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을 결산하기에는 많이 늦었습니다. 하지만 나중에 돌이켜보면 2~3일 상간이야 큰 차이가 없을 것 같아 페이퍼를 남깁니다. 2019년은 동해안에서 해돋이를 보며 희망차게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생각보다 너무 힘들었습니다. 몸도 여기저기 안 좋았고, 가족들도 너도, 나도 아프다했고, 회사생활도 편치 못했습니다. 몸이 바쁘고, 일이 많은 것은 어떻게 참겠는데, 경쟁심과 자아도취가 지나친 사람들과 같은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것은 정말 힘들더군요. 직장을 바꾸지는 못했고, 2020년은 해돋이를 보지 않았습니다. 올 해는 좀 다른 한 해가 되길 바라면서요. ㅎㅎ
보통 1년에 책 100권 읽기를 목표로 많이 삼더군요. 하지만 저는 언제부턴가 연간 50권으로 슬그머니 수치를 내렸는데, 독서기록을 뒤져보니 작년에는 총 47권을 읽었네요. 목표에는 조금 모자라지만, 이만하면 잘했다 싶습니다..
제가 올해에 읽었던 책 중 BEST 3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안나카레니나1
왜 고전이라고 불리는지 알겠더라고요. 1권은 정말 순식간에 읽었고, 현재는 2권을 읽는 중입니다. 인물 한 명 한 명에 몰입하게 만들고, 이야기는 마치 어제 벌어진 일처럼 생생합니다.
2. 진이, 지니
정유정은 대단한 작가입니다. 박진감과 스릴이 넘치게 이야기를 끌어가면서, 독자를 미소짓게도 울컥이게도 합니다. 책을 덮고 난 이후에도 가슴이 뭉클했어요. 정말 아름다운 이야기입니다.
3. 팩트풀니스
‘단지 세상은 생각보다 살기 좋아요’라는 ‘반일종족주의’류의 팩트나 통계에 대한 책이라고 단정 짓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이 책은 그것보다 훨씬 큰 책입니다. 사회를 바라보는 기본적인 관점, 학문을 대하는 태도를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도록 해줍니다. 많은 영감을 주는 책이고, 그런 의미에서 ‘내가 읽은 가장 중요한 책, 세계를 명확히 이해하기 위한 유용한 안내서’라는 빌 게이츠의 평가는 정확하다고 봅니다.
그 외에도 『일의 기쁨과 슬픔』, 『90년생이 온다』, 『여행의 이유』 3권도 좋았어요. 이 책들은 2019년을 상징하는 책들이죠.
지난 해에 읽은 책을 보니 가벼운 책들이 많고, 최근 출간된 책들의 비중이 많네요. 2020년에는 고전과 쉽게 읽을 수 없는(많이 고민하게 만드는) 책들의 비중을 좀 높이려고 합니다.
얼마 전 한지혜의 『참 괜찮은 눈이 온다』를 보니, 이런 문장이 있더군요. 마음에 와닿았습니다.
* 되돌아보니 내가 걸어온 모든 자리는 무모하게라도 시도했을 때 한 걸음이나마 앞으로 나아갔다. 염려하고 망설이고 현실과 타협하면서 이루고 성취한 일은 없었다.- P71
그래서 올해의 목표는 100권 읽기로 잡으려고요. 그리고 북플 친구분들의 글에서 영감을 받고, 생각의 반경도 넓히기, 읽은 책들은 단 몇 줄이라도 메모를 남기고 정리하기가 올해 저의 목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