큼 사진 자료와 데이터가 풍부하다. 특히, 지구의 축소판인 태평양의 작은 섬 '붕인섬'을 통해 자칫 추상적일 수 있는 주제를 우리의 이야기로 치환하여 현실적으로 보여주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연비가 좋다는 이유로 경유차를 타고, 잘 썩지도 않을 아이 기저귀는 하루에 몇 개씩 쓰고, 플라스틱 컵과 배달용기로 가득한 일상이 과연 괜찮은 걸까. 자연 유래 소재를 사용해 온실가스 배출량을 저감 했다는 기저귀를 쓰며 다소 안심하고, 예쁜 리유저블 컵을 받아 몇 번 더 쓰고 버렸다고 위안하는 것으로 우리 책임을 좀 덜어낼 수 있는 걸까.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나의 노력이 효과가 있기는 할까 생각하면 답답하다. 우리 모두의 문제지만, 당장은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주지 않기 때문에 해결하기 어렵다. 도대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지은이가 말하듯, 우리는 경제성장과 편리를 포기할 수 있을까?


  < 이 중대한 질문에 대한 답은 굉장히 간단하다. 우리가 얼마나 친환경적으로 바뀌는지에 달려 있다. 화석연료를 덜 쓰는 것이 가장 빠른 길인데, 국가 정책적으로는 석탄 화력발전소를 없애고 재생에너지의 비율을 얼마나 높일 수 있느냐, 석유를 태우는 차량을 어떻게 친환경 차량으로 전환시키냐 같은 문제다. 시민들은 전기를 덜 쓰고 자동차를 덜 타면 된다. 간단하면서도 어려운 해결책이다. 국가 입장에서는 경제 발전에 도움이 안 되고, 개인 입장에서는 불편하다. 그래서 계속 문제를 방치해왔고 결국 이 지경이 됐다. 과연 우리는 '경제 발전'과 '편리함'을 포기할 수 있을까? _ 227쪽 >


  이 책에서도 뚜렷한 해결책을 제시하지는 못한다. 누군들 그럴 수 있겠는가. 지금도 '기후 위기'라는 사람들과 '기후 위기는 사기극'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문제에 공감하지 못하니 해법 또한 합의하기 어렵다. 우리는 이미 '탈원전' 논의가 정치싸움이 되는 것을 지켜보았다. 중장기적으로 에너지 자원을 어떻게 생산하고 활용할지 논의할 기회를 놓쳐버렸다. 이 과정에서 언론이 지대한 역할을 했다. 앞으로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기존 방식의 삶에 타격이 불가피하다. 피해를 입는 업종이나 사람이 생길 것이다. 물론, 이것을 예측하고 정부와 기업, 시민사회에서 기민하게 대응해야 하겠지만, 이런 변화 자체에 반대하는 측에서는 '사람이 먹고사는 게 먼저다', '밀림의 보노보를 구하기 위해 자국민을 못살게 한다' 등등의 목소리를 전하며 논의를 정치화시킬 것이다. 정말 우리는 눈앞의 이익을 버리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지구와 인류의 공생을 도모할 수 있을 것인가?


  두고 볼 일이다. 결국, 시민 개개인이 이 지구적 위기에 얼마나 공감하느냐가 문제의 관건일 수 있다. 언론이든 정치가든 기업가든 결국 다수의 의견을 함부로 무시할 수는 없을 테니까. 이 위기에 공감하고 무엇을 해야 한다, 아니 무엇이라도 해야 한다는 이들이 다수파가 되어야 한다. 이 책을 읽는 건 그 시작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오늘 또 얼마나 많은 플라스틱을 쓰고 버렸나···. 그리고 이제 우리는 무엇을 더 해야 하나.


인류의 운명을 바꾼 돌, 청동, 철처럼 플라스틱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대량 생산되며 현대 문명을 접수했다. 현 시대는 지질학의 관점으로 보면 인류세, 문명사적으로는 석기시대, 청동기시대, 철기시대를 이은 플라스틱기시대다. - P146

"바다의 모든 쓰레기를 치우는 방법이 있습니다. 쓰레기를 더 이상 유입시키지 않는 거죠. 수도꼭지를 잠그는 겁니다. 만약 당신의 집 욕조가 물로 넘친다면 물걸레로 바닥을 청소할 겁니까, 아니면 수도꼭지를 잠글 겁니까?" - P206

이 중대한 질문에 대한 답은 굉장히 간단하다. 우리가 얼마나 친환경적으로 바뀌는지에 달려 있다. 화석연료를 덜 쓰는 것이 가장 빠른 길인데, 국가 정책적으로는 석탄 화력발전소를 없애고 재생에너지의 비율을 얼마나 높일 수 있느냐, 석유를 태우는 차량을 어떻게 친환경 차량으로 전환시키냐 같은 문제다. 시민들은 전기를 덜 쓰고 자동차를 덜 타면 된다. 간단하면서도 어려운 해결책이다. 국가 입장에서는 경제 발전에 도움이 안 되고, 개인 입장에서는 불편하다. 그래서 계속 문제를 방치해왔고 결국 이 지경이 됐다. 과연 우리는 ‘경제 발전‘과 ‘편리함‘을 포기할 수 있을까? - P227

현대 선진 자본주의 국가라면 자고로 쓰레기 정도는 잘 감춰야할 암묵적인 의무가 있다. 국민들은 더러운 것을 보기 싫어한다. 내가 사용하고 버리는 것들의 끝을 굳이 알아야 할 필요가 없다. 소비의 진실을 알리는 것은 자본주의 시스템에게 있어서도 득이 될 것이 없다. 우리는 더 많이 사고 더 많이 버려야 한다. 그래야 돈이 돌고, 경기가 좋아지고, 국가가 발전한다. - P245

"인간은 힘입니다. 역사상 존재했던 종들 중 가장 힘이 있는 종이에요. 힘이 있다는 것은 무슨 뜻일까요? 힘은 좋은 것일까요, 나쁜 것일까요? 힘은 도덕적으로 중립입니다. 힘은 좋은 목적으로도 사용되고 나쁜 목적으로도 사용됩니다. 인간의 힘은 제 아이들과 손주들에게 행복한 삶을 줄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제 아이들과 손주들의 세상을 무너뜨릴 수도 있어요. 어떤 일이 일어날지 우리는 모릅니다. 그것이 인간의 힘이죠." (제러드 다이아몬드) - P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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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 버거운 당신에게 달리기를 권합니다
마쓰우라 야타로 지음, 김지연 옮김 / 가나출판사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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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 전 무라카미 하루키의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읽고, 달리기의 매력을 새삼 느꼈다. 하지만, 그것으로 끝이었다. 이미 차를 타는 것에 맛을 들인 몸은 쉽게 바뀌지 않았다. 이제 다시 "삶이 버거운 당신에게 달리기를 권합니다"라는 책을 읽었다. 역시나 달리기 예찬론이다. 업무 스트레스로 심신이 모두 지쳤던 지은이가 우연히 시작한 달리기로 인해 삶이 변화되는 이야기다. 무라카미 책 보다 더 노골적인 '달리기 예찬론'이고, 좀 더 현실적인 경험담이다.


 사실 난 운동이 체질에 맞지 않는다. 운동신경이 없다. 초등학생 때 100미터 달리기 시험을 볼 때가 생각난다. 나름대로 사력을 다해 뛰었는데도, 뭇 여자아이들보다 기록이 더 느리다는 이유로 혼이 났다. '너 장난할래?'라고 하셨던 것 같다. 진짜 장난 아닌데···. 군대에서 유격 훈련할 때도 그렇다. 정말 최선을 다해 PT체조를 따라 했지만, 설렁설렁한다고 대번에 열외조에 섞였다. 내 맘대로 잘 되지 않으니 운동은 의무적으로 해야 할 때를 제외하고는 해 본 적이 거의 없다. 하지만 이제 점점 살이 찌고, 건강을 걱정해야 할 나이가 되었다. 그래서 지은이가 말하는 '달리기 예찬'에 자꾸 귀가 열린다. 무라카미도 매력을 느꼈다고 하고, 그렇게 좋다고들 하니···. 진짜 한 번 달려봐야 하나?


  < 업무나 인간관계는 물론이고 보잘것없는 일상에서도 점처럼 단편적으로 끝나버리는 일은 흔하디흔하다. '중단'은 시작도 하지 않은 백지상태와는 다르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어차피 무언가로 연결되지도 축적되지도 않는다. 단지 그 일을 해봤다는 자기만족만 남을 뿐 결과적으로 아무것도 손에 넣을 수 없다. 성과를 얻고 싶다면 시간의 경과와 더불어 관계가 깊어지고, 넓이가 확대되며, 깊이가 깊어질 수 있도록 생각하는 게 좋다. 거듭해서 노력하지 않으면 원하는 결과는 나오지 않는다. _ 31쪽 >


  하긴, 그동안 내가 성과를 보지 못했던 것은 항상 작심삼일로 끝나곤 했기 때문이다. 꾸준히 하지 않고, 중도에 포기하고, 그런 나를 합리화했다. 항상 모든 일이 '점'처럼 남는다. 자격증 공부며, 영어 회화며, 운동이며, PT며···사례를 들자면 끝이 없다. 지은이는 거듭해서 노력하라고 한다. 그게 3년이다. 최소한 3년은 해야 한다고 한다. 일주일에 두 번이든, 세 번이든 자기에 맞는 페이스로 꾸준히 달리면 효과를 볼 수 있단다. 종국에는 무기력감이 흔적도 없이 사라질 것이며, 스트레스는 줄어들고, 업무에 새로운 아이디어가 쏟아질 거라고 한다. 정말입니까? 아멘.


  이 책은 달리기를 처음 시작할 때부터 중간에 마주치는 필연적인 부상과 슬럼프 등 지은이가 느끼고 생각했던 바를 순서대로 이야기하고 있어서, 정말 같이 운동을 시작하는 느낌이 들어 공감하면서 읽을 수 있다. 달리기 뿐만 아니라 인생관에 있어서도 깨달음을 주는 문장들이 많다. 또한, 각 1~2쪽 정도 짧은 꼭지가 연속되어 있어 천천히 부담 없이 읽을 수 있어서 좋았다. 다만, 챕터 1에 거의 모든 고갱이가 담겨 있어 나머지 챕터는 사족이나 부록처럼 느껴진다. 특히, 챕터 3의 대담은 '달리기 정말 좋은데, 뭐라 표현할 방법이 없네'류의 너스레들이라 굳이 읽지 않아도 무방할 정도다. 어쨌든, 무라카미 하루키의 책과 함께 이 책은 나에게 '달리기교'를 전도하고 있다. 오늘부터 주 2회 1시간 이내로 5킬로미터 정도 달리는 것을 시작으로 해보면 어떨까···? 그럼, 이 글을 쓰고 달리러 나가야 한다···. 그런데 오후에 비예보가 있던데···신고 나갈 러닝화가 없는데···어젯밤에 잠을 설쳐서 피곤하긴 한데···. 에휴 믿음 약한 어린 양이여···! 믿습니까? 아, 아멘.


  < 나는 부상에서 복귀한 뒤 한계를 느낄 때까지 달려보고나서 나에게 맞는 빈도와 페이스는 일주일에 세 번, 7킬로미터를 45분에 달리는 것임을 알았다. 다소 힘들어도 몸에 무리가 되지 않게 달릴 수 있는 정도였다. 3년 남짓 이 빈도와 페이스를 유지하면서 달렸다. 3년쯤 지속하다 보면, 어느덧 힘도 안 들고 부담도 없이 이 주행거리와 시간을 지키면서 달릴 수 있게 된다. 일주일에 세 번이니까 업무와 일상생활에 영향을 주지 않으며 건강하게 달릴 수 있다. 이처럼 달리기가 생활의 일부가 되면, 무기력감은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또 과거에 커다란 존재감을 자랑했던 스트레스가 나날이 움츠러드는 것도 느낄 수 있다. 땀이 줄줄 흐르고, 신진대사도 활발해진다. 기록이나 거리와는 별개로 몸이 건강해지는 기분을 맛보는 것도 달리기의 즐거움 중 하나가 아닐까. 달리기를 통해 심신이 건강해지고, 달리기에 알맞은 체형으로 바뀌면서 몸매에 균형이 잡힌다. 물론 어느 날 갑자기 이루어지는 일은 아니다. 다시 말하지만, 3년 정도는 시간을 투자하면서 한 발 한 발 앞으로 나아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_ 93쪽 >



물론 회사 상황이 달라진 건 아니어서 여전히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다. 달리려면 준비부터 마무리까지 한 시간쯤 걸리는데, 아무리 바빠도 매일매일 달렸다. 내 삶에서 달리기를 빼면 버텨낼 수 없을 것만 같아서 이른 아침이나 저녁녘에 어떻게든 시간을 짜냈다. - P21

뭔가 새로운 일을 계획할 때나 외출해야 할 때, 꼭 해야만 하는 일인데도 나중으로 미루거나 대충 때우고 싶은 마음이 스멀스멀 올라온다. 누구나 공감하지 않을까? 나 역시 매사가 순조롭게 시작되느냐 하면, 절대로 그렇지 않다. 일종의 용기가 필요하달까? 스스로 격려하면서 ‘에잇, 한번 붙어보자!‘하며 큰마음 먹고 첫걸음을 떼야 하는 일이 수두룩하다. 어찌 보면 귀찮다고 느끼는 건 너무도 당연하다. 그렇기에 원하는 목적을 이루려면 매번 귀차니즘과 전쟁을 벌여야만 한다. 의식적으로 노력해야 한다는 말이다. - P26

한 가지 더 달리기를 통해서 최근에 깊이 깨달은 바가 있다. 매일이든 2, 3일에 한 번이든 일상적으로 내가 계속하는 것이 쌓이고 쌓여서 언젠가 반드시 어떤 성과로 나타난다는 사실이다. 이는 보람이나 실감처럼 감각적으로 경험하기도 하고, 숫자처럼 객관적인 자료로 드러나기도 한다. 달리기뿐만 아니라 매일 하는 식사에서, 아주 사소한 업무에서, 아니면 인간관계에서도 날마다 무언가를 꾸준히 하는 것은 대단히 중요하다. 꾸준히 한다는 것은 점으로 끝내지 않고, 점과 점을 이어서 선을 만든다는 뜻이다. 한 번 하고 포기하지 않고, 반드시 다음 기회를 만들어내서 조금씩이라도 이어가야만 어떤 식으로든 성과를 낼 수 있다. - P30

무나 인간관계는 물론이고 보잘것없는 일상에서도 점처럼 단편적으로 끝나버리는 일은 흔하디흔하다. ‘중단‘은 시작도 하지 않은 백지상태와는 다르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어차피 무언가로 연결되지도 축적되지도 않는다. 단지 그 일을 해봤다는 자기만족만 남을 뿐 결과적으로 아무것도 손에 넣을 수 없다. 성과를 얻고 싶다면 시간의 경과와 더불어 관계가 깊어지고, 넓이가 확대되며, 깊이가 깊어질 수 있도록 생각하는 게 좋다. 거듭해서 노력하지 않으면 원하는 결과는 나오지 않는다. - P31

한번 몸에 붙은 습관은 계속 유지해야 한다. 반복이야말로 힘이니까. 달리기도 마찬가지다. 이틀에 한 번, 사흘에 한 번이라도 좋으니 자신의 몸 상태에 맞춰 규칙을 만들고 이를 지킴으로써 달리는 습관을 만드는 것이 좋다. 인체는 참으로 신비로워서 하루를 쉬면 그다음 날은 시작하기가 갑절로 힘들어지기 마련이다. 계속하던 일을 잠시 중단하면 곧바로 원점으로 되돌아간다. 이건 진리다. - P33

실패라는 경험이 없으면 아무것도 배울 수 없기에 그 시간은 절대로 무의미하지 않다. 그르치지 않으려고 이리저리 재어보고 가장 좋은 물건을 선택하는 게 현명한 행동처럼 보인다. 하지만 실패를 경험하지 않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배울 기회가 사라지기 때문이다. - P44

‘더 괜찮은 방법이 있을지도 몰라, 내 생각이 짧을 수도 있잖아.‘ 이렇게 생각하면서 남의 충고를 순순히 받아들이는 순수한 사람들은 자신의 사고방식이나 방법을 쉽게 바꿀 수 있다. 이런 태도는 정말로 중요하다. - P61

현재의 내 모습을 바꾸고 싶다는 의지는 살아가는 원동력이자 괜찮은 인생을 살아가기 위한 윤활유가 된다. ‘자기 뜻을 관철한다‘라는 말이 하나의 미학처럼 들릴지 몰라도 나는 더 이상 거기에 동조할 수 없다. 나는 주변 상황에 귀를 기울이고 다른 사람들의 의견도 들으면서 나를 바꿔가고 싶다. - P73

무엇이든 단기간에 손에 들어온 것은 순식간에 사라진다. (중략) 처음부터 무리하지 않고 자기에게 맞는 계획을 세워서 차근차근 노력하는 걸 적어도 3년은 이어가야 한다. 바꿔 말하면, 뭐든지 3년 이상 지속하지 않으면 결실을 얻기 어렵다는 말이기도 하다. - P76

짜증을 부리고 펄펄 뛰며 화를 내는 행동은 사건의 책임을 다른 사람에게 돌린다는 증거다. 자신에게 일어난 모든 일의 원인이 자기에게 있다고 믿는 마음, 그 한없는 순수함이 당신이 가야 할 길을 가르쳐준다. 또한 그렇게 순수한 당신을 보면서 사람들이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주리라는 믿음이 있으면, 일과 생활이 달라지고 마침내 성과가 나타나기 시작할 것이다. - P78

이처럼 달리기가 생활의 일부가 되면, 무기력감은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또 과거에 커다란 존재감을 자랑했던 스트레스가 나날이 움츠러드는 것도 느낄 수 있다. 땀이 줄줄 흐르고, 신진대사도 활발해진다. 기록이나 거리와는 별개로 몸이 건강해지는 기분을 맛보는 것도 달리기의 즐거움 중 하나가 아닐까. 달리기를 통해 심신이 건강해지고, 달리기에 알맞은 체형으로 바뀌면서 몸매에 균형이 잡힌다. 물론 어느 날 갑자기 이루어지는 일은 아니다. 다시 말하지만, 3년 정도는 시간을 투자하면서 한 발 한 발 앞으로 나아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 P93

자발적으로 계속 도전하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자세는 그 사람을 향한 주위의 평가, 즉 신뢰와 신용으로 이어진다. 변화를 달가워하지 않고 늘 위험 요소만 걱정하는 사람에게는 아무도 큰 일을 맡기지 않는다. 중대한 일을 의논하려 들지도 않는다. 누구나 도전을 계속하는 사람에게 끌리기 마련이다. 실패를 겁내지 않고 끊임없이 도전하는 사람에게 기회는 잇따라 찾아온다. - P123

몇 시에 일어나서 몇 시에 일을 시작하든 잔소리할 사람이 없지만, 남들보다 배 이상 자기관리에 힘쓰지 않으면 프리랜서로 먹고살기 힘들다. 금전 관리는 물론이고 업무 시간도 스스로 철저히 관리하고 통제하지 않으면, 어물어물하는 사이 일의 품질도 떨어지고 만다. 자유롭게 살아가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또한 프리랜서에게는 허물을 지적해주는 사람이 없기 때문에 알아서 조심하는 수밖에 없다. 그러려면 항상 일상을 돌아보고 시간을 어떻게 쪼개 써야 할지 고민하면서 바로잡으려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역설적으로 들리겠지만, 프리랜서로서 자유를 누리기 위해서는 일상의 루틴이 꼭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 P184

나이를 먹어서 편해지는 건 하나도 없다. 오히려 요구사항만 늘어나는 통에 머리를 싸매고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항상 힘써 갈고닦지 않으면, 냉혹한 현실 앞에서 무릎을 꿇을 수밖에 없다. 다들 저마다 한계점에서 간신히 버티고 있기 때문에 하나라도 균형이 깨지면 곧바로 병원행이다. 하루하루가 아슬아슬한 줄타기이므로 심신이 나쁜 상태에 빠지지 않도록 스스로 알아서 관리해야 한다. 이런 현실은 위인이고 일반인이고 똑같다. 달리기는 나이 들며 느끼는 이런 삶의 무게감을 견뎌내고 균형을 유지할 수 있는 힘을 내게 주었다. 50세부터의 인생에 달리기가 부여하는 은혜는 이루 다 말할 수 없다. - P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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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카피라이터 - 생각이 글이 되는 과정 생중계
정철 지음 / 허밍버드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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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을 잘 쓰는 사람이 부럽다. 어떤 사건을 사람들의 뇌리에 '딱' 꽂히게 한 문장으로 정리하는 사람들의 재능이 탐난다. 꼭 그런 사람들이 있다. 팀이름을 정한다거나 슬로건을 공모할 때 빛을 발하는 사람들. 특히, 포털사이트 뉴스에 베스트 댓글을 만들어 내는 사람들. 그 '드립'들을 보다 보면 상황을 간명하게 요약하거나, 번뜩이는 신조어를 만들어내는 그 능력들이 참 욕심난다. 카피라이터는 그런 능력에 특화된 사람들이다.


  카피라이터 정철이 쓴 이 책은 형식부터가 파격이다. 지은이의 머릿속에서 영감과 과학을 불러내 토론도 시키고 계약서도 쓰게 한다. 광고주에게 제안하는 모습을 대화체로 복기하기도 하고, 제안서를 그대로 옮기기도 한다. 낯설고 자유롭다. 그러고 보니 '생각이 글이 되는 과정 생중계'라는 부제가 지나가는 말이 아니라 진짜 같다. 마치 글쓰기 1인 방송을 보는 느낌이다.


 번뜩이는 카피들이 어디서 나올까 곰곰이 살펴보니 몇 가지 규칙은 있다. 같은 구조의 짧은 문장을 연속으로 배치하기도 하고, 서술어를 다양하게 붙여보기도 하고, 역발상으로 뒤집어보기도 하고, 콜럼버스의 달걀과 같은 탈격식의 다양한 시도를 해보는 것이 그 방법이다. 특히, 추상적인 단어들을 실체가 있는, 실제 사람과 맞닿은 생활언어로 바꾸는 것. 이 점이 제일 중요하다. 말이 그렇다는 것이지 이 모든 과정이 쉽지 않고, 좋은 카피를 만들기 위해 얼마나 많은 커피를, 담배를, 시간을 소모했을까 싶어 짠하다.


< 문장력은 어휘력입니다. 풍부한 어휘를 지닌 사람이 풍성한 문장을 만듭니다. 그런데 어휘를 아주, 특별히, 대단히, 엄청나게 많이 손에 쥔 사람은 없습니다. 이 땅에 사는 사람이라면, 책 좀 읽은 사람이라면 손에 쥔 어휘의 양은 다 거기서 기기입니다. 고만고만한 어휘를 얼마나 많이 동원해 이렇게 저렇게 문장을 조립해보느냐, 이게 핵심입니다. _ 41쪽 >


  글 쓰는 과정은 누구에게나 참 고단하지만, 지은이 말처럼 글을 잘 쓰지 않아도 좋은 사람은 없다. 문장 하나로 다른 사람들의 마음을 훔치는 방법을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만한 책이다. 빠르고, 재밌고, 유쾌하게 읽었다. 이 책에서 배운 기술들을 갈고닦아 이참에 나도 '베댓' 한번 해보고 싶다!


생각은 찾는 것입니다. 꺼내는 것이 아니라 찾는 거입니다. 떠오르는 것이 아니라 찾는 것입니다. 머리를 때리고 비틀고 꼬집어 어렵게 받아 내는 것입니다. 필요하다면 협박도 하고 고문도 해야 합니다. 어떻게든 머리를 못살게 굴어야 합니다. 그 난리를 쳐야 비로소 생각이라는 녀석이 배시시 모습을 드러냅니다. 그때 녀석 멱살 잡고 종이 위로 데려가면 글이 됩니다. - P15

문장력은 어휘력입니다. 풍부한 어휘를 지닌 사람이 풍성한 문장을 만듭니다. 그런데 어휘를 아주, 특별히, 대단히, 엄청나게 많이 손에 쥔 사람은 없습니다. 이 땅에 사는 사람이라면, 책 좀 읽은 사람이라면 손에 쥔 어휘의 양은 다 거기서 기기입니다. 고만고만한 어휘를 얼마나 많이 동원해 이렇게 저렇게 문장을 조립해보느냐, 이게 핵심입니다. - P41

내 광고주가 될 수도 있는 그들은 내 책을 읽었다고 했습니다. 책에 적힌 것 같은 새로운 발상을 받아보고 싶다고 했습니다. 이때, 이론과 실제가 같을 수 있나요, 이런 말을 해서는 안 됩니다. 위축도 안 되고 겸손도 안 됩니다. 입을 일자로 꾹 다물고 씩 웃어줘야 합니다. 자신감입니다. 일을 맡기는 사람에게 믿음과 기대를 주는 것이 일의 시작입니다. - P131

이렇게 일단 저지르십시오. 그리고 어떻게든 말이 되게 만드십시오. 나는 이런 신나는 행위를 생각의 확장이라 부릅니다. 생각의 확장은 어려워서 어려운 게 아니라 자주 하지 않아서 어려운 것입니다. - P162

아이디어는 꼭 내가 내야 한다는 생각. 이 생각은 버리는 게 좋습니다. 내게 아이디어를 찔러줄 사람은 널렸습니다. 수용할 자세만 있다면 세상 모든 머리를 내 머리로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물론 착하게 살아야 합니다. 착하게 잘 살아야 이렇게 아이디어 적선도 받습니다. - P273

어쩌면 카피라이터는 아무도 모르게 광고에 자신의 철학과 인생과 욕심을 녹여 넣는 사람인지도 모릅니다. - P2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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킵 샤프 - 늙지 않는 뇌
산제이 굽타 지음, 한정훈 옮김, 석승한 감수 / 니들북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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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음 입사했을 때, 부서 사람들의 얼굴과 이름을 금세 외워서 칭찬을 받은 적이 있다. 글도 금방금방 쓰고, 단어도 쉽게 외우고···지금과 비교하면 참 총명했던 것 같다. 삼십 대 중반, 이제 머리가 무겁다는 생각이 든다. 분명 무언가를 하려고 핸드폰을 열었는데 그게 뭐였는지 생각이 안 나서 딴짓을 하고, 사람들의 이름도 까먹을 때가 있다. 이게 다 코로나19와 마스크 때문일 거라고 자위하지만, 아무래도 내 머리 속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 틀림없다.


  이 책의 지은이는 신경외과 의사이자 의학 전문기자이며, 작가이기도 하다. 그래서인지 책 내용이 꽤 전문적인데도 이해하기 어렵지 않다. 다만, 수다스러운 성격인지 주제가 다소 흔들리고, 장황하다. 특히, ‘들어가는 말’ 격인 프롤로그를 읽다 보면 정말 수다스러운 아저씨와 이야기하는 느낌이다. '아,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려나?' 싶다가도 비슷한 다른 이야기를 풀어가고, 끝났나 싶은데 또 연관된 다른 이야기를 한다. 장장 30여 쪽이 넘는다. 뇌 건강에 대한 오해와 뇌 건강을 지키는 법이 이 책의 주제일 텐데, ‘Part3’에서는 치매 진단을 받은 후의 대처법이나 환자 보호자를 위한 조언까지 담고 있다. 유용하긴 하지만 과연 한 권의 책에 같이 담을 이야기인가 고개를 갸웃할 수밖에 없다.


< 유전자가 사람의 수명에 미치는 영향은 이전까지의 추정치인 20~30%가 아니라 7%를 훨씬 밑도는 수준이라는 사실을 찾아냈다. 다시 말해, 건강과 장수의 90% 이상은 타고난 게 아니라 우리가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 있다. _ 32쪽 >


  일단 기억력 쇠퇴가 우리가 겪을 수밖에 없는 당연한 노화 증상이 아니며, 노력하면 늙어서까지도 뇌 건강을 지킬 수 있다는 점은 희소식이다. 그리고 그 '노력'이라는 것이 대단히 거창하거나 돈이 많이 드는 점이 아니라는 것도 희망적이다. 매일 조금씩이라도 꾸준히 운동하고, 몸에 좋은 음식을 먹고, 밤에 잠 잘 자고, 사람들을 만나고, 새로운 분야들을 찾아서 끊임없이 공부하라는 것이 뇌 건강을 위한 조언인데, 새롭거나 특별한 것이 없다. 사실, 우리가 어렸을 때부터 들었던 어머니들의 잔소리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것들이다. 그래서 지금부터 실천에 옮기면 되는 것이다.


  하지만 항상 다이어트는 내일부터고, 새로운 습관의 적용은 다음 달 1일부터다. 아는 것과 실천하는 것은 또 다른 차원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지은이는 그래서 5가지 제언을 실천으로 옮기는 12주 프로그램을 제안하고 있는데, 꼭 이 방법을 따르지 않더라도 꾸준히 실천하고 노력하려는 노력은 필요할 것 같다. 결국 무언가를 지키려면 덜 편해지고, 더 노력해야 하는 것 같다. 근력을 유지하는 것도, 뇌 건강을 지키는 것도, 관계를 발전시키는 것도 그렇다. 말하고 나니 피곤해진다. 참나, 도대체 편하고 쉬운 삶은 어디 있는 거냐고! 다음 주부터 당장 매일 30분 이상 운동하고 저녁 식단관리 시작이다!


< "완벽함보다 중요한 것은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_ 298쪽 >



기억력 쇠퇴는 필연적인 노화 증상이 아니다. - P18

내가 이 책을 쓰면서 만났던 의사들은 이렇게 말했다. "몸을 잘 돌보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정신 건강을 돌봐야 합니다." 이는 분명한 사실이고, 다행인 점은 정신 건강을 돌보기 위한 노력은 별로 힘들지 않다는 것이다. 즉, 대대적인 변화를 위한 노력은 필요하지 않으며 소소한 생활 습관의 수정과 조절로도 정신 건강을 돌보는 일이 충분히 가능하다. - P23

유전자가 사람의 수명에 미치는 영향은 이전까지의 추정치인 20~30%가 아니라 7%를 훨씬 밑도는 수준이라는 사실을 찾아냈다. 다시 말해, 건강과 장수의 90% 이상은 타고난 게 아니라 우리가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 있다. - P32

"나는 눈부시게 밝은 백열전구 같은 삶을 살고 싶다. 평생 밝게 빛나다가 어느 날 갑자기 꺼지는 삶 말이다." - P38

2019년 과학자들은 이러한 ‘망각‘ 신경 세포들을 발견해냈고, 이 발견을 통해 수면의 중요성과 망각의 장점을 더욱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기억하려면 어느 정도는 잊어버려야 한다. 이 얼마나 아름다운 역설인가. - P72

다만 어떤 증상이 나타나기 수년 혹은 수십 년 전부터 인지 능력 저하가 시작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 점을 반드시 유념해야 하는데,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30살 무렵부터 알츠하이머병이 진행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50세 이전에는 치매에 대해 생각하거나 걱정하지 않는 경우가 많지만, 젊은 사람들도 위험 신호에 귀를 기울이고 인지 능력 저하를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되는 생활 습관을 들이기 시작해야 한다. - P78

최신 과학에 따르면, 복부에 체중이 과도하게 집중되면 특히 뇌에 해로운 것으로 나타났다. - P91

신경 발생, 혈관 생성, 새로운 신경 연결을 위해서는 전반적인 건강을 유지하는 일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정신 건강과 신체 건강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 P101

기본적인 뇌 건강의 5가지 기둥은 다음과 같다. ‘움직여라, 발견해라, 느긋해져라, 영양을 섭취해라, 사람들과 교류해라.‘ - P132

뇌 기능 및 질병에 대한 회복 탄력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일은 운동, 즉 많이 움직이고 규칙적인 체력 단련을 지속하는 것이다. - P142

그냥 사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삶의 목표를 정해야 한다. (레오 버스카글리아 박사) - P167

독서, 학습, 사회 활동 등의 형태로 ‘지속적인 교육‘을 따라가지 않으면 대학이나 대학원 학위가 뇌를 건강하게 해줄 거라고 기대할 수 없다. - P174

핵심은 새로운 기술의 복잡성이다. 수업에 소극적으로 참여하면 안 된다. 편안한 상황에서 벗어나 장기적인 기억력을 요구하는 방식으로 뇌를 자극해야 한다. - P177

잘 먹는다는 것은 약과 건강 보조제를 복용한다는 게 아니라 제대로 된 진짜 음식을 먹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영양소를 한번에 깔끔하게 포장한 알약이 편리하기는 하나 약물을 통한 영양 섭취는 효과적이지 않고 실제로 가능하지도 않다. - P239

현재 술을 마시지 않는다면 뇌 건강을 위해 앞으로도 쭉 술을 마시지 마라. 그리고 술을 마시고 있다면 과음하지 마라. 뇌 건강에 유익한 음주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불분명하기 때문이다. 남성의 경우 적당량은 하루에 2잔이고 여성은 1잔이다. 여성이 신체적으로 더 작아서이기도 하지만 음주는 여성들의 유방암 유발 위험을 높인다. 가능하면 와인을 마시는 게 바람직한데, 와인에는 항산화제 역할을 하는 폴리페놀이라는 영양소가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양주나 맥주에는 폴리페놀이 들어 있지 않다. - P248

첫째, 별을 올려다보고 발밑을 내려다보지 마라. 둘째, 절대로 일을 포기하지 마라. 일은 당신에게 의미와 목적을 준다. 일이 없으면 인생은 공허하다. 셋째, 운 좋게 사랑을 찾았다면 그 존재를 기억하고 잊지 마라. (스티븐 호킹) - P278

1. 하루 종일 움직이고 생활 방식에 맞는 운동 습관을 형성한다.
2. 학습과 도전을 통해 뇌를 자극하는 새로운 방법을 찾는다.
3. 밤에 편안하고 정상적인 수면을 취하며 하루의 스트레스를 푸는 활동을 일상에 통합시킨다.
4. 몸에 영양을 공급하는 새로운 방법을 추구한다.
5. 다른 사람들과 진정한 교류를 이루고 활기찬 사회 활동을 유지한다. - P282

큰 그림을 마음속에 그리면 건강한 생활 방식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줄 뿐만 아니라 실수를 하더라도 어렵지 않게 정상 궤도로 돌아갈 수 있게 해줄 것이다. "완벽함보다 중요한 것은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 P298

유전자보다는 생활습관이 뇌의 운명에 더 많은 영향을 미친다. - P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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