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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세기는 끝났는가
조지프 나이 지음, 이기동 옮김 / 프리뷰 / 2015년 5월
평점 :
팍스 아메리카나. 현존하는 세계 유일
최강국인 미국에 의해 유지되고 있는 세계질서의 모습을 가리킨다. 고대 로마에 의한 팍스 로마나가 이루어졌듯이 말이다. 로마를 중심으로 전 유럽과
아프리카, 동아시아까지 다스리던 영광의 순간은 결국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지금 우리는 한때 팍스 로마나 역사의 발자취를 따라갈 뿐이다. 전
세계의 많은 사람들이 미국도 곧이어 로마의 전처를 밟아 나갈 것이라 의심하지 않고 있다. 무엇보다 G2로 급부상한 중국이 그와 같은 전문가들의
의견에 힘을 실어주고 있음은 자명 한 일이다. 사회, 경제에 무관심한 사람이라도 날로 커져가는 차이나 파워를 모르는 이는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정말로 많은 사람들이 예상하는 것처럼 중국이 미국을 제치고 팍스 시니카를 이룰 수 있을까. 많은 지식인과 전문가들의 이와 같은 예상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석학 중 한 명은 그런 일은 절대 일어날 수 없다고 반문한다.
조지프 S. 나이. 이 책의 저자인 그는
옥스퍼드와 하버드에서 각각 정치학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고 오랫동안 하버드대에서 교수로 재직해왔다. 그와 동시에 카터 행정부와 클린턴 행정부에서
일을 하며 미국정부의 외교정책에 깊이 관여한 인물이다. 클린턴 행정부 시절에는 일명 '나이 이니셔티브'로 불리며 동아시아 외교정책을 수립한
장본인이기도 하다. 오랫동안 미국 외교를 담당하는 현장에서 일을 하며 경험을 쌓은 그가 바라보는 미국의 몰락과 중국의 급부상에 대해서 다른
이들과 상반되는 견해를 보이고 있다. 왜 그는 다른 전문가들의 예상과 달리 미국은 지금의 지위를 계속해서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 보는
걸까.
미국의 몰락, 쇠퇴론을 주장하는 이들이
강력히 주장하는 점은 바로 미국의 경제력의 약화다. 이미 중국의 경제력이 미국을 넘어섰다고 보는 이들이 많다. 정확한 통계가 추산되지 않더라도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외화를 보유하고 있는 나라가 바로 중국이기 때문이다. 중국의 경제력은 지금도 계속해서 성장 추세에 있다. 그렇기에 많은
전문가들의 의견이 아주 틀렸다고 보기 힘든 이유다. 하지만, 저자는 세계 최강국인 미국의 지위를 넘어서기 위해서는 단순히 경제력으로만 가능하지
않다고 본다. 군사력, 경제력, 문화적 소프트파워 등 다방면에서 중국을 비롯한 미국을 위협하는 국가들과는 비교할 수 없는 우위를 점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저자 본인도 지금까지 미국이 고수했던 세계 유일의 최강국의 지위는 앞으로는 달라질 거라고 예상한다. 즉, 모든 분야에서 미국이
유일하게 강국이 될 수는 없다는 것이다. 군사력, 경제력, 소프트파워 등 다양한 분야에서 그 세력이 분산될 것이며 각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국가가 생겨날 것이라 예상한다.
중국의 경제력 급부상에 따라 미국을 비롯한
전 유럽은 물론 동아시아의 판도가 조금씩 변화의 물결을 맞이하고 있다. 앞서 얘기했듯이 극단적인 미래를 예상하는 경우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하지만, 조금만 이성적으로 생각해본다면 저자의 의견에 동의를 하지 않을 수 없을 것 같다. 미국의 세기는 결코 끝나지는 않을 것이다.
지금까지 미국이 쌓아온 그 모든 것이 하루아침에 연기처럼 사라지리라는 것은 누가 봐도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그러나 결코 아무도 넘볼 수
없었던 그 자리는 이제 미국 혼자만의 차지가 아니게 될 것은 자명 한 일이다.
G2 중국의 힘이 커질수록 가장 큰 영향을
받는 나라는 바로 이웃하고 있는 우리나라가 될 것이다. 미국의 현재의 자신의 지위를 고수하기 위해 저자가 이 책을 통해 날카롭게 분석하고 혜안을
내놓았지만 정작 우리는 어떤 혜안을 갖고 있는지 의문이다.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관심 밖의 일처럼 생각하고 있는 듯하다. 그래도 희망은 보인다.
아직은 미미하지만 국내 많은 전문가들과 사회, 정치, 경제 집단 모임에서 발 빠르게 중국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고 중국을 분석하고 이해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이로 인해 대중들의 관심도 점차 중국을 향하고 있다. 앞으로 우리가 할 일은 미국, 중국과 더불어 사회, 정치, 경제, 문화 등
세계화의 흐름에 조금 더 관심을 갖고 이해하려는 자세가 필요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