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직업은 아빠입니다 - 바보 아빠 탁경운의 가족 소통 프로젝트
탁경운 지음 / 고즈윈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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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의 모든 남자들은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게 되면 자신도 모르는 새 직업이 하나 더 늘게 된다. 바로 아빠라는 직업이다. 한 가정의 가장이 된다는 것은 그만큼 책임이 따르는 직업이다. 회사에서는 말단 사원일지 몰라도 집에서는 어느 대기업 CEO 못지않다. 그렇지만 내 가족을 둘러싸고 일어나는 일들은 회사에서 늘 하던 업무와는 사뭇 다르다. 아이가 점점 커갈수록 점점 서먹해지는 집안 분위기에 따라 말 그대로 '한 지붕 아래 세 가족'처럼 남남처럼 되어버리기 일쑤다. 행복한 가정을 위해 불철주야 열심히 일하는 이 시대의 아빠들이다. 대체 뭐가 문제이기에 생각만큼 되지 않는 걸까. 대한민국을 넘어 전 세계 아빠들이 똑같이 하는 고민거리, 이제는 해결해보자. 행복한 가정을 위한 가족 소통 프로젝트를 시작해볼 때다.

경영 컨설턴트, 가족 소통 연구소 대표 그리고 국악인이라는 3가지 직업을 갖고 있는 저자의 이력이 흥미롭다. 하나의 직업을 갖기도 힘든 요즘에 무려 3가지씩이나 갖고 있다는 건 좀처럼 보기 힘들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관심이 가는 그의 직업은 단연 가족 소통 연구소 대표라는 직함이다. 나도 이제 버젓한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아빠가 되었기 때문이려나. 유독 눈길이 간다. 솔직히 가족 소통이라는 말 자체가 조금은 생소하다. 낯설다. 사랑하는 아내와 아이들이 있는 가정에 무슨 소통이 필요하겠나 싶다. 헌데, '지금 행복한가? 행복, 대체 그게 뭔데?'라고 처음부터 대놓고 물어보며 그가 풀어놓은 그의 가족 이야기를 보고 있자니 웬걸 가족 소통이라는 거 꼭 필요하다 싶다.

결혼 후 신혼을 즐기며 마냥 행복할 것만 같던 그 시기는 아이가 태어난 후 곧바로 사라지다시피 했다. 그와 동시에 조금씩 커져가는 짜증 섞인 목소리와 피곤함은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사실 이런 문제는 나만 겪는 문제는 아닐 것이다. 물론 그렇다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나처럼 그렇다는 것은 결코 아니다. 하지만, 시시콜콜 조금씩은 문제가 있기 마련이다. 한가지 다행이라면 다행인 것이 아직 아이가 어리기에 아이까지 그 냉랭한 분위기에 휩쓸리진 않는다는 점이다. 세 식구가 만들어 내는 썰렁한 분위기만 생각해도 오싹해진다. '아~ 이건 내가 꿈꾸던 행복한 가정생활이 아니야'라는 생각이 들면서 지금부터 정신 차려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된다.

그런 찰나에 읽게 된 이 책은 내가 고민하던 부분에 대해서 앞으로 해나가야 할지 가이드라인을 제세해주는 듯했다. 아내와의 관계, 아이와의 관계 나아가 가족 구성원으로서의 아빠의 역할에 대해서 많은 부분 도움을 주고 있다. 그저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식의 조언이 아닌 실제 저자가 가족 소통을 위해 어떻게 했었는지 실례를 통해 이야기하고 있어 더 공감되고 이해가 빨랐다. 그 점이 무엇보다 가장 좋았던 것 같다. 아빠라는 직업을 갖게 되면서 실생활에 써먹을 수 있는 유용한 정보를 많이 배운 듯하다. 저자야말로 대한민국 아빠들의 진정한 멘토가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직업은 다름 아닌 아빠라는 직업이라고 생각한다. 때론 힘들고 짜증 나고 답답하고 열불 나고 속이 터질지라도 난 그렇게 생각한다. 단, 이제는 생각뿐 아니라 행동으로도 보여줘야 되겠다. 당장에 어떤 성과를 바라지 말고 조금씩 천천히 나부터 달라진 모습을 보여준다면 가족 소통 걱정 없는 행복한 가정이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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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괜찮은 사람입니다
히가시다 나오키 지음, 김난주 옮김 / 흐름출판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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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 자판을 하나하나 두드려가며 세상과 소통하는 사람이 있다. 자신을 고장 난 로봇과 같다고 말하는 그는 일본에 살고 있는 스물세 살의 청년이다. 그는 어릴 때 중증 자폐증 진단을 받았다. 가족을 포함해 이 세상 누구와도 정상적인 대화를 나눌 수 없었던 그가 어머니의 도움을 받아 세상에 자신의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13살 어린 나이에 자신의 세계에 대해 직접 쓴 그의 글은 일본은 물론 태평양을 건너 전 세계 많은 이들에게 가슴을 울렸다. 특히, 그와 같은 자폐증 진단을 받은 자녀를 둔 부모들에게 큰 용기와 힘을 주었다.

자신만의 세계를 갖고 있는 사람들을 우리는 흔히 자폐증을 앓고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누구나 자신만의 세계를 갖고 있다. 단지, 내가 아닌 다른 사람들과 그 세계를 공유하는데 두려워하지 않고 망설이지 않는 것뿐이다. 자폐증 진단을 받은 사람과 정상적인 사람들과의 차이는 단지 그뿐인 것이다. '대화를 나눌 순 없지만, 마음속에는 당신과 같은 언어가 담겨 있습니다'라고 말하는 스물세 살 청년의 말처럼 말이다. 그의 이야기를 읽고 있다면 그저 평범한 20대의 청년이 지나지 않아 보인다.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하고 자신의 소망을 이야기하는 꿈 많은 청년이 있을 뿐이다. 그 어디에도 자신만의 세계에 갇힌 채 살아가는 중증 자폐아는 보이지 않는다.

'나는 한 사람의 인간이다'라는 나오키의 말에서 우리와 같이 평범한 사람이 되고 싶다는 간절함이 묻어 나온다. 그와 우리를 가르는 것이 무엇일까. 아마도 그와 같은 자폐아들을 곱게 보지 못하는 우리들의 시선이 아닐까. 사람들과 함께 하는 게 조금 서툴고 어려울 뿐인데 그를 나와 다른 사람처럼 대하는 우리의 말과 행동이 그들을 소외시키는 것은 아닐까. '나는 괜찮은 사람이다. 너와 같은 인간이다'라고 말하는 그의 이야기를 편견 없이 우리와 똑같은 한 사람의 이야기로 봐주었으면 좋겠다.

나오키가 13세 때 쓴 책 <나는 왜 팔짝팔짝 뛸까>를 통해 그는 이미 전 세계의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그와 같은 자폐증 진단을 받은 사람들은 물론, 그들을 보살피는 가족들에게 자폐아들을 이해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주었고 지금껏 힘들었던 그들의 마음을 달래주었다. 바다 건너 작은 섬나라의 소년의 이야기가 이렇게 많은 사람들에게 용기를 줄 수 있었던 것은 나오키가 갖고 있는 힘이 아닐까 싶다. 자신만의 세계를 넘어 세상과 소통하기 위한 그의 작은 노력 덕분에 ​많은 이들이 자폐를 더 이상 고칠 수 없는 불치병이 아닌 극복할 수 있는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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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서른에 책 3,000권을 읽어봤더니
이상민 지음 / 대림북스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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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중반인 지금 난 지금까지 몇 권을 책을 읽어봤나. 궁금했다. 책 제목처럼 저자가 과연 나이 서른이 된 시점에 3,000권이라는 실로 어마어마한 양의 책을 읽은 후 그의 삶에 어떤 변화가 찾아왔을까 하고 말이다. 다독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3,000권이라는 독서량이 그리 큰 숫자는 아닐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보통 사람들이 1달 평균 책을 읽는 양으로 비교해본다면 평생 가야 그 많은 양의 책을 읽을 수 있을 정도다.

누구나 독서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알고 있다. 독서가 정확히 무엇에 좋고 나쁜지 알기보단 그저 막연하게 책을 읽으면 교양이 쌓이고 지식과 정보를 습득할 수 있기 때문에 좋다고 생각한다. 문제는 정작 그런 생각을 갖고 있으면서도 실천에 옮기지 못하는 것이다. 책을 좋아하고 가능하면 많이 읽으려고 부단히 노력하고 있는 한 사람으로서 저자의 이야기가 사뭇 궁금하고 기대되었다. 젊은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책과 독서에 대한 자신만의 철학을 갖고 있고 그로 인한 인생의 변화를 경험한 한 사람으로서 말이다.

이 책에는 독서에 대한 무조건적이고 옹호론적인 이야기만 담겨있지 않다. 말하자면 독서의 양면성을 모두 보여주고 있다고 해야 될까. 막연하게 독서를 좋게만 생각하고 습관적으로 책을 읽어왔다면 그 이면에 자리하고 있는 점도 깨닫는 시간이 될 듯하다. 독서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준다. 책을 읽으면서 좋았던 점이 있다면 저자의 말과 글이 소위 말하는 겉 멋이 없다는 점이다. 솔직 담백하다. 그리고 때론 냉철하다. 그래서 저자 본인이 독서로 인해 지금까지 누려왔던 솔직한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책에 대한 이야기, 독서에 대한 이야기, 독서와 삶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독서와 사회에 대한 이야기까지.

우리가 독서를 하는 목적은 개개인마다 조금씩 다르겠지만 한 가지는 분명한 듯하다. 자기만족과 자기발전을 위해서가 아닐까 싶다. 독서를 통해 지식을 습득하고 간접 경험을 통해 짧은 시간 동안 자신이 경험해보지 못한 일들을 빠른 시간 안에 겪어볼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선행학습을 통한 미래에 대한 예측과 준비를 할 수 있다는 점도 있다. 소설이나 여행, 에세이 등 단순히 자기만족을 위해 행복한 시간을 갖기 위해 독서를 하기도 한다. 이 외에도 많은 이유로 우리는 독서를 한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독서를 통해 배우고자 느끼고자 ​한다는 점이다.

책을 읽고 난 후 독서에 대해 조금은 다른 시각을 갖게 된 것 같다. 나에게 독서가 갖는 의미는 무엇일까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고 할까. 독서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생각을 하게 되었고 지금의 내 삶에 있어 독서는 어느 정도의 상관관계가 있는지 내가 독서를 하는 목적은 무엇인지 곰곰이 생각할 수 있게 된 시간이었다. 꾸준히 책을 읽는 분들이라면 잠시 쉬어가는 차원에서 자신의 독서력을 점검해보는 시간이 될 수 있을 듯하고 독서를 하고자 하는 분들에게는 괜찮은 독서 방법론이 될 듯하다. 너무 무겁지 않게 그렇다고 가볍지는 않게 읽어보면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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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틈에 2015-07-06 17: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흥미로운 책이네요.^^

소룡매냑 2015-07-07 09:15   좋아요 0 | URL
재미있게 읽었어요. 책에 대해 그리고 독서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해볼 수 있었네요. ㅎㅎ
 
로마의 일인자 1 - 1부 마스터스 오브 로마 1
콜린 매컬로 지음, 강선재 외 옮김 / 교유서가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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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의 일인자'란 얘기를 들었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사람이 누구일까.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로마의 초대 황제 아우구스투스를 떠올리지 않을까 싶다. 500년간 지속해오던 원로원 공화정이 무너지고 로마의 유일한 통치자가 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로마의 역사에 대해 조금이라도 관심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면 다른 대답을 하지 않을까 싶다. 그 이름은 바로 율리우스 카이사르다. 로마 공화정의 귀족 정치를 중앙집권화하며 그 자신이 종신 독재관이 되면서 실질적으로 로마 최고의 권력자가 되었기 때문이다. 로마의 왕정 시대의 시작을 알리는 순간이었다. 저자인 콜린 매컬로도 이와 같은 생각을 갖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나 싶다.

이 작품은 <마스터 오브 로마> 시리즈의 1부로서 <가시나무새>란 소설 작품을 펴낸 콜린 매컬로가 그녀가 죽기 전에 이 세상에 내놓은 그녀의 필생의 역작이다. 이 작품을 쓰기 위해서 자료 조사에만 13년이 걸렸고 이후 집필을 시작해 완결하기까지 20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고 한다. 그야말로 엄청나고 방대한 작업이 아닐 수가 없다. 그 과정에서 그녀는 결국 시력을 잃기까지 했다고 하니 단연코 그녀의 인생에 있어 가장 숭고한 작품이 아닐까 싶다. 소설가가 펴낸 이 작품은 고래 로마사를 연구하는 사학자들이 인정할 정도의 철저한 고증을 바탕으로 쓰였다고 한다. 그렇기에 전 세계의 수많은 독자가 이에 열광한 것은 당연한 듯하다. 이를 입증이라도 하듯 자그마치 3천만 부 넘게 팔리며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마스터 오브 로마>의 첫 이야기는 실질적인 주인공인 율리우스 카이사르가 태어나기 전의 기원전 110년의 로마 시대를 그리고 있다. 로마의 전통적인 귀족 출신임에도 불구하고 재산이 없어 후대까지 로마 권력의 중심에 나아가지 못하는 카이사르, 오랜 전쟁 경험으로 뛰어난 지략과 재산을 갖고 있지만 미천한 신분으로 로마 권력의 핵심 인물이 되지 못하는 마리우스, 카이사르와 마찬가지로 전통 있는 귀족 출신의 코르넬리우스 가문의 이름을 갖고 태어났지만 가난한 형편으로 문란한 사생활을 즐기지만 언젠가 반드시 로마 최고의 권력자가 되고자 꿈꾸는 술라. 이 세 사람이 중심이 되어 이야기가 전개된다. 로마사를 이루는 중심 사건들은 물론 로마사에서 그동안 볼 수 없었던 숨겨진 이야기들이 콜린 매컬로의 손끝을 통해 펼쳐진다.

로마사에 대해 관심과 흥미를 갖게 된 것은 일본의 여류 작가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 시리즈를 읽고 나서부터다. 아마도 로마 역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다 읽어봤을 것이다. 그만큼 고대 로마사를 재미있게 풀어쓴 이야기는 만나지 못했었다. 바로 콜린 매컬로의 <마스터 오브 로마> 시리즈를 만나기 전까지는. 그렇다. 콜린 매컬로의 필생의 역작인 <마스터 오브 로마>는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를 뛰어넘는다. 작품 속에 드러나는 로마의 이모저모를 통해 그 당시 생활상이 어떠했는지를 상상하기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저자의 13년간의 철저한 자료조사와 고증 덕택이다. 책 중간중간 삽입된 로마 시가지와 각 중요 인물들의 초상화는 저자가 직접 그린 것이다. 소설을 쓰는 작가가 직접 그린 것이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정도의 디테일함이 살아있다. 실로 놀라움을 금치 못할 정도다. 이제 시리즈에 첫 발을 들여놓았을 뿐인데 완전히 빠져 버렸다.

우리가 로마사를 좋아하고 여전히 많은 사람들에게 읽히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만큼 로마 역사에는 현재의 우리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 있기 때문이다. 2천 년이라는 긴 시간이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역사를 통해 드러나는 로마인들의 모습을 보면 현대사회의 모습과 너무도 닮아 있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모든 면에서 말이다. 그렇기에 낯설게 느껴 지도면서도 동시에 친숙하게 다가온다. 이야기 속으로 금세 빨려 들어가는 이유가 여기 있지 않나 싶다. 2007년 7부를 마지막으로 완결된 <마스터 오브 로마> 시리즈가 1부 <로마의 일인자>를 시작으로 국내 출판을 앞두고 있다. 우리의 역할은 그저 콜린 매컬로가 남긴 위대한 작품을 읽기 위해 기다리는 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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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로 다시 돌아간다면
마르크 레비 지음, 장소미 옮김 / 북하우스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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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온 과거를 되돌아볼 때 후회되는 일들이 한 가지씩은 있게 마련이다. 그때 우리는 가끔 지난 과거의 잘못을 되돌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생각을 하곤 한다. 시간여행. 그것을 가능케 하는 유일한 방법이다. 인류의 문명은 빠른 속도로 발전을 거듭해왔고 지금 이 순간도 계속해서 변화하고 있다. 과연 인류가 시간여행을 하게 되는 날이 올까. 어쩌면 이것은 신만이 할 수 있는 일이기에 결코 불가능할지도 모르겠다. ​ 그런데 공상과학 영화에나 등장할법한 일이 정말 일어난다면 어떨까.

명실공히 뉴욕타임스를 대표하는 취재기자인 앤드루 스틸먼. 그는 곧 결혼을 앞두고 있다. 그의 신부가 될 사람은 20년 만에 만난 그의 첫사랑이다. 그녀의 이름은 발레리다. 하지만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것이 바로 인생이라고 했던가. 우연히 찾은 술집에서 거짓말처럼 운명적인 사랑에 빠지게 되고 그의 마음은 흔들린다. 결국 결혼식을 마치고 이별을 통보하게 되고 발레리에게 가슴 아픈 이별의 상처를 준 자신이 후회가 된다. 그러던 중에 과거 아르헨티나 군사독재 정권이 은폐했던 사건을 취재하는 과정 중에 갑작스러운 피습을 당하게 된다. 죽음을 목전에 두고 가장 먼저 떠오른 사람은 바로 사랑하는 그녀다. 그 순간 그에게 놀라운 일이 일어난다. 한 번도 본 적 없는 3차원의 터널을 통과한 이후 깨어난 그곳은 피습을 당하기 전의 자신의 집이다. 타임 슬림을 하게 된 것을 깨닫는 앤드루.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은 이제 62일. 잃어버린 자신의 사랑을 되찾기 위해 자신을 죽음으로 내몬 피습 사건을 조사하기 시작하는데.. 과연 앤드루는 자신의 운명을 바꿀 수 있을 것인가.

'왜 이제야 알게 되었을까'.

이 소설을 읽고 난 후 가장 먼저 떠오른 생각이다. 지금까지 이렇게 심장을 울리는 짜릿한 로맨티시스트는 만나본 적이 없는 것처럼 그의 글 하나 ​하나가 내 안으로 빨려 들어오는 듯한 경험은 처음이다. 유럽 최고의 베스트셀러 작가로 칭송받고 있는 마르크 레비. 전 세계 3,100만 명이 넘는 독자를 단숨에 사로잡은 그의 저력이 이 작품에서도 여지없이 그대로 발휘된 듯하다. 소설 속에 등장하는 사건은 실제로 있었던 역사적인 사건을 바탕으로 소설의 힘을 빌려 재구성되었다고 한다. 그래서일까. 이 소설은 로맨틱하면서도 스릴과 박진감이 넘친다. 그야말로 웰메이드 로맨틱 스릴러 소설이다. '리듬이 매우 빠른 이야기를 쓰고 싶었다'라는 저자의 말은 실현되었다. 그야말로 페이지 터너라는 그의 별명에 어울리는 작품이 탄생한 것이다.

마르크 레비의 이 소설을 읽으면서 떠오른 작가가 있다. 바로 기욤 뮈소다. <구해줘>, <사랑하기 때문에>, <당신 없는 나는>, <내일>에 이어 최근 작품인 <센트럴 파크>를 통해 베스트셀러 작가의 반열에 오른 그다. 마치 그의 소설을 읽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아니, 어쩌면 그보다 더 뛰어난 소설을 만난 듯하다. 잘 쓰인 소설은 한편의 영화를 보는 듯한 기분이 들게 한다. 내 눈으로 보는 것은 종이책에 불과하지만 그것은 곧이어 빠르게 변한다. 종이는 스크린으로 글씨는 영화 속 배경과 등장인물로. 작가의 작품들이 영화화가 많이 된 것만 봐도 충분히 알 수 있을 듯하다. 이 작품 역시 영화화가 되기를 한편으로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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